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내수 점유율 85%, 9월 집계로 본 자동차 주요 동향

  • 입력 2020.10.06 12: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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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이후 자동차 내수 시장은 더 견고해졌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증가한 119만4888대를 기록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내수 규모는 약 160만대로 지난해 기록한 153만대를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 지역 코로나 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아 수출 감소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고는 있지만 9월 이후 감소율이 둔화하는 긍정적인 신호도 나왔다.

해외 판매와 수출 볼륨이 큰 현대차는 감소 폭이 현저하게 줄었고 기아차와 한국지엠은 9월 증가세로 돌아섰다. 9월 판매에 의미 있는 변화도 있었다. 기아차가 중형 세단 경쟁에서 현대차를 앞서가기 시작했고 대세론 중심에 있던 SUV 수요는 주춤했다.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을 제외하면 극도로 부진했다.

국민차로 떠 오른 기아차 K5

9월 현재 현대차 쏘나타 누적 판매량은 5만2370대다. 국민차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쏘나타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팔았던 7만1911대보다 27.2%나 줄었다. 기아차 신형 K5 누적 판매량은 6만6716대로 쏘나타와 격차를 벌렸다. 9월에도 K5는 7485대, 쏘나타는 4589대를 각각 기록했다. 기아차에 따르면 K5는 미출고, 그러니까 계약을 받아 놓고도 출고를 하지 못한 물량이 1만대 이상이다. 당분간 쏘나타가 K5를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세단 수요 전체로 보면 현대차는 기아차를 압도하고 있다. 현대차 세단 누적 판매량은 23만4998대, 기아차는 17만8509대다. 기아차는 K5 한 개 모델에 의존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아반떼(누적 6만3570대), 그랜저(누적 11만3810대)까지 세단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세단 반전, SUV 대세론 흔들

지난해 9월 1만대 가까이 앞섰던 SUV 비중이 올해 역전됐다. 9월 한 달 국내에서 팔린 SUV 차종은 총 3만5574대, 세단 차종은 3만7007대다. 지난해 9월에는 SUV가 3만1755대, 세단은 2만2695대였다. SUV 차종 위주로 신차가 쏟아져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다. 9월까지 누적 판매량에서는 SUV가 아직은 앞서있다. SUV 차종은 32만8246대, 세단 차종은 32만3684대다. 신형 투싼이 변수이기는 해도 그랜저와 아반떼, K5 판매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올해 SUV 대세론이 꺾일 수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다. 그러나 당분간 SUV 차종 인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신형 투싼 사전 계약 대수가 1만대를 넘어섰고 코로나 19로 가능한 노출이 덜한 비대면 나들이가 증가하면서 활용성이 뛰어난 SUV를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급증하고 있는 친환경차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친환경차(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는 10만5769대다. 올해 친환경차 누적 판매는 9월 기준 9만3533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 간다면 13만대 가까이도 가능할 전망이다. 친환경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2만7937대를 기록하고 있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5%나 판매가 늘었고 전체 친환경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까이 된다. 9월에도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4218대가 팔려 기아차 K7 하이브리드(597대), K5 하이브리드(1743대)를 압도했다. 순수 전기차 판매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9월 한달 4278대, 올해 누적 판매 2만576대를 기록해 지난해 연간 판매 대수 2만3341대에 근접했다. 특히 현대차 포터 EV와 봉고 EV 누적 판매량이 각각 6282대, 3040대를 기록해 상용 전기차 가능성을 보여줬다. 업계는 현대차 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신형 모델이 나오는 내년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시스, 판매는 늘었지만

제네시스 전체 판매는 지난해 대비 급증했다. 9월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9% 증가한 1만291대, 누적 판매로는 73.6%나 급증한 7만7358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속이 떨어진다. G70, G80, G90, GV80 4개 라인업 가운데 G80을 빼면 내놓기가 민망한 실적이다. G80은 9월 6040대로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고 누적 판매량 역시 3만9133대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G70 9월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8%(누적 -52.9%), G90은 5.5%(누적 -47.4%) 줄었다. 월 판매량이 한때 4000대 이상을 기록했던 GV80도 3000대 아래로 떨어졌다. 제네시스는 G80 쏠림 현상이 GV 0 출시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쉐보레는 웃는데, 쌍용차와 르노삼성차 울상

9월 판매에서 단연 돋보인 곳은 한국지엠이다. 안팎으로 여러 난관이 있었는데도 9월 판매가 지난해보다 17.9%나 증가했다. 수출도 112.3% 증가한 3만447대를 기록해 모처럼 반가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효자 모델은 트레일블레이저다. 국내 판매는 9월 1593대, 수출은 1만5412대로 평범했지만 경차 스파크 하나로 유지했던 볼륨 모델 확장에 기여했다. 반면 쌍용차와 르노삼성차는 시름이 깊다. 쌍용차는 9월 판매가 지난해보다 13.4% 증가한 8208대를 기록했고 티볼리 에어를 부활 시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대부분 노후화한 모델이라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시각이 많다. 르노삼성차 역시 재고 물량 조절을 위해 생산을 중단하는 등 비상 경영에 돌입하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시장이 큰 세그먼트와 차종 위주로 신차를 내놓으면서 내수 수요를 끌어 올렸지만 나머지 업체는 그런 여력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현대차와 기아차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9월 현재 현대ㆍ기아차 내수 점유율은 85%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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