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가면 쏘나타 보다 흔한 벤츠, 절대 매력 '희소성' 상실 위기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0.01.27 09:12
  • 수정 2020.01.27 09:14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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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위세는 남다르다. 작년을 기준으로 신차 시장 점유율 16%를 넘어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차가 개점 휴업 상태이고 길고 까다로운 인증으로 아우디 및 폭스바겐이 주춤하고 있어 점유율 확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벤츠는 다르다. 작년 약 8만대를 기록해 현대차, 기아차에 이어 국내 판매 3위에 올랐다.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가격과 질적 측면에서도 독보적이다. 벤츠의 호실적은 다른 수입사의 악화에 따른 상대적인 상승효과 이상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벤츠는 ‘나이 들면 혹은 돈을 벌면 결국 벤츠로 간다’는 최상위 브랜드로 이미지가 굳었고 ‘벤츠는 벤츠다'라는 차별화로 우월함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차량 특성이 달라졌다. 역동적인 특성은 BMW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여겨져 왔지만 최근 운전의 재미를 느끼는 운전자가 많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좋아졌다. 디자인의 특성에 대한 평가도 좋아졌다. 앞태와 뒤태가 전향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 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중후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 특성이 있다.

실내는 고급스러움과 클래식이 공존하고 첨단 안전장치도 풍부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다양한 세단과 SUV로 소비자의 선택폭이 넓어진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여기에 삼각별이 갖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도 있다. 그렇다면 벤츠의 이런 독주는 어디까지 가능하고, 성장은 지속할 수 있을까. 벤츠의 성장이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살펴볼 것들이 있다. 

우선은 벤츠가 서울 강남에 집중된 판매 형태로 인해 브랜드의 식상함이나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 저기 벤츠의 삼각별이 너무 자주 보이면서 가진 것 많은 계층이 가장 기피하는 희소성의 매력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수년간 수입차 수위를 달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BMW의 강력한 견제가 올해 시작 된다는 점도 벤츠의 지속 성장에 위협이 될 것이다.

BMW는 화재 사건 이전 10년 이상 국내 최고의 수입차로 군림했다. 다이내믹 특성과 세련된 디자인, 주행 감성으로 마니아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기도 하다. 외부의 시기심이 넘쳐나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 수위 그룹이 있으면 초점이 돼서 저격이 될 가능성이 작으나 워낙 독보적으로 독주를 하면서 작은 문제도 크게 보이고 관심도 집중된다. 늘 저격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리콜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국내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약한 것도 고민해야 한다. 벤츠는 상당한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이지만 사회적 기업에 걸맞는 역할과 공헌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나 아직은 매우 약하고 해외 기업이 국내에 들어와 국부 유출을 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상대적으로 BMW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BMW는 지난 20년간 국내에 드라이빙센터, 물류센터, 연구개발센터는 물론이고 사회적 공인재단인 미래재단도 열심히 운영해 국내 기업이라는 인식을 정착 시켜 나가고 있다.

BMW와 비교해 벤츠의 역할은 소소하고 미약하다. 또 하나,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도 본사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성과 대비 별도의 권한이나 실적 대비 인센티브를 받는지도 의문스럽다. 몸을 낮추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고, 국내 기업 이미지로 변신하는데 실패하고 본사의 지침에 막혀 국내 소비자를 홀대하는 일이 이어진다면 성장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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