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사고 원인 절반이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

  • 입력 2018.05.03 10:0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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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교통사고의 54.8%가 운전자의 사소한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속, 중앙선 침범보다 훨씬 높고 가정의 달, 어린이 날이 있는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어 어른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도로교통공단이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을 통해 2016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전방주시태만,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운전미숙 등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 무려 54.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71명)의 62.0%(44명), 부상자(1만4215명)의 53.9%(7659명)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피해를 당했다. 과속(0.3%), 중앙선 침범(3.8%), 안전거리 미확보(7.3%), 신호위반(11.1%) 등과 같은 ‘ 큰 위반’보다 이렇게 ‘작은 위반’이 어린이 교통사고에 더 치명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진형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어린이는 키가 작아 운전자의 사각지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데다 정서구조상 충동성 및 몰입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도로 위로 갑자기 뛰어들거나 무단횡단 가능성이 높아 그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대체로 차량의 속도나 거리에 대한 예측능력이 부족하고 손을 들면 자동차가 즉시 멈추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얘기다. 또 녹색보행등이 켜지면 횡단보도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길을 건너거나 차에서 내리고 타기 위해 전후좌우 살피지 않고 무작정 뛰는 아이들도 많다.  

어린이의 교통행동 특성에 따른 돌발적인 상황에서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운전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어린이가 자동차 주변에서 숨바꼭질을 하거나 공놀이 등을 하다 큰 사고를 당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어린이는 키가 작기 때문에 운전자의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는데다 어린이에게 멈추어 있는 자동차는 하나의 구조물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6년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자동차 승차 중(43.7%), 자전거 승차 중(5.65%)보다 보행 중 피해를 입은 경우가 50.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부상자도 자동차 승차 중(58.3%)보다는 적었지만 보행 중인 상태도 31.0%나 됐다.

김진형 교수는 “운전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운전해야 할 의무를 망각하는 순간 소중한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제한속도 30Km/h를 철저하게 준수하고 차량 출발 및 주정차 시 주위를 꼼꼼하게 살피는 등 운전자들이 안전운전 의무만 제대로 지켜도 어린이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16년 어린이 교통사고의 월별 발생현황을 보면 5월이 10.9%로 가장 많았고 이어 7월(9.7%), 6월(9.5%), 4월(9.0%) 등의 순이었고 사망자는 2월(18.2%)과 9월(11.3%)에 많았다. 요일별로는 토요일에 가장 많이 발생했고 사망자(21.1%)와 부상자(18.9%)도 토요일이 가장 많았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16~18시 시간대가 22.4%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이어 18~20시(16.9%), 14~16시(18.4%) 등의 순이었다. 방과 후 시간대인 14~20시에 어린이 교통사고의 57.7%에 집중 발생했다.

어린이 교통사고를 요일과 시간대를 종합해서 분석해 보면 목요일 16~18시 시간대에 가장 많이 발생했고 이어 금요일 16~18시, 화요일 16~18시 시간대로 나타났다. 

공단 관계자는“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가족단위로 이동이 잦고 야외활동이 많은 5월에 어린이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운전자는 물론 가정과 학교·보육시설에서도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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