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만원 폭스바겐 디젤 괜찮을까?' 신형 투아렉 3.0 TDI

  • 입력 2020.02.07 08:29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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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몇 가지 물음표로 시작했다.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와 배출가스 기준 등으로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하루가 다르게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시기에 디젤 엔진을 얹은 대배기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정당한가. 여기에 수입차라고는 하지만 프리미엄도 아닌 대중차 브랜드를 1억원 가까운 가격으로 산다는 게 합리적 소비일까. 기대 보단 의구심이 앞섰다.

그리고 짧지만, 서울 시내 위주로 시승을 경험한 후 첫 느낌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타이틀에는 그만한 이유가 존재한다는 것. 여기에 자동차에 전혀 관심 없는 누군가도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스포츠카와 초고가 브랜드를 소유하고 경차에서 하이퍼카까지 모든 종류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기업의 대표 브랜드가 20년 가까이 고집스럽게 명맥을 이어가는 전통의 모델이라면 답은 충분해 보였다.

지난 6일 폭스바겐코리아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3세대 신형 투아렉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신형 투아렉은 올해 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시장 출시를 계획한 4종의 SUV 라인업 중 가장 먼저 공개된 신차로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SUV 타이틀과 향후 선보일 라인업의 상품성을 예고하는 단초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 2002년 첫선을 보인 투아렉은 폭스바겐의 기술력과 브랜드의 위엄을 증명하는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완성된 그들의 야심작이다. 1세대 모델의 경우 155톤에 달하는 보잉 747기를 견인하는 강력한 파워를, 2005년에는 지구 한 바퀴를 도는 360 프로젝트로 7만 6451km를 달렸다. 칠레 안데스 산맥의 해발 6081미터 고지에 올라 자동차로는 지구상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2세대 투아렉은 죽음의 랠리라고 불리는 다카르 랠리 참가와 동시에 우승을 차지, 압도적인 성적으로 3연패를 기록하며 폭스바겐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투아렉은 지난해 7월, 2002년 1세대 출시 이후 약 17년 만에 누적 생산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밀리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번 국내 시장에 출시된 신형 투아렉은 지난 2018년 3월 베이징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신형 투아렉은 폭스바겐그룹의 세로 배치형 모듈 매트릭스 MLB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전장 4880mm, 전폭 1985mm로 이전에 비해 각각 79mm 및 45mm가 늘어났다. 여기에 전고는 1700mm로 9mm가 더 낮아져 역동적인 비율과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외관 디자인은 더욱 강렬해진 헤드램프와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길게 뻗은 보닛에서 펼쳐지는 유려한 사이드 라인 등 날렵함과 웅장하면서도 정제된 모습을 연출한다. 앞서 선보인 티구안과 동일하게 크롬 라인은 헤드램프와 연결되고 LED 시그니처 라이트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무엇보다 투아렉의 가장 큰 변화가 느껴지는 실내는 진보적 디자인의 '이노비전 콕핏(Innovision Cockpit)'을 탑재해 최고 수준의 커넥티비티를 제공하며, 디지털화된 미래 자동차 공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최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을 통해 자율주행 기능을 강화하고 최상의 안락함은 그대로 유지됐다.

전 라인업에 기본 장착된 이노비전 콕핏은 전면 디지털화된 15인치 대형 TFT 터치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경계 없이 하나로 연결되어 확트인 개방감을 전달한다. 특히 15인치 TFT 터치스크린은 터치와 제스처 인식을 통해 컨트롤할 수 있어 운전 중에도 손쉽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이용이 가능하며,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주행 속도, 엔진회전수, 연료 상태 외에도 원하는 정보를 맞춤 구성해 다양한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2분기 한정 수량으로 출시될  4.0리터 V8 엔진에 앞서 선보인 3.0리터 V6 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286마력, 최대 토크 61.2kg.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이 맞물렸고 상황에 따른 사륜구동 기능을 제공한다. 차체는 더욱 커졌으나 중량은 이전 보다 감소되어 민첩성과 연료효율성이 기존에 비해 개선됐고 여기에는 이전 대비 출력과 토크의 소폭 증대가 한몫을 담당한다.

센터 콘솔에 위치한 다이얼식 버튼을 사용해 총 7가지 주행모드를 변경할 수 있으면 노멀, 스포츠, 컴포트, 에코, 스노우, 오프로드, 인디비쥬얼 등 각각의 모드는 엔진과 변속기 및 보조 시스템의 변화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특히 사륜구동 차동기어 탑재로 상황에 따른 앞뒤 구동력 전달은 다양한 지형 조건에서 투아렉의 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투아렉은 상황에 따라 전방으로 최대 70%, 후방으로는 80%까지 분할되면서 최적의 트랙션을 확보한다.

온로드 상황에서 안정성 또한 향상됐다. 4개 바퀴 모두를 조향하는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37km/h 이하에서 앞바퀴와 뒷바퀴는 역방향으로 회전하며 좁은 도로에서 코너링이나 유턴은 더 쉬워졌다. 38km/h 부터는 앞과 뒷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회전해 민첩성이 향상됐다.

가속 페달을 밟다보면 엔진은 2250rpm에서 제대로 된 토크가 발휘된다. 초반 민첩성은 다소 부족하지만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오히려 나쁘지 않은 실력이다. 여기에 중고속까지 꾸준하게 밀어붙이는 맛은 매끄러운 변속과 함께 기대 이상의 흥미를 전달한다. 또한 이전에 비해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과 기타 소음에 대한 품질도 높아져 프리미엄에 준하는 NVH 성능 또한 만족스럽다. 이 밖에도 신형 투아렉에는 전방 크로스 트래픽 어시스트,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 차세대 능동형 안전 시스템이 기본 탑재되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트래픽 잼 어시스트,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등 다방면의 안전 및 편의 시스템 적용으로 상품성이 대폭 향상됐다.

신형 투아렉의 국내 판매 가격은 V6 디젤 엔진을 장착한 3.0 TDI 프리미엄 8890만원, 3.0 TDI 프레스티지 9690만원, 3.0 TDI R-Line 1억90만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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