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지붕 두가족' 경쟁차 연이어 출시한 르노삼성의 전략

  • 입력 2020.05.15 12:14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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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를 출시한 르노삼성자동차가 이달 13일, 프랑스 르노의 소형 SUV 신형 '캡처'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한 완성차 업체에서 2개의 경쟁차종이 연이어 출시되는 보기 드문 현상이 발생했다.

앞서 국내 시장에서 'QM3'로 차명을 바꿔 판매되던 캡처는 XM3와 디자인, 차체 사이즈, 개발 콘셉트 등 따지고 보면 전혀 다른 스타일을 띄고 있으나 국내에선 코나, 셀토스, 티볼리,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포진한 소형 SUV 시장을 함께 경쟁 구도로 풀어야 할 운명이기에 이들의 상관관계는 매우 오묘해 보인다. 그렇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위축된 시장 분위기에서 굳이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 2대의 신차를 연이어 투입한 르노삼성차의 전략은 무엇일까.

실마리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XM3의 성공적인 신차효과에서 찾은 상품성이 충분하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 앞서 트위지, 마스터, 클리오를 통한 르노삼성과 르노의 '투트랙' 판매 전략이 보다 본격화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로 꼽을 수 있겠다. 실제로 올 하반기 국내 출시가 예정된 신차 대부분이 르노 엠블럼을 달고 선보일 만큼 르노삼성차는 르노 브랜드 특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향후에는 국내에서 르노 브랜드의 다양한 차종들을 보다 쉽게 만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르노삼성차는 국내에서 생산되어 해외시장으로 수출되는 전략차종으로 XM3를 낙점하고 가장 큰 불안 요소인 노사 문제를 조기 해결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어 앞으로 유럽 수출 물량 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회사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면 르노 엠블럼을 단 수입산 제품의 국내 판매는 거부감이 줄어들 환경을 자연스레 연출할 수 있다.

이렇듯 XM3와 캡처의 연이은 국내 출시는 르노삼성차의 장기 비전에 대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보인다. 또 각각의 상품 전략적 측면에서도 르노삼성차 엠블럼을 달고 출시되는 차량의 경우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동급 우위의 상품성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더하는 전략을, 르노 차량은 경쟁모델이 부재한 차급 혹은 상대적으로 고급화 전략을 강조한다면 르노삼성차의 투트랙 전략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XM3를 출시한 3월 내수 1만2012대, 수출 3088대 등 총 1만5100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실적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여파에도 신차효과에 따른 판매 상승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내수와 수출을 합해 총 1만3087대의 차량을 판매해 4.6%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78.4%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XM3가 6276대를 판매해 전체 실적을 견인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XM3는 르노삼성 역사상 최단 기간인 49일만에 누적 출고대수 1만대 돌파를 기록하며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발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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