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어코드 터보 '실용성에 빛나는 숨은 진주'

  • 입력 2018.08.14 08:37
  • 수정 2018.08.14 08:38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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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눈매, 최신 트랜드가 반영된 패스트백 디자인, 전고를 낮추고 전폭과 휠베이스를 늘려 군더더기 없는 차체는 한 눈에도 날렵한 주행성능을 뽐내는 스포츠 세단이다. 넓고 얇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비롯 곳곳의 크롬 도금과 고급스러운 소재가 적용된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쾌적하다. 공조장치 다이얼 버튼 하나를 만져봐도 사용자를 배려한 세심함과 우수한 마감 품질은 차량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 자칫 제원만 보고는 구한말 선입견에 사로잡혀 차체 대비 낮은 배기량에 노파심이 앞설 수 있겠으나 저속에서 높은 정숙성과 중고속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차체를 밀어붙이는 달리기 성능을 체감해보면 쓸데없는 기우는 싹 사라지겠다.

지난 5월 국내 출시된 혼다의 10세대 어코드 시리즈 중 막내 격 모델인 어코드 터보(1.5 터보)는 기존 대비 더욱 강력해진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실용성과 스타일 개선이 주요 포인트다. 형제 모델인 터보 스포츠(2.0 터보)와 하이브리드가 각각 파워와 효율성을 주된 무기로 장착했다면 어코드 터보는 가장 합리적 가격으로 10세대 완전변경 어코드를 경험할 수 있는 모델로, 기존 2.4 모델을 대신한 강력한 터보의 성능과 저렴한 유지비 등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어코드 터보의 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의 크기가 각각 4890mm, 1860mm, 1450mm에 휠베이스 2830mm로 동급 경쟁 모델인 토요타 신형 캠리와 닛산 알티마 등과 견줘도 가장 여유롭다. 특히 실내 공간을 가늠하는 휠베이스의 경우 신형 캠리보다 5mm, 알티마와 비교해 55mm가 긴 만큼 시원스러운 공간을 구성한다.

외관 디자인은 혼다의 슈퍼카급 콘셉트카 NSX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헤드램프가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혼다의 새로운 패밀리룩 '솔리드 윙' 디자인이 적용된 단단한 이미지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전면부 매끈하고 강인한 보닛 디자인이 더해져 한층 뛰어난 존재감이 발휘된다. 또한 넓어진 전폭에서 오는 안정감은 이러한 요소들을 잘 아우르며 차량을 더욱 고급스럽게 연출한다. 여기에 시인성이 우수하고 효율이 높아진 풀 LED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을 적용한 부분도 장점이다.

측면부는 전형적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루프에서 트렁크 끝단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라인이 역동적 이미지를 연출한다. 또 이전 대비 더 낮아진 전고와 길어진 휠베이스로 인해 안정감 또한 살짝 엿보인다. 후면부는 혼다의 새로운 시그니처 라이트로 여겨지는 'ㄷ'자형 테일램프가 매끈한 바디라인과 곧잘 어울리며 한층 입체적이고 넓은 느낌을 완성한다. 어코드 터보와 어코드 터보 스포츠는 외관상 전면부에서 다크 크롬 그릴과 혼다 센싱이 적용된 박스, 트렁크 스포일러 등으로 구별된다. 터보 스포츠가 트림 명 그대로 더욱 스포티한 면이 강조됐다면 상대적으로 일반 터보는 군더더기 없는 단순함이 특징이다.

실내는 이전 세대의 다소 복잡하고 어수선했던 것에서 넓고 얇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바탕으로 곳곳에 크롬 도금, 검은색 가죽과 짙은 색 원목 느낌의 패널 등을 적용해 더욱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무엇보다 일부 브랜드에서 공조 장치와 오디오 시스템을 하나의 디스플레이에 통합해 직관적 조작이 어려운 것과 달리 신형 어코드는 운전자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공조 장치 버튼을 따로 빼내 사용이 쉬웠다. 또 다이얼식 버튼은 물론 센터페시아에 장착된 모든 버튼은 우수한 조작감으로 근래 보기 드문 만족감을 선사했다.

