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탱크 폭발 교훈, 수소전기차 안전 '자만하지 말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9.05.26 08:37
  • 수정 2019.05.26 08:57
  • 기자명 김필수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20여년 동안 자동차는 인간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시켜주는 주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런 과정에서 자동차의 여러 기술 가운데 첨단장치를 활용한 예방 차원의 능동식 안전장치는 이전과 차원이 다르게 진화했다. 그런데도 자동차에 의한 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운전은 안전을 전제로 하는 배려와 양보 운전이 중요하고 자동차의 관리적 측면이 강화돼야 하고 메이커는 더욱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정부와 지자체도 선진 인프라와 제도적 보완을 통해 사고 자체를 방지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자동차 자체의 안전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특정 연료에 대한 불안감도 그중 하나다. 최근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대표적이다.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수소 연료전지차와 수소 충전소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사고가 발생한 수소탱크는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수소전기차의 재질과 다른 일반 강철이라는 점에서 우려할 것이 아니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속속 나왔다. 

그러나 일정 압력이 이상이 되면 탄소섬유든 수소가 자동으로 배출되는 안전장치가 있어도 언제든지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혹시라도 사고가 났을 때 위험성의 정도와 피해가 다른 어떠한 연료보다 무섭다는 간접적인 공포감을 준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수소전기차와 수소충전소가 빠르게 증가하면 위험성 역시 높아질 수 있다. LPG 차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고속도로에서 접촉사고 후 발생한 화재로 탑승객 두 명이 모두 사망했다. LPG 탱크의 충격에 따른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였던 만큼 안전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사례가 됐다.

수소차를 포함한 가스체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는 오래되면 탱크의 내구성이 떨어지고 이음새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가스공급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며, 사고로 인한 충격이 핵심부품의 안전에 영향을 주면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연료보다 안전을 자신할 수 없는 것이다.

3년 전에는 관광버스가 경부고속도로 대구 근방 인터체인지로 빠져나가면서 콘크리트 비상 분리대에 충돌과 함께 옆면에 비껴가면서 디젤 연료탱크에 불꽃이 발생해 폭발성 화재가 이어져 탑승객 14명이 모두 사망하는 최악의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휘발유는 기화성과 발화 특성이 디젤보다 높아서 더욱 위험한 연료이고 관련 사고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이 현실이다. 재작년 미국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고급 전기차 테슬라 모델X는 역광으로 신호를 잘못 인식한 센서의 오류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충격으로 배터리의 폭발성 화재가 발생,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따라서 전기차도 배터리의 충격으로 인한 과열과 폭발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약 7년 전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 발생한 CNG 버스 폭발사고도 아직 큰 충격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다. 이전까지 안전에 자신을 했던 정부의 안일한 인식이 도마 위에 올랐고 안전한 자동차 연료는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했다. 

보급 대수가 늘고 노후화된 차량이 많아지면 어떤 형태의 사고든 발생을 하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 반짝 대응을 했다가 다시 잠잠해지는 우를 반복적으로 범하고 있다. 좀 더 안전하고 세밀하게 안전조치와 교육이 필요하고 다시는 관련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항상 관리하는 시스템이 요구된다. 

강릉에서 발생한 수소탱크 폭발사고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는 '수소전기차는 안전하다'는 식의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면피성 발언만 하지 말고 더욱 안전하고 철저한 준비로 만일의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 어느 분야이고 100% 안전한 자동차, 연료는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