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생산 "하청기업으로 생을 마감하는 몰락이 시작될 수도"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02.07 10:14
  • 수정 2021.02.07 10:15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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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논란이 한창이다. 애플이 오는 2024년  애플카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누가 제조를 할 것인지를 놓고 벌어지는 논란이다. 애플카 출시 이후 구글카나 아마존카 등 미래 모빌리티 파운드리가 진행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전기차 특성상 찍어내기 식 다양한 모델 주문 생산이 가능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글로벌 제작사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대량 생산 체제와 기술적 난이도를 수용할 수 있는 높은 기술 수준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 완성은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애플은 물론 거대 IT 또는 다른 업종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생산업체는 한정돼 있다. 애플이 갖는 장점을 함께 공유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애플은 배터리,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와 함께 독특한 운영체제는 물론 다양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갖지 못한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모빌리티 파운드리라는 새로운 영역을 선점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다른 위탁생산 전초기지로 자리 잡을 새로운 기회도 잡을 수 있다. 단점도 있다. 단순 하청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 애플로부터 받는 기술 대비 독자 운용 운신 폭이 작을 수도 있다. 특히 애플이 가진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받지 못하면 성장 가능성은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애플은 개방형이 아닌 폐쇄적인 운영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생산 업체에 유리한 계약을 할지도 의문이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된 애플 아이폰이 폐쇄적이고 서비스 문제로 1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하기로 공정거래위원회와 합의한 것을 보면 향후 애플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공산이 많다. 소비자 서비스 측면에서 독점적이고 갑질 논란, 계약관계인 제작사와 유연성이 우려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애플카 생산을 맡게 돌 것이라는 제작사가 언급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을 비롯해 토요타, 혼다 등 약 6개 업체가 언급되고 있다. 가장 유력해 보였던 현대차그룹은 논의가 중단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지목됐던 기아차가 애플로부터 불만을 샀다는 소문도 나돈다. 그만큼 이 사안은 민감하고 미래 먹거리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업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애플이 누구 손을 잡을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아이폰과 같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전혀 없는 ‘을’ 관계가 된다면 이에 응할 제작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애플이 양보해 상대방 브랜드 이미지도 살리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일명 ‘공동 브랜드(Co-brand)’로 한다면 좋겠지만 애플 성격상 그건 어려운 일이다. 어찌 됐든 머지않아 협상 대상과 결과는 노출될 것이다. 협상 내용에 따라 상대 기업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나 아예 하청기업으로 생을 마감하는 몰락이 시작될 수도 있다.

‘악마의 계약’이 되지 않는 진정한 상생 계약으로 새로운 모빌리티 신세계를 여는 시작점이 되기 위해서는 차분하게 살펴볼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애플카를 새로운 기회로 삼으려는 기업도 적지 않을 것이다. 상황을 보면서 준비한 마스터 플랜을 크게 펼치는 준비된 기업도 있을 수 있다. 애플카 논란은 앞으로 5~10년이 미래 모빌리티 신세계를 여는 시작이라고 본다. 적과 동침, 이종 간 결합, 합종연횡 등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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