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 신기술 테스트베드 싱가포르에 글로벌 혁신센터 구축

  • 입력 2020.10.13 14:3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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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룹이 싱가포르에 글로벌 혁신센터(Hyundai Motor Group Innovation Center in Singapore, HMGICS)를 구축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싱가포르 현지와 국내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기공식이 진행된 HMGICS는 자동차 주문부터 생산, 시승, 인도 및 서비스까지 생애주기 가치사슬 전반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개방형 혁신 기지(오픈이노베이션 랩)로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HMGICS에는 건물 옥상에 고속 주행이 가능한 총 길이 620m의 시승용 ‘스카이 트랙’,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이착륙장,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 패널 등이 설치된다. 향후 수소연료전지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에너지 사용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내부의 수납형 차량 전시 공간을 밖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를 적용한 건물 내부에는 다양한 고객 체험 시설, 연구개발(R&D) 및 사무를 위한 업무 공간, 소규모 제조 설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차 그룹은 HMGICS가 유려하고 유니크한 디자인에 다양한 기능까지 융합해 완공 뒤에는 싱가포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축사에서 “HMGICS는 현대차그룹에 의미 있는 도약이며 세계 최초의 설비”라며 “향후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투자하고, 싱가포르 기업과 교육·연구 기관들과 협업할 수 있도록 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환영사에서 “현대차그룹은 HMGICS의 비전인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인간 중심의 밸류체인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 삶의 질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HMGICS를 통해 구현될 혁신이 우리의 미래를 변화시키고 인류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HMGICS를 통한 인간 중심의 밸류체인 혁신 비전 달성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세 가지 전략 방향성에 주력할 방침이다.우선 인간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일의 가치와 근로자의 존엄성 제고에 나선다. HMGICS는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혁신적인 시스템을 개발해 사람의 창의성이 최대로 발휘되고 인간의 가치가 존중 받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고객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환경을 체계화해 지속가능한 자동차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한다. 고객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고객 니즈에 최적화된 맞춤형 제품과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역 사회와 인류에 책임감 있는 기업으로서 현대차그룹은 미래 세대를 위한 친환경 비전 달성에도 공헌한다. HMGICS는 태양광, 수소 등 깨끗한 친환경 에너지를 확대 적용해 탄소 중립 달성, 자원 보호, 자원 순환 노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이날 착공한 HMGICS는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간단히 계약할 수 있으며 HMGICS는 주문형 생산 기술로 고객이 주문한 사양에 맞춰 즉시 차를 생산한다. 고객은 HMGICS 내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자신의 자동차가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관람하는 것이 가능하다. 생산이 완료된 자동차는 HMGICS 옥상의 스카이 트랙으로 옮겨지고, 고객은 트랙에서 시승을 해본 뒤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고객 중심의 혁신 제조 플랫폼을 개발하고 실증하기 위해 HMGICS 내에 소규모 전기차 시범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사람 중심의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실증할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시장 변화 및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차종 소규모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연구하고 실증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에 기여할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도 발굴하고 검증한다. 렌털, 리스 등 배터리 생애주기 연계 서비스인 ‘BaaS(Battery as a Service)’ 실증을 통해 고객의 전기차 구매 부담 경감 및 사용 편의성 개선 방안도 연구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의 다양한 혁신 생태계와 협업 전략도 펼치며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 전개할 새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현대차그룹은 HMGICS를 통해 싱가포르 현지 대학,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과의 긴밀한 협업도 추진한다.

현대·기아자동차 이외에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그룹 그룹사들이 대거 HMGICS에 참여했다.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에 HMGICS 구축을 추진한 배경은 개방형 혁신을 통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이라는 관점에서 싱가포르가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물류와 금융, 비즈니스 허브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 트렌드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외국 문화에 개방적이고 IT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도 높아 동남아 시장 내에서 최고의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평가받고 있다.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싱가포르를 동남아 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로 활용하면서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차량 공유업체 그랩(Grab)의 경우에는 동남아 지역에서 금융, 식품 배달, 택배 배송, 콘텐츠, 디지털 결제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래 사업과 기술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HMGICS를 싱가포르에 건립함으로써 동남아 내 인지도를 향상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열이 높고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산업계로 배출되는 우수 인재들이 풍부하다는 것도 싱가포르의 강점이다. 싱가포르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9년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노동, 혁신 경쟁력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지난해 발표한 ‘2019 세계인재경쟁력순위보고서’에서는 싱가포르가 아시아 지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25년까지 국가 전체를 스마트시티로 개발하는 ‘스마트 네이션(Smart Nation)’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등 혁신 기술 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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