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띄웠는데, 쉐보레 ‘에퀴녹스’의 암울한 장래

  • 입력 2018.04.11 12:07
  • 수정 2018.04.11 16:48
  • 기자명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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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추락한 내수 판매를 위해 새로운 피를 수혈한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중형 SUV '에퀴녹스'가 그 주인공이다. 노조와의 합의 없이 서둘러 들여와야 할 정도로 사정이 급하지만, 이런 조급함이 판매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경영 정상화와 관련한 최근의 상황을 보면 한국지엠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판매망도 어수선한 상황.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에퀴녹스'의 초도 수입물량은 이미 바다를 건너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도로 테스트와 인증 등을 위해 운행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에퀴녹스'는 미국 시장에서만 한 해 20만 대 이상 판매되는 인기 차종이다. 한국지엠은 북미를 포함한 GM의 글로벌 시장에서 '에퀴녹스'의 상품성이 증명됐고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국내 SUV 시장을 노리고 있다.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정부 부처, 노조와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출시 시기는 저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며 5월이 가장 유력하나, 4월과 6월도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5월 출시가 어려우면 '2018 부산모터쇼'에서의 데뷔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출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지만 '에퀴녹스'의 안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이달까지, 회사의 지루한 경영 정상화 과정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고 연이어 들리는 퇴직 근로자의 안타까운 소식, 무너진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 파산 위기에 놓인 협력사의 하소연까지 어수선한 분위기도 추슬러야 한다. 

한국지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잘 나타나고 있다. 네티즌은 '에퀴녹스' 시험 차량 목격담과 함께, "한국지엠은 차를 팔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차 팔아놓고 몇 년 뒤에 철수할 게 분명하다" 등 회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쟁력 확보 자체가 미지수인 상황에서 해당 차급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도 '에퀴녹스'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2월 출시한 신형 '싼타페'는 기록적인 실적을 내고 있고 기아차 '쏘렌토'의 강세도 여전하다. 

르노삼성차 'QM6', 쌍용차 'G4 렉스턴'의 존재감도 상처 투성이인 판에 투입되는 '에퀴녹스'가 제 역할을 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에퀴녹스'가 거친 바다를 뚫고 한국을 향해 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밤, GM의 배리 엥글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정부 등과의 면담을 위해 또 다시 한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결론이 나든, 무너신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지엠 존속의 확신이 서야만 '에퀴녹스'도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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