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K5 2.0 가솔린, 부드러운 승차감에 숨겨진 야성이 압권

  • 입력 2019.12.20 11:25
  • 수정 2019.12.20 11:2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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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세단의 지향점은 분명하다. 패밀리 세단에 어울리는 안락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여유 있는 공간이다. 무엇보다 운전이 편해야 한다. 더 특별한 것을 원한다면 몰라도 중형세단에 가장 많이 올려지는 파워 트레인이 2.0 가솔린이다. 앞서 시승한 1.6 터보에서 충분히, 그리고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됐다고 보고 디자인, 실내의 구성에 대해서는 생략한다.

기아차 신형 K5 스마트 스트림 G 2.0 가솔린 엔진의 특성 그리고 첨단 기능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스마트 스트림 G2.0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 토크 20.0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있다. 시승차는 최고급 트림인 시그니처(3060만원, 개소세 감면 적용)에 모든 선택 품목이 적용된 모델이다.

4000만원에 근접하지만 프레스티지(2592만원) 트림에 드라이브 와이즈, 10.25인치 내비게이션 정도만 추가하면 3000만원대 아래로 뚝 떨어진다. 옵션의 구성으로 봤을 때 적당한 가격이다. 18인치 타이어를 기준으로 연비도 뛰어나다. 복합 연비 12.7km/ℓ(도심 11.3, 고속도로 14.8km/ℓ).

성능 수치가 쏘나타하고 비슷한데 연비 수치는 크지는 않아도 조금 낮다. 외관 디자인의 특성상 에어로다이내믹 효율성이 조금 낮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2.0 가솔린 역시 쏘나타하고 비교해 거동감에 차이가 있다. 선이 굵은 주행 질감을 갖고 있다. 쇽 업소버, 서스펜션, 섀시의 튜닝이 무르기로 따지면 하드한 편이다. 그래서 좋다. 스포티한 감성이 강조되고 선회를 하거나 급가속을 할 때, 차로를 변경할 때 민첩하고 균형감 있게 거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플랫폼을 비롯한 하체가 매우 견고하고 촘촘하게 잘 짜여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말랑말랑 한 것보다 기계적이고 다소 거칠게 반응하는 것들, 그리고 피드백이 분명한 점,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 그래도 1.6 터보와 같은 맥퍼슨 스트럿, 멀티링크로 서스펜션의 구성에도 조금은 부드러운 특성이 있다. 부드럽지만 그 안에 스포티한 감성이 숨겨져 있어 스포츠 모드나 컴포트 모드에서 가속을 하면 제법 성깔을 부리는 것도 재밌다.

가속 페달, 운전대의 반응도 빠르고 정확하다. 스티어링 휠이 속도에 맞춰 조향력을 조절하는 MDPS 타입이어서 1.6 터보하고 다른 느낌이 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특별한 차이는 없다. 지나치게 예민하지 않다면 모르고 지나칠 일이다. 라이드와 핸들링, 특별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이고 무난하다.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레버에 손을 올리고 메뉴얼 모드로 잡아채면서 가속을 즐기는 재미도 없다. 요즘 추세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으니 그런 재미를 포기하고 적응을 하는 것이 빠를 듯 싶다. 운전하면서 가장 유용했던 것이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시인성이 좋을 뿐 아니라 위험 구간, 주정차 금지구간, 후측방 정보, 길 안내, 속도 등 온갖 정보가 표시된다.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전방 주시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운전 집중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신형 K5의 가장 큰 장점은 지금 현존하는 최첨단 기능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필수 옵션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이 드라이브 와이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정차&재출발), 전방 충돌방지 보조 (교차로 대항차, 사이클리스트),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후방교차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 같은 교통 상황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설정한 속도에 맞춰 항속하고 앞차하고 간격이 좁혀지면 알아서 감속하고 또 멀어지면 다시 설정된 속도로 가속을 한다.

일반 도로에서는 정지 후 재출발을 하려면 속도 조절 버튼이나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하지만 고속도로 운전지원시스템(HDA)은 그런 수고까지 덜어준다. 앞차가 출발하면 알아서 따라간다. 안전 구간에서는 규정 속도에 맞추고 선회 구간에서는 알아서 감속한다.  12.3인치나 되는 대형 클러스터는 앞차와의 간격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끼어드는 차량에 완벽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정체 구간에서 특히 유용하다.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ADAS)과 어울려 사고를 예방하는데 필수적인 옵션이다. 최고급 트림에 모든 옵션이 다 적용된 만큼 시승 차에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크렐 사운드, 스마트 커넥트, 파노라마 선루프,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 엠비언트 라이트, 디지털 키,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등 온갖 편의 사양이 가득하다.

더 유용하고 재미있는 첨단 기능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날씨와 연동해서 배경이 바뀌는 12.3인치 클러스터다. 아날로그 테마도 선택이 가능하지만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서 혹은 기호에 맞춰 클러스터의 구성이나 컬러를 더 다양하게 꾸밀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자동차 안에서 집 안에 있는 가전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는 카투홈, 미세먼지를 차단해주는 기능도 보인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시스템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끝까지 길 안내를 해주는 하차 후 최종 목적지 안내 시스템과 카카오i 음성 인식 기능이다.

하차 후 최종 목적지 안내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목적지에 바로 주차했을 때야 상관없지만) 다시 스마트폰 지도앱에 최종 목적지를 다시 설정하고 찾아가는 수고를 덜어준다. UVO 서비스를 통해 증강현실로 실제 주변 영상을 보면서 최종 목적지를 찾아 갈 수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다시 휴대폰에 목적지 입력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카카오i 음성인식 기능도 다양해 졌다. 길안내나 전화걸기, 주요 뉴스 듣기 같은 단순한 명령 처리에서 창문을 올리고 내리고, 공조장치 같은 것도 시원하게, 따뜻하게와 같은 자연어까지 알아 듣는다.

그렇다고 일상적인 음성까지 알아듣고 명령을 수행하지는 못한다. 아직은 정확도가 떨어지고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시스템도 유용했다. 비좁은 공간에 주차를 하고 내리고 탈 때의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조향을 하고 장애물이 있으면 멈추고 더 위험하다 싶으면 아예 시동을 꺼 버린다.

<총평>

신형 K5의 사전 예약 돌풍이 불고 있다. 세단 시장이 SUV 한테 밀려서 최근 몇 년 고전을 했는데 현대차 쏘나타, 그랜저, 기아차 K7에 이어서 K5까지 부분변경이나 신차가 나오면서 반격을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SUV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무난한 승차감과 쉬운 운전 그리고 생김새에 나타나는 세련미 때문인지 세단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아차는 그런 소구점에 맞춰 신형 K5를 알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20, 30대의 구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2300만원대로 시작해 옵션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주효했다. 경쟁차와 비교해 저돌적인 외관을 갖고 있는 것도 젊은층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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