이 밖에 한글 지원이 기본 적용된 안드로이드 OS 기반 8인치 디스플레이는 운전 중에도 조작이 용이할 만큼 사용이 직관적이며 애플 카플레이와 연동되는 부분도 만족스럽다. 3스포크 타입 스티어링 휠은 손에 잡는 느낌이 부드러운 가죽을 사용하고 10시와 3시 방향 안쪽으로 손가락을 걸치는 부분이 있어 역동적 주행을 위해서도 부족함이 없었다. 7인치 TFT 디지털 계기판은 비교적 단순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우수한 시인성을 제공하지만 다소 다양하지 못한 구성은 아쉽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던 어코드의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아쉬운 몇 가지를 지목하자면 변속기 레버가 일반 차들에 비해 껑충 솟은 느낌이 들어 어색한 부분과 주행모드 선택 버튼이 레버 뒤쪽에 위치해 사용이 번거롭다. 또 센터페시아 하단 박스에 자리한 휴대폰 무선충전시스템은 휴대폰을 고정하는 장치가 없어 운전 중에는 제대로 된 사용이 불가능했다.

어코드 터보의 파워트레인은 기존 2.4 가솔린을 대신한 1.5 직분사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출력과 토크, 배기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고 동급 디젤 수준의 연비와 가속성이 확보됐다. 1.5리터 VTEC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4마력, 최대 토크 26.5kg.m을 발휘하고 연비는 복합 13.9km/ℓ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기존 대비 저회전 구간에서 응답성 향상을 위해 출발 및 중고속 영역 등 일상 구간에서 토크가 증대돼 실제로는 민첩한 몸놀림을 경험 할 수 있다. 또 이와 맞물린 CVT 변속기는 이전 대비 6% 낮아진 기어비로 일상에서 더욱 부드러운 변속과 스포츠 모드 등에선 강력한 가속 성능을 발휘한다.

어코드 터보의 주행모드는 기본 노멀을 시작으로 변속기 하단 버튼을 이용해 에콘, 스포츠 등 3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각 모드에 따라 핸들링 특성이 조정되고 댐퍼의 강도와 변속 등이 조금씩 변화된다. 먼저 일반 노멀 모드에서 시작해 에콘과 스포츠 모드를 차례로 경험해 봤다. 노멀 모드에서 가장 먼저 전달되는 주행 질감은 매우 고요하고 안정적인 느낌이다. N.V.H. 성능도 만족스럽고 변속감도 덜해 도로를 미끄러지듯 달린다. 상황에 따라 가속페달에 힘들 싣는다면 곧바로 엔진회전수가 응답하지만 이때 엔진과 변속기 반응이 불쾌하거나 어색하지 않다.

에콘 모드는 초록색 나뭇잎 심볼이 상징하듯 연료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린 주행이다. 일반 노멀 모드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일정 부분 교통상황이 반영된다면 계기판 평균연비는 디젤차 수준에 근접한 숫자도 확인된다. 무엇보다 어코드 터보의 달리는 맛은 스포츠 모드에서 그 능력을 발휘한다. 버튼을 누르는 순간 계기판 디스플레이가 변경되고 이전과 동일한 페달량에도 엔진과 차체 반응이 매우 민감하게 변경된다. 특히 스티어링 휠 후면에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높은 엔진 회전수를 이용하며 달리다 보면 스포츠 세단의 맛을 고스란히 느껴 볼 수 있다.

이 밖에 혼다 어코드 터보의 경우 차세대 ACE 바디 적용으로 출동 안전성이 대폭 강화되고 전체 바디의 29%에 초고강성 스틸을 적용해 바디 강성을 높이면서도 기존 대비 5%의 경량화를 실현하는가 하면 운전석과 조수석 무릎 에어백이 추가돼 총 8개 에어백 적용으로 안전성 또한 강화됐다. 어코드 터보의 정식 가격은 3640만 원으로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분이 적용될 경우 3590만 원에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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