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베이징 현대모비스, 터널 뚫어서 모듈 공급

  • 입력 2018.04.30 09:0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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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지난 24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 공항 인근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을 달려 방문한 베이징현대모비스 모듈 3공장은 활력이 넘쳤다. 지난해 사드 사태 이후, 현대차 판매가 급감했고 따라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일행을 맞는 주재원의 표정은 밝았고 모듈 라인의 현지 작업자의 손놀림은 경쾌했다. 박창수 부장(품질담당)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재원 인력이 줄면서 해야 할 일이 많아졌지만 올해는 가장 바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완성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고 신차 생산 일정도 많아서 정신이 없다"며 "바빠진 만큼 생산 일정과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현대모비스는 언뜻 국내 공장과 다를바 없었지만 가장 최근 지어진 공장답게 최신 설비로 채워졌고 깔끔했다.

여느 공장과 차이라고는 휴게 공간에 위치한 수납장 속 크기와 색상이 모두 다른 플라스틱 병에 가득 채워진 음료 뿐이다. 어렵지 않게 평소 차(茶)를 즐겨 마시는 현지인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였다. 

현대모비스 베이징 모듈 3공장에선 현재 중국형 아반떼(HDc)와 싼타페(DMc), 미스트라(CF), 중국형 아반떼 후속(ID) 등 4차종에 들어가는 5개의 핵심 모듈을 생산 중이다. 모듈이란 쉽게 말해 작은 단위의 부품들을 섹터별로 모아 나눈 구성으로 운전석 모듈의 경우 클러스터와 오디오, 에어백과 공조시스템 등이 장착된다.

또 프론트엔드모듈(FEM)에는 헤드램프와 범퍼 레일, 쿨링시스템 등 수십 개의 하위 부품들이 탑재된다. 섀시 모듈의 경우 차량 하부 프레임을 구성하는 조향과 제동 및 완충 작용을 하는 부품들로 나뉜다.

이 곳 베이징 모듈 3공장에선 크게 섀시와 칵픽, 프론트엔드모듈 등으로 구성된 3대 핵심 모듈이 생산된다. 이는 전체 차량 조립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사실상 자동차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부품이 생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베이징 모듈 3공장의 경우 작업이 완료되는 즉시 작업 라인을 따라 상부에 위치한 터널 컨베이어로 부품이 이동되는 시스템이 특징이다.

이는 곧바로 77m 떨어진 옆 건물의 현대차 북경 3공장 의장라인으로 이동된다. 이를 통해 기존 공장들에 비해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기후와 도로 상황에 관계없이 부품을 안정적으로 완성차 라인으로 보낼 수 있는 장점을 지닌 것.

또한 모듈 3공장은 직서열(JIS) 공급 방식을 채택해 완성차에서 차량에 대한 사양 정보를 전산으로 내려주면 그 정보를 받아 실시간으로 모듈 제작에 들어가는 생산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완성차 조립과 동일한 시간대에 모듈이 생산되는 것. 이를 통해 모듈 제작에 들어가는 부품의 적체를 최소화 할 수 있어 효율성 측면에서도 여느 공장과 비교된다.

현재 베이징 모듈 3공장은 시간당 97대의 모듈이 제작되며 직서열 시스템으로 인해 현대차 베이징 3공장 역시 시간당 97대의 자동차가 생산되게 된다. 터널 컨베이어로 직서열 방식으로 부품 공장과 완성차 공장이 한대 묶인 현대모비스 베이징 모듈 3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45만대에 달한다. 이는 앞서 건립된 1, 2공장의 30만대보다 1.5배 높은 생산 능력을 보인다.

효율과 신속한 작업을 선호하지만 베이징 모듈 3공장의 부품 불량률은 제로 수준에 가깝다. 이는 바코드 시스템과 특이사양 팝 업창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종방지를 실시하고 토크체결 보증 시스템과 전동 스마트 툴 시스템의 도입에 따른 것으로 바코드 이후 DIM'S 보증 등 이중 삼증으로 불량률을 체크하는데 따른 것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지난 4월 중장기 사업전략 발표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대상으로 2015년 5억 달러의 수주 규모를 달성했지만 지난해에는 60억 달러를 기록하며 2년 만에 외부 수주 물량을 12배나 끌어 올린 것으로 발표했다. 또 이러한 추세를 계속 이어가 2022년에는 약 1.7배 성장시켜 해외 수주 100억 달러를 조기에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후로도 부품사업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글로벌 수주를 통해 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모비스의 해외 수주는 앞으로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부문이다. GM/FCA(미국), PSA(유럽), MMC/MAZDA/SUBARU(일본), 동풍PSA/FAW(중국) 등 기존 글로벌 공급 업체에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추가로 대량 수주하는 한편 중국 내에서도 장안 MAZDA/지리VOLVO중국 등 새로운 완성차 메이커와도 신규로 공급 계약을 확대한 결과다.

앞으로도 글로벌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아우르는 해외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각 국의 안전 규제에 따라 고부가가치 첨단 ADAS 제품의 공급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해외 수주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독자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현지 공장을 적극 활용해 공급 제품 다변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동시에 도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와 함께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와 글로벌 고객사 방문전시회 등을 통해 첨단 ADAS와 자율주행차 관련 미래차 핵심 기술들을 적극 선보여,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미래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서의 브랜드 강화를 위한 노력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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