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S90, 볼보의 '혜자로운' 역대급 플래그십 세단

  • 입력 2020.09.09 08:21
  • 수정 2020.09.09 08:28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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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에 앉아 다리를 쭉 펴도 될 만큼 여유로운 공간이 장점이다. 사실상 차급을 뛰어넘는 공간감은 경쟁모델 대비 가장 큰 이점으로 작용하고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변경된 파워트레인은 주행 질감에서 실제 변화를 체감하긴 쉽진 않았지만,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4년 만에 새롭게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 S90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최근 향상된 브랜드 인지도에 힘입어 앞선 사전계약에서 2500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초기 반응부터 심상치 않다. 지난 8일 서울과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2세대 부분변경 신형 S90을 경험해 봤다.

국내외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꾸준하게 상승하며 세단과 SUV 판매 비중이 역전 현상을 띠고 있으나 여전히 국내 수입차에서 E세그먼트 세단 점유율은 절반 가까이 차지할 만큼 중요한 시장이다. 앞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2016년 2세대 완전변경 S90을 선보이며 야심 차게 해당 시장을 공략했지만 그렇게 인상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4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중국 다칭 공장에서 생산되는 S90 숏휠베이스 모델이 아닌 롱휠베이스 버전을 들여와 경쟁모델 대비 우월한 공간감 그리고 새롭게 도입된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무기로 장착했다.

실제 신형 S90의 차체 사이즈는 이전 대비 전장에서 125mm,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에서 120mm 증가했다. 이를 통해 뒷좌석 무릎 공간의 경우 1026mm로 115mm 증가했다. 좌석에 앉을 경우 다리를 쭉 펴도 될 만큼 여유로운 공간이 확보된다. 이는 준대형 세단에서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사실상 차급을 뛰어넘은 스펙이다. 볼보 S90의 직접 경쟁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제네시스 G80과 비교해도 전장과 휠베이스에서 상위 포지션에 위치한다. 특히 휠베이스의 경우 E클래스보다 120mm, 5시리즈, G80과 비교해 각각 85mm, 50mm 더 여유롭다. S90의 전장, 전폭, 전고의 길이는 각각 5090mm, 1880mm, 1450mm에 휠베이스 3060mm로 경쟁 모델 중 가장 길고 낮은 차체를 지녔다.

부분변경모델인 만큼 외관 디자인 변화는 크지 않다. 다만 90클러스터 특징 중 하나인 클래식 모델들의 헤리티지와 독창적 디자인 언어를 바탕으로 디테일을 강조한 부분이 특징이다. 전면부는 카메라를 통합한 입체적 형태의 아이언마크가 자리하고 하단부 범퍼를 심플하게 가다듬었다. 또 여기에 좌우측을 가로지른 크롬 디테일을 추가해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모습을 연출한다. 측면에선 신형 90클러스터에서 공통으로 적용된 신규 디자인 블랙 다이아몬드 컷팅 휠이 적용되고 후면부는 트렁크 일체형 스포일러와 시퀀셜 타입 턴 시그널 LED 램프가 새롭게 추가됐다. 또 이전 하단 범퍼에 자리하던 트윈 배기 파이프는 사라지고 범퍼 안쪽으로 숨겼다.

실내 디자인은 이전과 비교해 공간감이 증대된 것을 제외하면 거의 변경된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편의사양이 증대되며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이 센터콘솔 앞쪽으로 새롭게 자리 잡고 뒷좌석 탑승객을 위한 2개의 USB C-타입 포트 추가, 기어 노브를 오레포스의 크리스탈 소재로 변경한 부분 등이 눈에 띄는 정도다. 사실 이전 2세대 완전변경모델부터 이어진 볼보 특유의 심플한 구조가 주된 콘셉트를 이루고 각각의 소재에서 풍기는 본연의 질감을 고스란히 시각과 촉각으로 반영된 모습은 지금 트렌드와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다. 다만 태블릿 PC를 닮은 세로형 9인치 디스플레이는 인터페이스 구조와 국내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지도 데이터 등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이 밖에 신형 S90에는 그동안 변화된 소비자 기호에 맞춰 초미세먼지를 정화하고 미세먼지 농도를 감지하는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 시스템을 새롭게 탑재하고 바워스&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등의 소소한 긍정적 변화가 이뤄졌다.

안전뿐 아니라 환경에도 민감하게 대처하는 볼보자동차는 더 이상 순수 내연기관만을 사용하지 않기로 선언하고 신형 S90을 통해서도 48볼트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B5 엔진과 트윈 엔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 엔진 등 2종의 파워트레인을 선보였다. 이날 시승은 B5 인스크립션 트림으로 이뤄져 새롭게 적용된 볼보의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처음 만날 수 있었다. 해당 모델의 파워트레인 구성은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14마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 그리고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kg.m을 발휘한다. 국내 공인 복합 연비는 11.3km/ℓ로 인증을 완료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 당 150g 수준이다.

정차상태에서 출발과 재시동 시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전기모터가 가동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특성상 운전자가 일반 내연기관과 주행 질감에서 변화를 체감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다만 이전 S90 주력으로 자리하던 T5 가솔린이나 D5 디젤과는 실내 정숙성에서 보다 만족스럽고 중고속 영역에서도 N.V.H. 성능이 향상된 느낌이다. 여기에 더해 수치적으로 이전 가솔린 대비 출력은 소폭 낮아졌으나 고속 추월 성능과 안정성에선 변화를 느낄 수 없었던 부분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에 대한 주행성능 부족의 기우를 날려 버리기 충분했다.

이 밖에 안전의 볼보 명성에 어울리는 다양한 안전시스템 탑재는 신형 S90 매력을 더욱 강조한다. 해당 모델에는 자동 제동과 충돌 회피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되고 자동차는 물론 보행자와 자전거 탑승자, 대형 동물까지 감지하며 향상된 사전 예방 시스템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타인에게 차량을 빌려주기 전 차량 속도를 50~180km/h로 제안해 과속에 따른 사고를 예방하는 '케어 키' 시스템 등이 새롭게 추가되며 상품성을 향상시켰다.

볼보 신형 S90의 국내 판매가격은 B5 모멘텀 6030만원, B5 인스크립션 6690만원, T8 AWD 인스크립션 8540만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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