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셀토스 판매 급증 "이게 다 폭스바겐 티록 덕분입니다"

  • 입력 2021.02.04 14:34
  • 수정 2021.02.04 14:4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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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티록(T-roc)이 기아 셀토스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주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티록 출시 이후 셀토스 관련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티록 관련 기사나 콘텐츠에 경쟁차로 셀토스가 자주 등장한 것이 영향을 줬다"라고 얘기 했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2000대 수준까지 떨어졌던 셀토스 월간 판매량은 티록 관련 기사와 콘텐츠 노출이 증가한 1월 4000대에 근접했다. 

티록과 셀토스는 생김새와 함께 컨셉이 매우 유사하지만 가격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우선 가격을 살펴보면 티록 최고급형 2.0 TDI 프레스티지는 4032만8000원(개별소비세 인하 후), 셀토스 1.6 디젤 시그니처는 2661만원이다. 시그니처 기본 품목에 전용 사양을 추가한 그래비티(2735만원)가 있고 선루프와 디지털 클러스터와 같은 선택 품목을 더해도 두 모델 가격차는 800만원 가까이 된다.

가격 차이는 차체 크기에서 더 크게 느껴진다. 셀토스 전장과 전폭, 전고는 4375mm,1800mm, 1615mm로 티록 4235mm, 1820mm, 1575mm와 비교해 전폭을 제외한 나머지 수치가 모두 크다. 휠베이스도 셀토스가 2630mm로 티록 2605mm보다 25mm 여유가 있다. 사이즈 차이는 트렁크 용량으로 이어진다. 셀토스는 기본 498ℓ, 최대 1393ℓ까지 확장할 수 있고 티록은 기본 445ℓ, 최대 1290ℓ로 두 모델간 차이가 제법 크다.

반면 2.0ℓ 디젤 엔진을 올린 티록 파워 트레인 성능은 셀토스를 압도한다. 티록은 최고 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는 34.7kgf.m을 발휘하며 셀토스는 1.6ℓ 배기량에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32.6kgf.m을 발휘한다. 티록이 더 높은 배기량으로 성능을 따 돌렸지만 이는 연비 열세로 이어진다. 셀토스 복합연비는 16.1km/ℓ로 15.1km/ℓ인 티록을 앞선다.

셀토스가 티록 효과를 본 것은 파워트레인 열세에도 차체 크기가 우세하고 공간 활용성이 뛰어난 데다 가격 차이가 제법 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사륜구동 선택이 가능하고 후륜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한 것도 셀토스 가치를 높여준다. 기아 관계자는 "티록에 있는 편의나 안전 사양을 동일하게 적용해도 차량 가격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셀토스 시그니처에 모든 사양을 적용하면 약 3280만원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티록 최고급 트림 프레스티지와 720만원 차이가 난다.

그러나 셀토스에 관한 관심이 상승한 것은 '디젤 대 디젤' 비교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기아에 따르면 셀토스는 85%가 가솔린으로 판매되고 있다. 셀토스 말고도 소형 SUV 시장은 가솔린 비중이 매우 높다. 셀토스 가솔린 최고급형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티록과 가격이 1500만원 가량 저렴해진다. 디젤에 대한 인식이 곱지 않은 데다 동급 시장 선호도가 높은 가솔린과 가격 차이가 워낙 크다는 점이 셀토스 관심도를 높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 티록이 수입차라는 점에서 소형 SUV 경쟁에 새로운 자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가격대가 낮은 소형 SUV 시장은 디젤보다 가솔린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솔린과 디젤, 또 소형 SUV라는 차종 특성으로 보면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강해 티록이 티구안과 같은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편 기아 셀토스는 지난해 4만9481대가 팔린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3.5% 증가한 3982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셀토스 판매량이 급증한 것을 두고 "티록 덕분에 소형 SUV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동급 시장 점유율이 높은 셀토스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린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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