[기자수첩] 전기차 전쟁, 폭스바겐의 급가속 현대차의 잰걸음 승패는?

  • 입력 2021.03.16 14:07
  • 수정 2021.03.16 15:12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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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폭스바겐이 전기차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회사는 2025년까지 연간 생산량 240GWh 규모의 기가팩토리 6곳 구축을 통해 배터리 비용과 복잡성을 낮추면서 수명과 성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기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받아 사용하던 것에서 각형 통합 셀(prismatic unified cell)로 전환을 통해 비용절감 효과와 함께 전동화 공세를 위한 장기적인 배터리 셀 공급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최근 전기차 전용 모델을 새롭게 선보이며 플랫폼을 비롯한 대부분의 것을 수직계열화 하면서도 핵심 부품인 배터리 만큼은 외부 업체에 의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정반대되는 행보다.

현지 시간으로 15일, 폭스바겐은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파워 데이' 행사를 통해 2030년까지 추진할 배터리와 충전 부문의 기술 로드맵을 새롭게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배터리의 복잡성과 비용을 낮추고, 전기차가 최대한 많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면서 선택가능한 옵션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해당 로드맵의 주요 골자는 2025년 이후에는 배터리 셀 공급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함께 2025년까지 유럽 내 공공 고속충전기 약 1만8000기, 중국의 경우 2025년까지 1만7000개에 달하는 고속충전 접점 그리고 당장 올 연말까지 북미에 3500개의 고속충전 네트워크 확대 방안을 담았다.

배터리 셀 자체 확보와 관련된 구체적 내용으로는 향후 배터리 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유럽에서만 총 6곳의 기가팩토리를 설립 및 운영 계획과 신규 기가팩토리의 경우 완공 후 연간 생산량 240GWh 규모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첫 2개 공장은 스웨덴의 셸레프테오와 독일 잘츠기터에서 운영될 예정이며 2023년에는 스웨덴 노스볼트 Ett에서 연간 최대 40GWh 규모의 프리미엄 셀 생산 또한 예정됐다.

폭스바겐은 배터리 내재화 계획 외에도 현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하던 것에서 각형 배터리 셀 탑재로 변경하며 배터리 공급선의 다변화를 통한 비용절감을 꾀했다. 폭스바겐은 새로운 셀은 2023년에 첫 선을 보여, 2030년에는 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의 최대 80%에 달하는 전기차에 장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이 선택한 각형 배터리 셀은 중국 CATL의 주력 제품이다.

관련 업계는 폭스바겐의 배터리 관련 로드맵을 통해 기존 업체들과 합작형으로 선보이는 형태로 순수 내재화로 평가할 수 없지만 향후 생산성을 갖추게 될 경우 현재 배터리 생산 업체들의 주도권이 양산차로 이전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 배터리 공급선의 다변화 또한 배터리 업체간 경쟁을 심화 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일각에선 폭스바겐과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전기차 업체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펼치고 있는 것과 비교해 현대차그룹의 경우 외부 업체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나타냈다. 특히 최근 코나 일렉트릭 리콜 사례에서 찾아보듯 향후 품질 관련 이슈가 나타날 경우 책임 소재 부분에서 난관에 봉착할 우려가 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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