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자동차에는 눈에 보이지 않은 수많은 구멍(Hole)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멍은 각종 자동차 부품을 장착하기 위한 볼트자리는 물론 차체 내부공간의 배수를 위한 구멍 외에도 차량 경량화 및 충돌사고 시 충격을 흡수해 충돌로 인한 차체의 내부응력(충돌 등으로 발생되는 외부 힘에 의해 차체 내부에 생기는 압축응력)을 해소하기 위해 설계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이러한 구멍들은 범퍼나 팬더 등 외부 패널뿐 아니라 차체의 골격까지 변형되는 큰 사고로 인해 차체를 수리할 경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차체가 변형된 사고차를 완벽하게 복원 및 수리(Body Repair)를 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제조사가 제공하는 차종별 차체치수도를 바탕으로 각종 계측기를 이용해 손상부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리과정에서도 제대로 수리가 되었는지 측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모노코크 차체의 경우 서스펜션이 차체에 직접 또는 서브프레임을 통해 장착되므로 부착위치가 틀어지거나 차체의 변형이 제대로 수리되지 않으면 휠 얼라인먼트가 변형되어 주행중 차체쏠림이나 핸들 떨림, 타이어 편마모 등 이상현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 외에도 도어 개폐상태 불량, 패널의 단차 및 간극이 발생하거나,누수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차체 하부의 크로스멤버 지지점 등 각종 하체 부품의 장착 포인트와 배수구멍 등 차체에 뚫린 다양한 구멍들과 스폿용접점 등은 차체수리과정에서 차체구조물간의 거리(차체치수)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기준점이 됩니다.
참조점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기준점은 차체수리 매뉴얼의 차체치수도에 위치와 참조점간의 거리 등이 표시되어 있는데, 수동 또는 자동계측기를 통해 실제 측정된 값과 차체치수도를 비교해 차체가 완벽하게 복원되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가 한의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인체모형에 다양한 경락 및 경혈점이 표기되어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한의학에서는 12경락을 포함한 14경 총 360개의 경혈(지압점)이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의 경우 일반적으로 프런트 바디와 리어바디, 사이드바디, 언더바디, 차량 실내 , 크로스멤버 등 6개부문에 100여개 내외의 참조점이 있습니다(현대 그랜저 IG의 경우 108개).
또한 사람이 척추를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이루는 것처럼 자동차도 바닥면(Under Floor) 중심선을 기준으로 좌우대칭을 이뤄야 합니다. 차체수리매뉴얼의 차체치수도에는 이러한 참조점간의 직선거리와 평행거리, 대각선 길이 등이 자세히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고차 수리할 때 벤치프레스에 차체를 고정하고 참조점에 지그(Jig)를 설치하거나 계측을 위한 센서를 부착한 다음 인장기둥이나 바닥 등에 체인을 설치해 변형된 부위를 당겨 원래의 치수와 동일하게 차체를 복원하거나 차체의 일부를 잘라내고 새 부품을 용접하는 방법으로 수리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