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클리오, 따져보면 소형 SUV 부럽지 않은 해치백

  • 입력 2018.07.12 09:03
  • 수정 2018.07.12 09:2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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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출시된 르노 클리오는 6월에 756대가 팔렸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신차치고는 초라해 보이지만, 현대차 i30의 월평균 판매량은 이보다 낮은 300대 수준이다. 벨로스터, 쏘울은 이보다 낮고 그래서 클리오는 해치백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그래도 르노삼성차는 르노 클리오가 SM6나 QM6의 부진을 보완해줄 정도로 팔려나갔으면 하는 눈치다. 유럽에서 입증된 상품성 정도면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도 없지 않다. 클리오는 기본기가 좋은 해치백이다. 그러니까 유럽에서 10년간 해치백 시장 1위를 차지했고 1400만대가 팔렸을 것이다.

유럽 소비자가 실용성만 따져서 해치백을 선호한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거칠고 좁고 굽이가 심한 유럽 도로에 잘 적응한 섀시, 이에 따른 쉬운 운전도 한몫했을 것이 분명하다. 클리오도 이런 장점을 잘 갖추고 있다. 그런 장점 가운데에서도 눈여겨볼 것이 있다. 클리오의 장점 가운데 먼저 공간을 짚어 본다.

소형 SUV 부럽지 않은 공간과 효율성

요즘 핫한 차종은 단연 SUV다. 그중에서도 소형 SUV 경쟁이 치열한데 클리오뿐만 아니라 아베오나 i30 같은 해치백은 SUV 못지않은 공간을 확보했고 또 활용성도 뛰어나다.

해치백은 승객 실과 트렁크의 구분이 없는 2박스 구조. 밴이나 왜건과 같은 구조지만 세단에 가까운 스타일로 구분이 된다. 승객 실과 화물칸이 연결돼 있고 C필러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리드를 최대한 살려 놨기 때문에 세단보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소형 SUV와 다르지 않은 1000ℓ 이상의 적재 공간이 확보된다. 클리오의 경우 기본 300ℓ, 2열 폴딩으로 1146ℓ 적재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소형 SUV인 기아차 스토닉의 기본 320ℓ, 2열 폴딩 시 1155ℓ와 차이가 없다.

좌우 숄더룸, 2열 레그룸 공간도 차급에 비교해 넉넉하다. 하부에서 루프 쪽으로 올라가면서 폭이 좁아지는 SUV와 달리 측면이나 후면 각이 직선에 가깝기 때문에 특히 머리 부분의 여유도 우세하다. 축간거리는 클리오(2590mm)가 스토닉(2580mm)보다 더 길다.

원하는 대로, 운전이 쉽고 편안하다

낮은 전고, 또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로 느낄 수 있는 운전의 재미도 SUV보다 좋다. 클리오는 1.5 dCi 엔진과 독일 게트락 6단 DCT가 맞물려 최대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를 발휘한다.

출력이나 토크 수치가 1.6ℓ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소형 SUV보다 낮은 것이 사실. 그러나 1400kg대의 동급 SUV와 달리 디젤인데도 1235kg에 불과한 가벼운 중량으로 거동이 상쾌하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1마력으로 감당해야 하는 중량이 클리오는 13.72kg/ps하고 10.25kg/ps로 차이가 크지 않다. 물론 마력이나 토크의 수치가 갖는 의미는 분명하지만, 공차중량으로 봤을 때 파워는 충분하다. 

소형 SUV 전고가 1500mm 이상인 반면에 클리오는 1400mm 수준이기 때문에 노면에 달라붙는 맛, 그래서 고속으로 달릴 때의 안정감에도 차이가 있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도 1750~2500rpm 사이에서 나오기 때문에 발진에서 느껴지는 가속감이 중고속 영역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맛도 좋다.

한가지 노면 소음이나 진동이 거칠다는 점은 아쉽다. 대신 연비가 좋다. 신경을 쓰지 않고 좀 거칠게 다뤄도 공인연비 17.7km/ℓ를 가볍게 넘는다. 신경을 쓰면 20km/ℓ대는 무난하다고 자신한다.

쓰임새가 많은 풍부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클리오 장점 3가지 가운데 마지막은 풍부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실내를 바라본 첫인상은 뭘 바라봐야 하나 싶을 정도로 단출하지만 센터 디스플레이에 아주 많은 기능을 숨겨놨다.

내비게이션은 기본, '온카(oncar)'로 불리는 스마트폰 풀 미러링 시스템으로 스마트폰의 모든 앱을 구동할 수 있다. USB 케이블로 연결하면 스마트폰과 같은 화면이 나타나고 또 사용을 할 수 있다.

길 안내 앱 가운데 가장 정확하다는 T맵 내비게이션도 5년 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홈 화면 위젯도 다양하게 설정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후진할 때 어라운드 뷰 같은 탑 뷰(Top view) 기능을 포함한 이지 파킹(EZ Parking)도 이 화면을 통해서 보인다.

르노하고 구색이 잘 맞는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달려서 질 좋은 음악 감상을 즐길 수도 있다. 1열이고 2열이고 시트 위치를 잡고 폴딩을 하는 것이 불편하고 힘들다는 것은 단점이다.

QM3가 그랬던 것처럼 르노에서 가져오는 모델은 다 그렇다. 해치백 가운데 가장 미려한 디자인으로 평가받는 생김새가 이런 불편을 상쇄할 수 있을까.

<총평>

르노 클리오가 가진 장점들이 제법 있다. 해치백이 별 인기를 얻지 못하고는 있어도 세단보다는 SUV나 미니밴 또 해치백 같은 별종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확실히 높아진 것을 생각하면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상반기에도 세단보다 이런 별종이 훨씬 더 많이 팔렸다. 작지만 동급 SUV보다 저렴한 가격에 효율성의 가치까지 갖춘 해치백도 관심을 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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