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추가? 상황 파악 못한 르노 부회장
라인업 추가? 상황 파악 못한 르노 부회장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2.06.27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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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그룹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 그룹운영 책임자(COO)

프랑스 르노그룹의 최고운영책임자인 카를로스 타바레스 부회장이 방한해 27일 "르노삼성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라인업 확대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 모델로 소형 크로스오버 모델을 2013년 출시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방한 목적이 "부품국산화율 80%, 품질 및 제품경쟁력 강화 등 회사의 2012 리바이벌 플랜 달성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르노삼성차 직원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전략은 르노삼성차가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최근 겪고 있는 부진한 상황이 새로운 라인업 추가로만 해결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0년간 최고의 품질을 기반으로 10연속 고객품질만족도 (CSI)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르노삼성차를 자랑스럽게 치켜세웠지만 최근의 상황은 예전과 크게 다르다.

최근 마케팅인사이트가 발표한 품질 스트레스에서 르노삼성차는 지난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7년 르노삼성차의 품질 스트레스는 0.97로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낮았지만 지난 해에는 1.79로 쌍용차에 이어 5개 업체 가운데 4위에 오르는 수모를 당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르노삼성차를 사고 난 후 품질에 대한 스트레스를 쌍용차 다음으로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르노삼성차가 팔리지 않는 이유가 라인업 부재가 아닌, 바로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그만큼 증가한 때문임을 보여준 결과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지난 한해 동안 전년 대비 9% 줄어든 24만6595대를 판매해 매출액 4조9815억원, 영업손실 214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판매량은 더 많이 감소할 것이 확실하고 따라서 적자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각 모델에 대한 불만도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품질 불만으로 르노삼성차의 핵심 볼륨 모델인 SM5는 지난 달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3%나 감소한 2455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역대 최저 실적이며 의욕적으로 출시한 SM7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은 396대, QM5는 385대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전체 내수 역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소형 크로스오버를 시장에 내 놓겠다는 하는 것도 악수가 될 공산이 크다. 당장 투입한다 해도 판매에 확실한 도움이 될지 가름하기 어렵지만 SUV 시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순수 국산 모델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SUV라인업 추가라는 전략만으로는 르노삼성차의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내부 조직을 정비하는 일도 시급하다. 프랑스아 프로보 사장의 전임자였던 장 마리 위르띠제 사장과 홍보책임자의 갑작스러운 사퇴와 관련해 어수선한 소문이 계속 나돌고 있고 마케팅은 물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전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의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역량을 갖춘 영업인력들이 회사를 떠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에 대해 타바레스 부회장이 극구 부인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에 지급하고 있는 비용도 르노삼성차에는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차가 적자에 허덕이고 부진에 빠져도 르노와 닛산을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반정서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의 이해되지 않는 수익구조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최근 칼럼에서 "르노삼성차가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은 한계에 달했다"고 말하고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판매율을 높이지 못한다면 여러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인업을 추가하는 것보다 외면받기 시작한 품질 수준을 높이고 서비스 만족도를 개선하는 한편, 흐트러진 조직을 다시 추스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타바레스 부회장의 이번 방한 목적이 르노삼성차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10년 연속 품질만족도 1위의 성과를 자축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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