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전환 #12 '콜로라도 vs 글래디에이터' 리얼과 정통 픽업트럭 경쟁

  • 입력 2020.07.21 08:1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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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렉스턴 스포츠가 지배해왔던 픽업트럭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 일상이 달라지면서 가능한 야외, 그리고 규모를 줄인 레저가 인기를 끌면서 픽업트럭 수요가 따라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는 올해 상반기 월평균 2600여대, 쉐보레 콜로라도는 470여대가 팔렸다.

대수로 보면 미약하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티볼리를 제치고 쌍용차 라인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고 콜로라도는 수입차 판매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픽업트럭이 자동차 수요 절반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반기 픽업트럭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브랜드만으로 강한 인상을 주는 지프가 컨버터블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로 경쟁에 불을 붙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쉐보레가 포드와 함께 북미 픽업트럭 시장을 양분하고 있고 지프는 자타가 공인하는 정통 오프로더를 상징하고 있어 북미 이외 지역 가운데 가장 치열한 경쟁이 국내에서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김새=픽업트럭이 분명하지만 콜로라도와 글래디에이터는 판이한 외관을 갖고 있다. 큼직한 보닛과 캐빈 그리고 데크를 갖춘 픽업트럭 구조는 두 모델이 다르지 않지만 정통 픽업트럭 그대로인 콜로라도와 다르게 글래디에이터는 소프트탑, 하드탑 구조를 갖춘 컨버터블이다. 또 도어와 앞 유리도 탈부착이 가능해 아웃도어에 더 적합한 모양새를 갖췄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랭글러를 기반으로 하는 픽업트럭 답게 각이 분명하고 수평과 수직 라인을 기본으로 하는 외관으로 강인한 인상을 준다. 반면 콜로라도는 전형적인 픽업트럭 구조에 충실한 외관을 갖고 있다. 데크를 제외한 전면과 측면에서 보면 SUV와 유사하고 크롬과 두꺼운 몰딩으로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다.

원조 경쟁도 뜨겁다. 쉐보레는 100년 이상 지속한 픽업트럭 역사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프 헤리티지도 만만치 않아서다. 지프는 1947년 윌리스 오버랜드로 처음 등장한 지프 픽업을 원조로 주장하고 있으며 1963년 글래디에이터, 1981년 스크램블러, 1986년 코만치로 명맥을 이어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쉐보레가 지금까지 픽업트럭 계보를 이어온 것과 달리 지프는 1986년 코만치가 끝이었다. 따라서 글래디에이터는 30년 만에 부활한 셈이 된다. 이를 의식한 듯 지프는 1947년부터 1992년까지 약 반세기 동안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성능이 뛰어난 트럭을 생산해온 역사를 바탕으로 제작된 100% 지프, 100% 트럭임을 강조하고 있다.

크기=지프 글래디에이터가 전폭을 제외한 사이즈에서 조금 앞선다. 콜로라도는 전장과 전폭, 전고, 휠베이스가 5415mm. 1885mm, 1830mm, 3258mm, 글래디에이터는 5539mm, 1875mm,  1907mm, 3487mm다. 승객석 부피, 시트 간격도 더 여유가 있다. 그러나 콜로라도나 글래디에이터 모두 대형 SUV를 능가하는 휠 베이스를 갖고 있어 실내 공간 여유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두 모델 모두 시트 간격이 1m 이상 확보돼 있다. 적재 용량에는 차이가 있다. 콜로라도 적재 중량은 400kg, 글래디에이터는 725kg이라는 수치를 갖고 있다. 쉐보레는 그러나 콜로라도가 700kg 이상 중량 적재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적재 중량 허용치에 따라 주행 성능에 차이가 있다고 봤을 때 수치만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 쉐보레 쪽 주장이다.

힘겨루기=쉐보레 콜로라도에는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 토크 38.0kgf.m을 발휘하는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8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있다.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3.6ℓ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285마력, 최대토크 35.9kgf.m를 발휘하고 8단 자동 변속기가 기본 탑재된다.

따라서 성능 수치는 콜로라도가 우세하다. 픽업트럭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성능 가운데 하나인 견인력은 콜로라도가 최대 3175kg, 글래디에이터는 3469kg이다. 구동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콜로라도는 후륜 기반 사륜구동 시스템을 제공하는 반면 글래디에이터는 전륜 구동을 기반으로 하는 사륜구동 방식이다.

각각 특성이 다르지만 콜로라도에 탑재된 기계식 디퍼런셜 잠금장치(Mechanical Locking Differential)는 좌우 휠에서 발생하는 트랙션 차이에 따라 차동 기능을 제한하는 LSD(Limited Slip Differential), 또 좌우 휠에서 발생하는 트랙션 차이가 극도로 커지면 차동 기어를 자동으로 잠그는 차동 잠금 기능으로 험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게 한다.

지프 역시 루비콘에 탑재되는 록-트랙(Rock-Trac) 4×4시스템으로 저속 기어비를 적절하게 컨트롤하고 센터 디퍼런셜을 제어해 각 휠로 전달되는 트랙션을 조절해 강력한 오프로더 성능을 발휘하게 한다.

쉽고 재미있게=쉐보레 콜로라도는 북미 지역 베스트셀러 답게 다양한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을 탑재하고 있다. 내부 토션바와 로터리 댐퍼로 테일게이트를 가볍게 여닫을 수 있고 코너 스텝과 카고 램프, 다양한 스토리지, 개폐가 가능한 리어 글라스, 열선 시트와 같은 편의 사양이 탑재됐다.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FCA),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S), 헤드업 LED 경고 시스템(RLAD) 등 전방위 첨단 안전사양이 포함된 세이프티 패키지도 운영된다.

지프 글래디에이터도 대형 계기반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사각지대를 감지하고 후진할 때 교행 차량을 경보해 주는 시스템이 탑재됐고 전방 오프-로드 카메라와 후방 카메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복방지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안전 사양이 제공된다. 국내 출시 모델에는 7인치 터치스크린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커넥티비티 사양을 사용할 수 있게 할 전망이다.

가격=차이가 클 듯하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3.6 가솔린 익스트림 3850만원을 시작으로 4WD 버전이 4150만원, 블랙 스포츠바가 추가된 최고급형이 4350만원이다. 3.6 가솔린 Extreme 4WD A/T에 멀티미어팩(80만원), 트레일러 패키지(53만원)을 추가하면 4268만원에 적당한 트림 선택이 가능하다.

지프는 글래디에디터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기반 모델인 랭글러 국내 가격인 4900만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출시가 유력한 루비콘 트림 미국 기본 가격이 4만3875달러(약 5300만원)고 여기에 몇 가지 옵션이 추가된 사양이 투입되면 5000만원대 중반이 유력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쉐보레는 미국 시장 시장이 입증하고 있는 콜로라도 상품성 우위와 가격 경쟁력 그리고 전국에 구축된 서비스 네트워크를 앞세워 수입 픽업트럭 1위 자리를 반드시 지켜나가겠다는 각오다. 이에 맞서 지프는 기존 라인업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8월 출시와 함께 '머슬 픽업트럭' 이미지를 강조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판도를 뒤흔들어 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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