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건은 왜 안 팔릴까, 변종차의 무덤에서 벗어날 방법은

  • 입력 2019.01.22 15:24
  • 수정 2019.01.22 15:31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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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 해 동안 국내 완성차 5개사가 판매한 자동차는 총 823만1418대로 전년 대비 0.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인기는 국내서도 이어져 SUV, MPV 등 RV 판매는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경차를 비롯 세단 판매는 소폭 감소했다. 특히 해치백과 왜건 등 이른바 '변종차' 판매는 르노 클리오, 현대차 벨로스터, i30 등 신차들의 등장에도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자료에 근거한 카이즈유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로 등록된 승용차는 156만5328대로 나타났다. 이들 중 외형별로는 세단이 44.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이어 SUV가 35.6%로 뒤를 이었다. 다음은 해치백, RV, 픽업트럭, 컨버터블, 쿠페, 왜건 순서다. 차급별로는 중형의 비율이 34.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준중형, 준대형, 대형, 소형, 경형 순이다.

세단 중에서는 현대차 그랜저가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하고 SUV는 싼타페, 해치백은 기아차 모닝, RV는 카니발, 픽업트럭은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컨버터블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 쿠페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쿠페, 왜건은 볼보 V90이 각 외형별 1위를 나타냈다.

이들 중 해치백만 따로 살펴보면 기아차 모닝이 5만9397대를 기록 1위를 차지하고 쉐보레 스파크가 4만544대, 아이오닉 9563대, 볼트 EV 4718대, 미니 해치백 4271대 순으로 기록됐다.

이어 사실상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해치백 형태의 차량인 현대차 i30는 한 해 동안 3225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년 대비 30.3% 감소하고 르노 클리오 역시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약 7개월에 걸쳐 3579대 판매에 그쳤다. 다만 벨로스터는 완전변경모델의 출시와 고성능 'N' 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약 20배 늘어난 3233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그랜저가 11만3091대, 싼타페가 10만6428대 판매한 것과도 비교되는 수치다.

해치백 뿐 아니라 실용성을 강조한 자동차 문화를 자랑하는 유럽에서 인기있는 왜건의 국내 판매는 더욱 초라하다. 국산차 중에는 i40가 98대 판매에 그쳤고 수입차 중 볼보 V90이 642대, V60이 257대, 푸조 308 32대, BMW 3시리즈 5대에 멈췄다. 이는 지난 한 해동안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컨버터블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1071대, 포르쉐 박스터(716대)와도 비교된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에서 해치백과 왜건 등 변종차 판매 활성화의 가능성은 전혀 찾을 수 없는 것일까. 답은 실용성과 공간 활용성 뿐 아니라 나름의 특화된 상품성을 갖춰야 하는데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판매된 해치백 모델 중 르노 클리오와 현대차 벨로스터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르노 클리오는 라인업에 새롭게 투입된 신차임을 감안하고 이전 해치백 전체 판매량을 비교해 볼 때 판매실적 이상의 가치를 증명했다. 또한 현대차 벨로스터는 전년 대비 약 20배에 달하는 눈에 띄는 성적으로 해치백의 가능성을 검증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실용성과 함께 운전의 재미를 강조하고 실제 구매층인 20~30세대들에게 이를 강조하는 홍보 및 마케팅을 활발히 펼쳤다는 것. 이제 자동차도 제품이 갖는 고유의 상품성 뿐 아니라 문화와 트랜드를 강조하는 마케팅과 차급을 뛰어넘는 다목적성이 필요할 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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