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산 스프린터를 미국산으로 속인 벤츠의 사기 광고 덜미

  • 입력 2019.04.11 08:29
  • 수정 2019.04.11 08:3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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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가 미니밴 스프린터(사진)의 원산지를 허위 또는 과장 표시해 광고했다가 들통나는 일이 발생했다. 기업의 부정, 허위, 과장된 사기성 광고를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비영리 단체 TINA(Truth in advertising)는 현지 시각으로 9일, "메르세데스 벤츠 스프린터가 원산지를 속여 거짓 광고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TINA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스프린터를 마치 미국산 제품인 것처럼 거짓 광고를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독일에서 수입된 차량을 마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벤츠의 공장에서 생산된 미국산 모델로 착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TINA는 미국에서 판매된 스프린터 2390대의 차대 번호(VIN)를 모두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독일에서 생산된 것들임을 확인했다. 차대번호에서 생산지를 표시하는 시퀀스의 11번째 숫자 90%가 독일 루드비히스펠데(루드비히스펠데)에 있는 벤츠의 공장에서 생산된 것들임을 표시하는 'P' 또는 'N'이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 참고)

만약 벤츠가 광고한 것처럼 스프린터가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생산된 것들이라면 'T'로 표시됐어야 했다. TINA는 미국에서 판매된 대부분의 스프린터는 독일에서 수입된 것들로 확인된 만큼  원산지를 착각할 수 있는 광고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벤츠가 이 사기성 광고를 계속 내보낼 경우 미국 연방 통상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 등 정부 규제 기관에 조사를 의뢰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벤츠는 TINA의 경고에 즉각 몸을 낮췄다. TV와 라디오 SNS 등을 통해 내보내던 광고 등을 수정하거나 중단한 것.

TINA는 벤츠의 조치는 당연하다면서도 FTC에 고소는 하지 않겠지만 소비자 피해 내용에 대한 보상 요구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 USA는 2018년 9월부터 스프린터의 광고에 1600만달러(182억 원)을 TV 광고에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마치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인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했고 이를 통해 차량을 구매했다면 허위 과장 광고에 따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TINA는 "미국 소비자의 상당수가 미국산을 선호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 광고를 보고 더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스프린터를 구매했다"며 "많은 소비자가 벤츠의 사기 광고에 피해를 봤다고 볼 근거는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미국산으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의 내용과는 판매된 스프린터의 대부분이 독일산으로 드러나면서 벤츠는 향후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본 소비자들의 피해 보상 요구에 시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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