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난 괜찮아' 병주고 춤추는 중국...베이징모터쇼 밀어붙이기

  • 입력 2020.08.25 12: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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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10만명이 몰린 맥주 파티가 열렸단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좀처럼 보기 힘든 세상에서 다닥다닥 붙어 앉아 축제를 벌이는 우한 사람들 모습은 조마조마했고 충격적이었다. 앞서 워터파크 풀 파티로 눈총을 받았지만 지난 5월 이후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그러니 마음 놓고 우한을 방문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번 맥주 파티도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뿐 아니라 중국에서 발생하는 최근 확진자도 믿거나 말거나 대부분 해외 유입 사례로 발표되고 있다. 코로나 19가 시작된 중국, 우한시는 감염자가 없다며 파티를 즐기고 있지만 전 세계는 감염병 재확산으로 다시 팬더믹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니 우한시가 벌이고 있는 저런 대규모 파티는 곱게 보이지가 않는다. 병을 옮긴 당사자가 사경을 헤매는 환자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꼴이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기 시작한 연초 이후 자동차와 관련된 굵직한 행사는 모두 취소됐거나 연기됐다. 제네바 모터쇼, 뉴욕 오토쇼, 디트로이트 모터쇼, 파리 모터쇼, 부산 모터쇼까지 열린 것이 없다. 일본은 국운이 걸려있던 올림픽까지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매년 번갈아 열리는 '오토차이나'를 9월 열겠다고 밝혔다.

오토차이나 조직위는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5일까지 중국 국제 전시장(CIEC)에서 2020 베이징 모터쇼를 열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전시 규모, 참가자 규모 및 범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조직위는 "오토 차이나 2020이 올해 열리는 유일한 국제 모터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터쇼에 참가할 브랜드 몇 곳은 언급이 됐다. 조직위 관계자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포드, 링컨, GM, 토요타, 닛산 등 30개 이상 글로벌 메이커와 중국 독자 브랜드가 이번 모터쇼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풍, BAIC, 지리 등에서 세계가 깜짝 놀랄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것이라고도 알렸다. 

중국 내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고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한다며 해외 관심을 유도하고 있지만 안방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데도 모터쇼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 주도로 중국이 코로나 19를 완벽히 극복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특히 무역과 군사 분야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코로나 19를 완벽하게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자기들 경제가 회복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중국은 부품 산업 기지인 우한에서 코로나 19가 시작된 이후 자국은 물론 전 세계 자동차에 타격을 줬지만 5월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7월 기준 중국 자동차 생산과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1.4%, 16.4% 증가했다.

대부분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고 미국과 유럽에 공급하는 부품도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코로나19를 통제하기 시작한 이후 중국 정부가 빠르고 적극적으로 자동차 산업 회복을 위한 정책을 도입한 효과가 컸다.

수요를 끌어낼 수 있도록 신차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구매 지원 정책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특히 중국 신차 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기차 생산업체를 지원하기 위해서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각 지방 정부가 적극적이고 대대적인 구매 장려 캠페인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감염병을 확실하게 통제하고 있고 완성차와 부품사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데다 시장까지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모터쇼를 열지 않을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 대부분이 최악 상태에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데 '올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모터쇼'라고 자랑하듯 떠들고 있는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부러움과 질투가 뒤섞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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