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7 프리미어와 셀토스, 르노삼성 QM6의 놀라운 반전

  • 입력 2019.10.02 08:1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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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중에는 어떤 대항마가 나와도 꿈적하지 않는 넘사벽 모델이 있다. 수 십 년간 세그먼트 지존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델, 준중형 아반떼, 중형 쏘나타, SUV는 싼타페 따위다. 바로 아랫급에서는 투싼과 스포티지가 경쟁하고 더 낮은 체급의 소형 시장에서는 티볼리가 오랜 시간 왕좌로 군림해왔다. 자리를 넘보기는 커녕 끼어들기도 쉽지 않은 철옹성들이다. 

사정이 달라진 듯 하다. 만년 2위에 머물렀던 모델들의 유쾌한 반전으로 최근 이런 정설들이 깨지고 있다. 9월까지의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12만726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실적보다 0.9% 줄었다.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에 복잡한 사정이 있었고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감소 폭을 최소화했고 따라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는 기라성 같은 모델들의 벽을 허물어 버린 신차들의 역할이 컸다. 최근 출시된 신차 가운데 가장 돋보인 모델은 기아차 부분변경 K7 프리미어다. 9월 6176대가 팔린 K7 프리미어는 준대형 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현대차 그랜저(4814대)를 제치고 3개월 연속 이 부문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기아차에 따르면 주력인 2.5 스마트 스트림 엔진에서 잡음이 들리기는 했지만, 리콜 등 발 빠른 대처로 판매에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아쉬운 것은 K7 프리미어의 생산 한계다. 월 생산 가능 대수가 6000대 남짓에 불과해 더는 볼륨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셀토스도 기막힌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7월부터 본격 출고를 시작한 셀토스는 8월과 9월 6109대씩을 팔아 현대차 코나(3636대), 쌍용차 티볼리(2125대)를 여유 있게 따돌려놨다. 경쟁차와 비교해 가격이 높고 코나와 티볼리의 벽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셀토스의 인기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 이상으로 상품의 질과 고급스러움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판매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9월 판매의 최고 반전 드라마는 4048대나 팔린 르노삼성차 QM6다. QM6는 쏘렌토(3743대)를 제치고 싼타페(7813대)에 이어 중형 SUV 순위 2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3%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에도 4507대가 팔렸던 QM6 반전의 비결은 LPG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일한 LPG SUV 모델인 QM6 LPe는 전체 QM6 가운데 62.2%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덕분에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도 총 2만9662대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 누계보다 41.4%나 증가했다.

자동차는 연식변경 또는 부분변경 그리고 신차 출시 일정에 따라 판매 실적의 변동성이 크다. 가령 신차 출시가 임박하면 경쟁 모델의 판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하기도 하고 또는 프로모션에 따라서 반짝 성과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올해에는 만년 2위 또는 그 이상의 서러움을 털어내는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K7이 그랜저를 잡고 셀토스가 소형 SUV 시장을 평정하고 QM6가 쏘렌토를 제치는 반전의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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