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친환경차 급증 '현대차와 기아' 싹쓸이, 1월 르노 조에 단 1대

  • 입력 2021.02.02 15:01
  • 수정 2021.02.03 09:09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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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1주년을 맞이하며 전 세계적으로 220만명의 사망자와 1억300만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백신 개발과 접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과 반대로 변이 바이러스를 통한 감염 확대 그리고 심란한 경제 상황을 통한 새로운 위기 상황에 세계는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불가능한 1년여를 보낸 세계 경제는 하루가 다르게 실물경기가 바닥을 치닫는 반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에 둔 자산가치 상승이 계속되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간 괴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이에 따른 소득불균형, 빈부격차 심화는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된다.

지난 1년 코로나19 위기 속 세계는 신종 바이러스의 원인으로 무분별한 개발과 소비주의를 꼽으며 환경 보호를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을 꾀했다. 지난해 특히 주목받은 분야는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탄소배출 문제다. 유럽을 필두로 순수전기차를 비롯해 친환경차 판매가 큰 폭의 증가를 나타냈고 각국의 탄소중립 선언 또한 이어졌다. 해당 수순으로 휘발유와 디젤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의 판매 중지 선언은 북유럽에서 시작되어 아시아와 북미로 확산됐다.

이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화두는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내연기관을 과감히 버리고 신재생에너지를 바탕에 둔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순수전기차로 대변되는 친환경차 개발이 가장 먼저 활기를 띤 국가는 의외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느슨한 환경정책 아래에 있던 미국이다.

최근 시가총액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위치를 점하게 된 테슬라를 필두로 실리콘밸리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이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그 결과물이 최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미국에 이어 중국 역시 국가 차원에서 친환경차 개발을 적극 지원하며 기존 완성차 뿐 아니라 신생 업체의 활약이 눈부신 성과로 이어지는 추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속 국내 완성차 업계의 친환경차 판매는 눈에 띄는 증가세를 나타내며 고무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2020년 순수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국내 친환경 신차 판매는 총 16만5032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수출이 16.5% 감소하고 내수는 4.8% 소폭 증가한 것과도 비교되는 수치다.

다만 문제는 대부분의 친환경차 판매가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쏠리고 특정 모델에 편중된 현상이다. 지난해 단일 모델로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전체 친환경차 판매에서 23.6% 비중을 차지했다. 기아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4.7%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들 2개 모델만으로도 전체 친환경차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 꼴이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올해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달 현대차 친환경차 판매는 5866대로 전년 동월 대비 30.3% 증가를 나타냈다. 수소차 넥쏘의 경우 2020년 1월, 81대 판매에서 지난달에는 142대로 75.3% 성장을 기록했다. 기아 역시 쏘울 EV, 봉고 EV, 니로 EV를 비롯해 K5, K7, 쏘렌토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통해 6003대의 친환경차 판매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01.7% 증가를 나타냈다. 특히 쏘렌토의 경우 한 달간 3800대 가까운 하이브리드 모델이 팔렸다.

이에 반해 한국지엠의 유일한 순수전기차 볼트 EV는 지난달 단 1대도 국내서 팔리지 않았고 르노삼성의 르노 트위지 역시 동일했다. 지난해 8월 국내 시장에 새롭게 출시된 르노 조에는 유럽 시장 순수전기차 판매 1위 타이틀이 무색하게 지난달 국내에서 단 1대 판매에 그쳤다. 회사의 존폐가 달린 쌍용차에서 내놓기로 한 코란도 전기차 버전은 실체를 만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친환경차 독주는 올 1분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서 탄생할 첫차 아이오닉 5를 필두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이 같은 추세라면 국내 미래차 시장은 내연기관 시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대차와 기아 쏠림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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