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LPG 인프라 '수소 전기차' 충전 활용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03.14 08:29
  • 수정 2021.03.14 08:33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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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충전소 찾기가 힘든 시절이 있었다. LPG 자동차 운전자들은 혹여하는 불안감에 충전소가 보일 때마다 가득 충전을 했었다. LPG 사용차가 많아지고 충전소가 늘어나면서 이제 그런 불편을 사라졌다. 전국에 있는 LPG 충전소는 약 2000여곳에 달한다. 그 만큼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연료가 됐다. 늘어난 충전소만큼 LPG차는 이제 누구나 자유롭게 구입하고 이용할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여러 규제가 완화됐는데도 LPG 신차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기아 카니발은 독보적인 베스트셀러 임에도 휘발유와 경유차만 공급한다. 하이브리드카와 같은 친환경 차종이 당장 투입되기 어렵다고 봤을 때 내연기관 가운데 배출가스가 상대적으로 덜한 LPG 신차 부재가 그래서 아쉽다. 현대차 미니밴 스타리아에 LPG차종이 포함된다는 사실이 그래서 반갑다.

LPG는 휘발유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기술 개발로 연비도 좋아졌다. 일반적인 자동차 연료 가운데 배기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한다는 것도 LPG차 장점이다. 최대한 활용하면 그만큼 대기환경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번거로웠던 LPG차 교육이 폐지되고 조만간 LPG 셀프 충전도 가능해져 사용 편의성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참고로 프랑스는 LPG보다 수십 배 압력이 높은 수소도 셀프 충전을 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관심을 가질 부분은 LPG 충전소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LPG 충전소는 차종 한계와 미래 모빌리티 변화로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LPG 충전소를 미래 궁극적인 대안으로 떠 오르고 있는 수소 충전소로 전환해 활용하면 어떨까.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 전기차 현대차 투싼 FCEV를 시작으로 지금은 전용 모델인 넥쏘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18년 출시된 넥쏘는 지난 1월 누적 판매 대수 1만대를 돌파해 일본 경쟁차를 압도하고 있다. 수소를 생산하고 이동해 저장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여전하지만 미래 먹거리, 수소 시대는 분명히 올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 전기차 역시 전기차와 다르지 않게 충전소 확보가 대중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수소 충전소가 워낙 적은 데다 각종 규제로 설치가 어려운 것도 문제다.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활용 등 다양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으나 지역 님비현상으로 수소 충전소 확장은 쉽지 않은 난제다. 수소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서울시 등 수도권 지역 충전소는 단 4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압력이 낮아 충전을 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 따른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수소 충전소 확장에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수소 전기차 보급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 LPG 충전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LPG 충전소가 비교적 민원을 피할 수 있는 장소에 자리 잡고 있고 저장 탱크 시설 등 인프라가 마련돼 있어 기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 쉽게 수소 충전소 설치가 가능하다.

전문가들도 전국 2000여 곳 LPG 충전소를 적절하게 지원하면 수소 충전소로 전환하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인센티브 제공으로 수소 충전소를 확대해 수소 전기차 보급과 균형을 맞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봤을 때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대안이다. 지금이라도 LPG 충전소를 수소 충전소로 바꾸는 일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어느 나라보다 LPG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 가장 빠르게 수소 시대를 맞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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