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로 묶인 쓸모없는 옵션, 새 차 살때 꼼꼼하게 살펴야

  • 입력 2020.05.06 11:4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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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아반떼의 선택 품목은 기본 트림 스마트를 기준으로 7개나 된다. 커스터마이징 튜익스(TUIX)를 합치면 10개나 된다. 비슷한 기능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의 품목 구성은 매우 다양하다. 기본 트림에서 고급 트림으로 올라가면서 선택 품목이 줄어들지만 아반떼 최고급형 인스퍼레이션은 기본 가격 2499만원(개별소비세 1.5% 적용)에 선루프(45만원), 17인치 알로이휠(30만원)을 보태면 쏘나타 프리미엄 트림과 비슷한 2500만원대로 가격이 오른다.

기본 트림 스마트에서 선택할 수 있는 품목을 모두 보태면 2000만원대로 상승해 준중형차로 선뜻 부담하기 어려운 가격대가 된다. 선택 품목을 잘게 나누고 차별화 헤 예전보다 부담이 덜해졌지만 가격표의 선택 품목, 패키지 구성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그래서인지 소위 깡통 트림에 꼭 필요한 옵션으로 가격을 낮추는 현명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 1749만원의 아반떼 기본 트림 스마트에 인포테인먼트 내비 I(250만원), 하이패스 단말기가 달린 ECM 룸미러(25만원)로 선택 품목을 최소화해 2024만원에 구매하는 식이다.

신형 아반떼의 선택품목 패키지, 필수 옵션과 과잉 옵션이 뒤섞여 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옵션을 선택하기는 심리적으로 쉽지가 않다. 완성차도 그런 점을 노려 패키지를 교묘하게 구성한다. 아반떼도 내비게이션에 카페이, 발렛모드, 웰컴 시스템과 같이 별 필요도 없어 보이는 기능이 포함된 인포테인먼트 내비 I를 한데 묶은 패키지를 무려 250만원에 팔고 있다.

요긴하게 쓸 수 있고 꼭 필요한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을 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묶은 플래티넘 플러스 패키지(75만원)로 구성해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 이런 식의 트림 구성이나 선택 품목으로 구성하는 것은 다른 업체도 다르지 않다.

요즘 잘 나가는 르노삼성차 XM3는 1.6 GTe 모델의 경우 최고급 트림에서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마이 센스 등을 선택할 수 없고 쌍용차 티볼리 역시 기본 트림인 V:1(A/T)에서 딥 컨트롤 패키지나 AWD 선택이 불가능하다.

하위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는 품목을 제한하면서 어쩔 수 없이 상위 트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하는 상품 운용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가격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하위 트림에서 꼭 필요한 품목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여전한 이유이기도 하다.

패키지로 묶인 선택 품목 중에는 자동차를 몰면서 크게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앰비언트 라이트, 카페이, 디지털 키 등은 개인별 취향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지만 내비게이션이나 또 다른 필수 품목과 패키지로 묶여 있다.

자동차 업체는 '필요 없는 옵션'은 없다고 얘기하지만 안전 및 편의 사양의 구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가능한 낮은 트림에서 필요한 기능이 포함된 패키지나 품목만 골라 맞춤형 구성을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반떼 모던 트림에 인포테인먼트 내비 II, 하이패스 시스템+ECM 룸미러, 현대 스마트센스 I 패키지로 필수 옵션만 더하면 2134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눈요기 혹은 외관으로 보이는 화려함 대신 안전과 편의를 위한 최소한의 실리 사양만 선택하면 최상위 트림 인스피레이션 기본 가격보다 3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선택 품목의 구성이 복잡하지만 꼼꼼하게 살펴야 신차 구매 후 단 한 번 또는 바로 싫증이 나거나 효용성이 떨어지는 과잉 옵션은 의외로 많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대표적인 과잉 옵션으로 휠 사이즈, 매립형 내비게이션, 차선 유지 시스템,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꼽았다. 타이어의 사이즈가 클수록 승차감과 연비가 떨어지고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는 지도 앱이 더 효율적이며 운전 중 차선 유지 시스템이 주는 스트레스, 2열 엔터테인먼트는 사용 빈도가 많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멋대로 작동하는 레인센싱 와이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패들 시프트도 생각한 것보다 기능적 편의나 사용 빈도가 높지 않은 대표적인 사양이다. 선루프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신차를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가격표의 옵션 구성부터 꼼꼼하게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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