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 냄새가 좋다는 앞집 청년의 '위험한 취향'을 막았다

  • 입력 2019.10.01 13:0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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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과 동시에 중소기업 취업에 성공한 최상승 군(27세. 가명). 첫 월급을 받은 직후부터 새 차 고르기를 시작했다. 가끔 마주칠 때마다, 연령대, 연봉, 주말이면 여자 친구가 있는 청주까지 장거리를 오가는 용도로 딱 맞는 모델, 세단이냐 SUV냐를 골라 달라며 성가시게 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차를 사는 것보다 빌려 타는 '카 쉐어링' 더 이용하지 않느냐 했더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새 차 냄새가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이 탄 차는 새 차 냄새가 안 나고, 그래서 새 차를 사고 싶단다. 어릴 때 새벽, 막 배달된 신문에 코를 대고 맡던 냄새야 그렇다 치고 새 차 냄새가 좋다니, 그래서 꼭 새 차를 사겠다니.

새 차를 사야 하는 이유가 기괴했지만, 세상 참 별의별 취향을 가진 사람이 다 있네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새 차를 사고 안 사고는 상승 군 마음이지만 방역차 꽁무니 쫓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는 얘기를 한 참 해 줘야만 했다. 잘 들어, 상승 군처럼 대부분 역겹게 생각하는 새 차 냄새가 좋다는 사람이 제법 있다.

그러나 새 차를 탔을 때 실내 구성품의 각종 소재에서 분출되는 유해 화학물질에 의한 과민 반응으로 호흡 곤란이나 알레르기 증세가 나타나는 신차 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더 많다. 따라서 냄새 제거는 신차 인수 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자동차 실내에는 폴리 우레탄, 폴리에스터와 같은 합성 소재가 가득하다. 친환경 소재라는 것들도 대부분은 화학물로 접합을 하거나 구부려 모양을 만들고 틈을 메운 것들이다. 

가죽시트라는 것도 대부분 인공 소재다. 플라스틱과 실런트, 이렇게 자동차 실내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소재 대부분이 유해물질을 대거 방출한다. 이런 소재에서 방출되는 대표적인 유해물질이 VOC(휘발성 유기화합물)라는 것이다. VOC는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하는 유기화합물이지만 자동차와 같이 밀폐된 환경에 노출되면 암을 유발하고 호흡기, 두통, 관절 및 근육통 등을 일으킨다.

자동차와 같이 밀폐된 환경에서 VOC에 장시간 노출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어린이는 특히 위험하고 산모나 노약자에게도 치명적이다. 기온이 높거나 햇볕이 강해지면 VOC 증발량도 따라 증가하게 된다. 여름철 새 차 냄새가 더 강한 이유다. 고온으로 히터를 켜 차 안 온도를 높인 후 환기를 시키거나 전문업소를 이용하거나 직접 구매한 제거제로 쉽게 냄새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그렇게 했더라도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 VOC의 증발과 함께 다시 냄새가 날 수 있다. 요즘은 제조 단계에서 역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미리 조처하거나 고객 인도전 제거 작업을 해 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신차를 구매했을 때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 냄새 제거다. 가장 효과적으로 빠르게 새 차 냄새를 없애려면 자주 환기를 시켜 주는 것, 상승 군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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