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명? 도요타 아키오의 2019 도쿄모터쇼 '흥행 참패' 우려

  • 입력 2019.10.24 10:14
  • 수정 2019.10.28 20:2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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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요타 아키오 일본 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은 2019 도쿄모터쇼 관람객 목표를 100만 명으로 잡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터쇼 관람객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키오 회장의 100만 명 목표는 무리라는 지적이 일본 현지에서도 나오고 있다.

1월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시작으로 올해 개최된 상하이, 제네바, 프랑크푸르트까지 대부분도 흥행에 참패했다. 자동차 강국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관람객도 이전보다 30% 이상 급감한 56만 명에 그쳤다.

격년제로 열리는 도쿄모터쇼의 2017년 관람객 집계도 77만 명에 그쳤다. 2015년 81만 명에서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지난 3월 부산에서 열린 2019 부산모터쇼의 관람객은 62만 명이다. 도쿄는  인구 1300만 명의 대도시다. 이 때문에 도요타 자동차의 수장이기도 한 아키오 회장의 100만 명 목표는 무리라는 지적이 일본 현지에서도 나오고 있다.

현장은 어땠을까. 23일 프레스데이에 이어 24일 다시 한번 둘러봐도 도쿄모터쇼에 관람객이 몰려들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일본 브랜드 이외의 수입차는 벤츠와 르노가 전부고 전시장은 분산돼 있고 눈에 띄는 월드 프리미어도 찾아볼 수 없어 둘러보는 것이 민망할 정도다.

벤츠는 국내 시장에도 출시된 EQC, 모터쇼마다 단골처럼 등장하는 EQS 콘셉트를 무대에 세웠고 르노는 5세대 클리오와 메간 그리고 트윙고가 전부였다. 말 그대로 동네잔치 그들만의 리그였다. 화려한 조명과 역동적인 연출로 무대를 꾸미는 여느 모터쇼와 다른 분위기도 느껴졌다.

대부분은 건조한 분위기로 무대를 꾸몄고 화려한 퍼포먼스도 보이지 않았다. 일반 관람이 시작되면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오죽하면 일본에서조차 "참가업체들의 열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난할 정도다. 모터쇼에서 관람객이 가장 몰리는 슈퍼카 브랜드는 전멸했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마세라티, 포르쉐 등 일본의 자동차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를 찾아볼 수 없다.

현지에서 만난 일본 기자는 "도쿄모터쇼는 전통적으로 슈퍼카를 찾는 마니아가 분위기를 이끌었다"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와 슈퍼카 브랜드가 단 한 곳도 참가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모터쇼 흥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전시장이 분산된 것은 치명적이다. 도쿄 빅 사이트를 중심으로 비교적 잘 짜인 동선을 따라 관람이 편리했던 예년과 다르게 올해 모터쇼는 무려 1.5km나 떨어진 아오미(Aomi)에서 분산 개최됐다. 조직위는 관람객 이동 편의를 위해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장시간 줄을 서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조직위는 고등학생 이하 무료입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과 레이싱카 공연, 자율주행 및 친환경차 시승, 미래 자동차 기술을 체험하는 퓨처 엑스포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통해 관람객을 끌어들이겠다고 했지만 말과 다르게 준비된 것들이나 진행이 허술했다.

예를 들면 오픈 로드의 한쪽 비좁은 공간(길이가 10m 남짓한)에 마련된 퍼스널 모빌리티 체험이 대표적이다. 현지 매체가 지적한 것처럼 다분히 형식적인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그런데도 조직위는 한술 더 떠 "도쿄모터쇼의 흥행이 세계 모터쇼의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모터쇼 전체의 구성, 참가업체의 수와 수준, 의욕적으로 준비한 부대 행사의 내용으로 봤을 때 100만 명은 커녕 흥행 참패가 뻔해 보였다. 2017년 기록한 77만 명도 허물어질 분위기다. 덕분에 올해 도쿄모터쇼 취재는 번잡하지 않고 여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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