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와 내부고발 그리고 부패 '지난 10년 자동차 최대의 스캔들'

  • 입력 2019.12.30 09:58
  • 수정 2019.12.30 13:4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더불어 강산도 변한다는 2010년대도 끝이 난다. 자동차 산업에도 수많은 우여 곡절과 변화가 있었다. 10년 전, 2000만원대 아래였던 현대차 쏘나타의 시작 가격은 2300만원대로 올랐고 그때 아반떼는 지금의 경차보다 저렴한 1100만원대에 팔았다. 수타페, 녹차라떼, 에바가루, 불자동차, 녹차 등 자동차의 결함을 빗댄 오명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배출가스 조작, 녹 발생, 연이은 화재로 수입차 CEO가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나서는 일도 2010년대  후반 자주 있었다.

2010년대 국내 최대의 스캔들은 현대차 내부 고발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16년 품질관리팀 직원 김 모 부장이 세타2 엔진과 관련된 회사 기밀자료를 빼내 권익위와 미국 국립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에 제보하면서 불거졌다. 현대차는 해당 직원을 고소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지만 제보의 신빙성이 높아졌고 담당 임원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곤욕을 치뤘다. 결국 세타엔진을 장착한 수십만대 차량의 리콜로 이어졌고 공익 신고자인 김 모 부장은 최근 권익위로부터 2억원의 신고 포상금을 받았다.

포뮬러1(F1) 유치로 모터스포츠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2010년 8월 완공된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 서킷은 초기부터 건설비를 둘러싼 수 많은 의혹으로 시작됐다. 특히 코리아그랑프리 대회의 엉성한 경기 운영과 지리적 한계의 불편으로 숱한 비난을 받았다. 결국 불과 4년 만에 코리아 그랑프리 개최권을 포기해야 했고 엄청난 적자를 남겼고 엄청난 국민 혈세가 낭비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면서 애물로 전락했다.

자동변속기의 대중화가 빨라지면서 급증한 급발진 사고의 책임을 두고 제조사와 시민단체, 소비자간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급발진 사고의 원인을 두고 수많은 자칭 전문가들이 나서 '제조사 결함'을 주장했지만 정부를 중심으로 한 민관합동 조사 결과 대부분이 운전자 과실로 판명이 나면서 논란도 사그라들었다.

한국GM 군산 공장이 철수한 것도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의 아픈 상처가 됐다. 본사인 GM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맞물려 2018년 2월 철수가 결정된 군산공장은 당시 누적 적자가 2조5000억원에 달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노사 갈등으로 생산성을 상실했고 더는 공장을 가동할 이유가 없다는 메리 바라 GM 회장의 결정으로 전격 철수가 이뤄졌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불거지기 직전 심지어 이후에도 디젤 엔진을 '클린 디젤'로 추켜세웠던 이들의 입장이 난처해지기도 했다. 심지어 수입차 협회는 디젤 게이트로 전 세계가 들썩이기 시작한 이후인 2016년 세미나를 열고 “디젤을 이용한 엔진 기술은 여전히 수송 분야 에너지 기술 중 현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 기술이며 고효율/저배기를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망한 친환경 기술"(2016년 수입차협회 세미나에서 KAIST 배충식 교수)이라고 홍보했다.

이날 연세대학교 전광민 교수는 “경유 자동차의 실도로 연비와 이산화탄소 및 오염물질 배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디젤 엔진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확한 이해를 구해야 한다”라고까지 말했다. 이런 구명 운동에도 디젤 게이트는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 제조사 전체로 확산했고 디젤엔진의 퇴출 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중국 상하이차의 먹튀 이후 주인을 잃었던 쌍용차가 인도 마힌드라를 새 주인으로 맞아들인 것도 2010년의 일이다. 1993년 국내 최초로 출범한 대우자동차판매는 2012년 자일자동차판매로 이름을 바꾸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불거지면서 경유차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된 것도 2010년대의 일이다. 일본 브랜드의 자동차 불매 운동도 2010년대 마지막 해 불거졌다.

2010년대 세계적인 스캔들로는 2014년 발생한 GM의 시동키 결함 은폐와 다카타 에어백, 앞서 언급한 2015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2018년 카를로스 곤 르노 닛산 동맹회장의 구속 그리고 2017년 닛산, 스바루, 스즈키, 마쓰다 등 일본 브랜드에서 무자격자의 품질 검사와 배기가스, 연비 측정 데이터 조작 등이 벌어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렇게 한 시대가 갔지만 여러 스캔들의 상당수는 아직까지 리콜이 시행 중이고 조사가 끝나지 않은 그래서 현재 진행형인 것들도 꽤 있다. 한편 2020년대 자동차 산업은 지금까지의 역사보다 더한 격변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대 이미 시작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경쟁과 자율주행, 커넥티드, 퍼스널 또는 비행차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미래 모빌리티 산업 주도권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