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전환 폭스바겐과 BMW, 벤츠 독주에 강력한 견제 시작

  • 입력 2019.09.03 08:00
  • 수정 2019.09.03 08:1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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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게이트와 화재 사태로 잔뜩 몸을 사려왔던 폭스바겐과 BMW가 명예 회복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반일 감정으로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무주공산 수입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5년 불거진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불거진 이후 주력 모델의 인증이 취소되고 판매가 중단되는 등 최대 위기를 겪은 폭스바겐은 지난해부터 티구안과 파사트, 아테온을 차례로 투입하며 재기를 도모했다. 재고 떨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제한적 물량을 공급하며 판매를 재개한 이들 모델은 모두 완판이 됐다.

최근 본격적으로 판매 재개를 선언한 폭스바겐은 신형 티구안을 시작으로 티구안 올스페이스, 투아렉, 티록, 테라몬트 등 총 5개의 SUV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티구안과 투아렉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모델이어서 폭스바겐의 반전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티구안은 디젤 게이트가 불거지기 이전, 수입차 시장에서 월간 판매량 순위 1, 2위를 다투던 SUV로 본격 판매가 시작되면 벤츠 E 클래스가 독주하고 있는 판세에 영향을 줄 것이 확실하다.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주목을 받고 있다. 폭스바겐은 파격적인 금융 프로그램과 함께 수입차 업계에서는 드물게 신차 교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공세를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이다.

BMW는 지난해 불거진 화재 사태 이후 실추된 신뢰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사인 벤츠와 달리 수입차 업체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규모있는 국내 투자와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 온 BMW는 부품물류센터와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에 신규 투자를 단행, 고용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BMW 관계자는 "화재 사태 이후 특히 서비스와 관련된 내부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면서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개선할 수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한국 고객들이 수입차에 대해 가장 많은 불만을 느끼는 서비스 부문에서 만족한 수준의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비스 공급 용량을 향수 3년간 1.5배로 늘려 언제 어디서든 고객 불편없이 대응이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고객이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의 확대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과 BMW의 부활 행보가 본격화되면 메르세데스 벤츠의 독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폭스바겐과 BMW의 판매가 주춤하면서 벤츠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올해 7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31.42%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벤츠의 시장 점유율은 28.5%였고 2018년 전체 점유율은 27.15%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판매된 수입차 10대 가운데 3대 이상이 벤츠라는 얘기"라며 "특정 수입 브랜드에 이 정도로 수요가 몰리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현상"이라며 "시장을 나눠 가졌던 강력한 경쟁사가 주춤한 사이 벤츠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됐지만 폭스바겐과 BMW가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폭스바겐과 BMW는 비슷한 시기에 신차 출시 및 투자 계획 등 분위기 반전을 위한 미디어 대상 행사를 성대하게 가졌다. 한 때, 수입차 시장의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삼파전을 벌였던 폭스바겐과 BMW 그리고 벤츠가 어느 때보다 큰 싸움을 벌일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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