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020 #5] 폭스바겐 계열 화려한 부활, 절대 강자는 없었다

  • 입력 2020.12.18 08: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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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과시해 온 메르세데스 벤츠 독주가 올해는 멈칫했다. 지난해 7만8133대로 전년(2018년) 대비 10.4% 증가율을 기록한 벤츠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3.4% 감소했고 2위 BMW와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지난해 화재 사태로 부진에 빠졌던 BMW는 직전년도 대비 12.5% 감소한 4만4191대를 기록했고 벤츠와 연간 판매 대수 격차가 3만4000까지 벌어져 있었다. 올해는 달랐다. 앞서 벤츠 올해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했지만 BMW는 34.8%를 끌어 올렸고 격차도 1만2000대로 좁혔다.

벤츠 강세가 독일 3사를 포함한 주요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예년과 같은 기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BMW 약진은 지난해 화재 사태 이후 빠른 대응, 적극적인 대처로 소비자 마음을 다시 다잡은 것으로 보인다. 5시리즈와 같은 주력 모델 세계 최초 공개 장소를 한국으로 선택하는 등 정성을 들인 효과도 있었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브랜드는 폭스바겐이다. 디젤 게이트 이후 국내 판매 모델을 조심스럽게 늘려가고 있는 폭스바겐은 아테온, 파사트, 투아렉, 티구안 등 시장 선호도가 높은 모델을 공격적으로 투입하고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누적 기준 지난해 대비 160.9% 증가한 1만4886대를 팔았다.

예전 수준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티구안이 월간 베스트셀링카 1위를 기록하는 등 탄력을 받고 있어 내년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폭스바겐 계열 아우디도 132.7% 증가한 2만2404대, 포르쉐는 85.7% 증가한 7082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폭스바겐 그룹 주요 계열 브랜드를 모두 합치면 4만대가 넘는다.

볼보자동차도 눈부신 성장을 했다. 여러번 의도하지 않은 행운까지 겹치면서 11월 현재 작년 누적 판매 대수보다 16.7% 증가한 1만1446대를 팔아 수입차 전체 순위 톱5에 진입했다. 볼보자동차는 올해 물량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졌다면 톱3 진입도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주요 생산 공장 셧다운이 이어지면서 지금도 적지 않은 수가 출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브랜드는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매 운동 여파가 아직 사그러들지 않았고 코로나 19까지 확산하면서 역대 최악의 해를 보냈다. 토요타는 41.4% 감소한 5444대, 렉서스는 33.6% 감소한 7572대를 파는 데 그쳤다. 혼다는 연간 판매량이 3000대를 조금 넘는데 그칠 전망이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63.8% 감소한 2791대다.

일본산 불매 운동 여진이 계속되면서 닛산은 지난 9월 한국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2004년 출범한 지 16년 만이다. 닛산은 철수를 공식 발표하기 이전까지 인피니티 브랜드를 합쳐 2300여대를 팔았다. 유럽 브랜드 가운데 푸조도 부진했다.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7.6% 줄었다.

럭셔리,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도 희비가 갈렸다. 폭스바겐 계열 람보르기니는 같은 기간 81.3% 증가한 281대, 벤틀리는 114.4% 증가한 253대, 포르쉐는 7082대로 무려 7082대를 기록했다. 지금 추세대로 간다면 포르쉐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올해 톱10 진입이 유력하다. 반면 BMW 계열인 롤스로이스는 2.7% 감소한 146대를 기록했다.

Volkswagen Tiguan 2.0 TDI
2020년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11월 기준) Volkswagen Tiguan 2.0 TDI

전체적으로는 독일산 계열 강세가 올해에도 이어졌다는 것이다.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독일산 자동차는 16만4349대로 이는 전체 수입차 판매량 가운데 67.5%에 달하는 비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28.5%나 늘어났을 정도로 초강세다. 일본산은 44.7% 감소한 1만8250대에 그치고 있다.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11월 기준 전년 대비 13.4% 증가한 24만3440대다.

수입차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연료 타입별 비중도 고르게 성장했다. 디젤차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 감소세가 뚜렷한 디젤차는 10.7% 증가한 7만244대, 가솔린은 6.2% 증가한 13만2676대를 각각 기록했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빠르게 감소해왔던 디젤차 점유율은 지난해 29.6%에서 올해 28.9%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수입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독일산 브랜드에서 디젤차 비중이 여전히 높았지만, 하이브리드카 비중이 높은 일본 브랜드 약세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런데도 하이브리드 점유율은 지난해 11.4%에서 올해 15.4%, 전기차는 0.8%에서 1.3% 소폭 증가했다. 11월 현재 누적 판매량 기준 베스트 셀링카 1위는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8369대)다.

지금까지 추세, 그리고 연말 수요를 고려하면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27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리고 2021년 수요가 많은 SUV 신차와 마일드 하이브리드도 경제성을 높인 신차, 전기차 등이 대거 투입되면서 사상 처음 30만대를 바라보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폭스바겐 계열이 화려하게 부활한 것처럼, 그동안 극도로 부진했던 일본 브랜드가 반전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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