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디젤을 타! 쉐보레 '가솔린과 다운사이징 터보'가 대세

  • 입력 2020.03.25 08:16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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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솔린 엔진은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전통적 자연흡기에서 벗어나 다운 사이징 터보가 대세로 떠오르며 제조사나 소비자 모두에게 합리적 선택지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디젤 못지 않은 효율과 토크로 친환경성까지 갖추며 가솔린 엔진의 선택 비중은 놀라운 속도로 증가 추세에 있다.

가솔린 터보 엔진의 확대는 대세로 떠오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SUV 모델 중 디젤 엔진 비중은 46.8%인 24만7285대인 반면 가솔린 엔진은 40.4%인 21만3635대로 조사됐다. 여전히 SUV 시장에서 디젤 모델 판매가 조금 더 높지만 전반적인 추세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불과 1년 전인 2018년 국산 SUV 시장에서 디젤 모델의 점유율이 64.3%에 달했으며, 가솔린 모델은 28.4%에 불과했다. 한 해 사이에 디젤 SUV의 점유율이 17.5% 떨어진 반면, 가솔린 SUV는 12%나 오른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올해 SUV 시장에서 가솔린 엔진 선택 비중은 디젤 엔진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소형 SUV 시장에서는 이미 가솔린 모델 판매량이 디젤 모델 판매량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지난해 소형 SUV 판매량을 살펴보면 가솔린 모델의 판매량이 11만3566대로 디젤 모델 판매량(2만2140대)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올 초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디젤 엔진 없이 모든 파워트레인이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엔진으로 구성됐으며 최근 선보인 르노삼성 XM3 역시 디젤 엔진 없이 가솔린 엔진으로만 파워트레인을 구성했다. 기아차 쏘렌토는 디젤 엔진을 유지했지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는 등 디젤 엔진의 대안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SUV는 디젤차'라는 공식은 특유의 강력한 초반 토그 덕에 생겨난 말이다. 엔진 구조상 터보차저가 필수인 디젤 엔진은 과거 가솔린 엔진 대비 토크성능에서 앞섰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잘못된 이야기다. 가솔린 엔진도 터보차저를 탑재해 출력과 토크가 대폭 향상시킨 엔진이 널리 대중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의 대중화를 리드했던 쉐보레는 지난 2013년 트랙스에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가솔린 터보 엔진이 SUV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어 쉐보레는 2000cc 자연흡기 엔진 일변도 였던 국내 중형차 시장에 1.5리터 터보엔진을 탑재한 말리부를 출시, 엔진 배기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올 뉴 말리부는 경쟁 모델 대비 배기량 500cc 낮은 1.5리터 터보엔진을 기본 적용, 배기량을 줄였음에도 최고출력 166마력 최대토크 25.5kg.m를 발휘해 최고출력과 최대토크에서 우월한 성능을 보여줬다. 이후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엔 배기량을 1.35리터로 낮춘 E-Turbo 엔진까지 탑재됐으며, 이는 얼마 전 출시된 트레일블레이저에도 적용돼 뛰어난 토크성능과 연료효율로 호평을 받고 있다.

향상된 가솔린 엔진의 연비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중요한 이유다. 다운사이징 터보엔진이 탑재된 모델들이 디젤 모델 못지 않은 연비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연소 효율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는 터보차저 적용으로 파워와 연소효율을 동시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터보엔진을 적용하는 사례는 점차 늘고있다. 실제 1.35리터 E-Turbo엔진을 탑재한 말리부와 트레일블레이저는 최대토크 24.1kg.m를 발휘애 2.0리터 자연흡기 엔진 대비 높은 토크성능을 내지만, 복합연비는 각각 14.2km/l와 13.2km/l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향상된 연비는 오염물질 배출 감소에도 기여한다. 이로 인해 말리부 E-Turbo 모델과 트레일블레이저는 제 3종 저공해차 인증을 획득, 친환경 차량이 받는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서울시의 경우 공영주차장 50%할인,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할인, 주차장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를 50% 할인, 공항 주차장 20~50% 할인 등 다양한 금전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구입비용 역시 가솔린 모델 쪽이 유리하다. 동일 모델이라고 할지라도 가솔린 터보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디젤 엔진 모델 대비 통상적으로 200만원 이상 저렴하다.

가솔린 엔진의 또 다른 장점은 정숙성이다. 가솔린 모델은 디젤에 비해 진동 및 소음이 현저히 적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과 달리 매우 높은 압력에서 폭발을 일으키는 구조적인 이유로 진동 및 소음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디젤 엔진의 정숙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는 하나, 가솔린 엔진에 비할 바는 되지 못한다. 높은 효율에 반해 디젤모델을 선택했던 소비자들이 다시금 가솔린 모델을 찾게 된 연유다.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막기 위해 정차 시 자동으로 시동을 꺼주는 스탑&스타트 기능이 작동할 때도 차이를 보인다. 가솔린 터보 모델의 경우 정차 시 부드럽게 시동이 꺼지고, 재출발 시에도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일련의 과정을 동승자가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디젤의 경우 시동이 꺼지고 켜질 때 느껴지는 진동과 소음의 편차가 심해 가솔린 모델 대비 이질감이 크게 느껴진다.

뛰어난 운전 재미를 갖춘 것 역시 가솔린 엔진의 특징이다. 디젤 엔진 대비 엔진회전수를 높게 사용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가속감과 엔진음과 배기음 역시 다른 유종 차량에서는 느끼기 힘든 부분이다. 실제로 가솔린 세단의 계기반 상 레드존은 대부분 6500rpm부터 시작하는 반면, 디젤의 레드존은 4500~5000rpm부터 시작해 엔진 회전수와 질감에서 차이를 보인다. 더욱이 가솔린 엔진은 디젤 엔진보다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차체 설계 부분에 있어 무게 배분에도 용이할 뿐더러, 이를 통해 전체적인 운동성능과 제동능력에 있어서도 이점을 보인다.

이렇듯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가솔린 엔진은 디젤 엔진의 장점을 흡수해 보다 완벽한 엔진으로 진화했다.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가솔린 모델의 연비가 다운사이징 터보엔진 적용으로 개선됐으며 정숙성, 운전재미, 출력, 가격적인 메리트를 확실히 가지고 있어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이 전통적인 강세를 보인 SUV 시장에서도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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