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조원 시장 수출 중고차, 낙후된 시스템 개선하면 '노다지'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0.05.31 09:04
  • 수정 2020.05.31 09:06
  • 기자명 김필수 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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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애프터마켓은 약 150조원 규모에 이르는 시장이다. 이 중 중고차는 연간 거래 규모 약 380만대, 약 30조원을 차지한다. 그러나 시장의 규모와 다르게 중고차 분야는 내ㆍ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다행스러운 것은 내부적인 자정 기능과 정부의 개선 노력 등 다양한 노력으로 소비자 신뢰를 쌓으며 상당한 발전과 규모를 키웠다.

그런데도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수출 중고차 분야는 후진국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 중고차는 국토교통부가 아닌 산업통상자원부가 관할하고 있다. 통상 분야가 예전에 외교통상부에 포함이 되어 있다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포함되면서 자연스럽게 옮겨간 것이다.

주무 부처가 자주 바뀌면서 수출 중고차는 모두가 외면하는 분야가 됐다. 시스템과 절차가 불모지이고 후진적인 개념으로 남아있다. 전국 수출 중고차의 약 90% 이상은 인천 항만에 몰려 있다. 이곳 나대지에 중고차와 부품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컨테이너를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 선진 시스템과는 거리가 먼 풍경을 하고 있다.

거래의 규모에 비해 산업 규모는 1~2조원 정도에 머물러 있다. 모든 면에서 낙후돼 있다 보니 품질보증이나 제대로 된 검사는 물론이고 가격조차 엉망이어서 폐 철이나 다름없는 낮은 가격으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일본산 수출 중고차의 가격은 신차 대비 50~60% 정도나 된다. 

국내 자동차 품질이 향상되면서 국산 수출 중고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영세한 업체에 관련 시스템 자체나 엉망이다 보니 제값을 받을 수도 그러기 위해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하는지 모를 정도로 심각한 지경이다. 수출 중고차 선진화는 일자리 창출과 중고차 제값 받기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 실현, 품질 보증 등을 통한 국산차 이미지 상승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산 수출 중고차 규모는 연간 3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46만 여대로 증가하고 있어 선진형 시스템을 구축하고 규모에 맞는 산업으로 육성한다면 가능성이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수출 중고차의 핵심 거래 지역은 90% 정도가 몰려 있는 인천항만 지역이다.

그러나 용지 확보 등 여러 면에서 고민거리가 많아 평택 지역이나 군산 지역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평택은 지역적으로 수도권에 포진하고 있고 수입차 PDI 센터 등 다양한 자동차 관련 시설이 있어서 수출 중고차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군산은 지역적으로 수도권과 떨어져 있어서 일부 남부 쪽의 승용차 일부와 건설기계라는 특화된 중고 영역이 있어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각 지역에 맞는 특화된 수출 중고차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너지를 낸다면 규모를 키우고 일자리도 창출해 낼 수 있다. 수출 중고차 분야는 현재 약 70% 이상이 중동을 기반으로 일부 아프리카로 수출되고 있다. 지역적으로 선호하는 연식과 차종이 존재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중고차 매물 준비는 필수적인 요소이며, 이를 감정하고 품질 보증하며, 정비와 세차 등 일목요연한 일괄 시스템 도입도 필요하다.

여기에 안심하고 진행할 수 있는 대금 결제와 보증, 품질 문제가 발생할 경우의 애프터서비스 등 다양한 준비도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수출 중고차는 해외 바이어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구매하는 방식이 전체의 90% 이상이고 자신에게 맞는 중고차 매물을 알아서 찾는 후진적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나 지자체가 선진형 시스템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수출 중고차의 시스템이나 특성을 제대로 알고 진행하는 부서나 단체는 전문하다. 우선은 수출 중고차 매물을 대규모로 확보할 수 있는 매머드급 매입경로의 확보가 시급하다. 그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수출매물로 상품화시킬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 구축, 안심 거래, 지역적으로 차별화된 '선진 수출 중고차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정부가 선진형 수출 중고차 산업으로 움직이고 있고 경험이 풍부한 기업이 앞서 플랫폼을 구축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선보인 한 플랫폼은 기존 수출 중고판매업자들의 영역과 이익을 보존하면서 다년간의 경험을 데이터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해외 바이어들의 맞춤 전문 매물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선진형 시스템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이 수출 중고차 산업 5조원 달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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