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된 차, 부품 하나 바꿨을 뿐인데 새 차 느낌이

  • 입력 2018.02.26 08:53
  • 수정 2018.02.26 09: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와 인간은 묘하게 닮아있다. 음식과 연료, 물과 냉각수, 엔진오일과 혈액, 해독작용을 하는 간은 연료 필터, 그리고 인간의 관절 역학을 하는 쇼크 업소버까지 서로 간의 역할이 비슷하다.

단 한 곳의 이상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것처럼 자동차도 하나의 부품에 대한 관리 소홀로 멈춰서는 고장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이 관심을 두고 살펴보지만 소홀하기 쉬운 곳이 인간의 관절과 같은 역할을 하는 쇼크 업소버(shock absorber)다. 

쇼크 업소버는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 충격을 코일 스프링이 수축 작용으로 받아들이면 이 반동을 적절하게 감쇠시켜 차체의 진동과 아래위 그리고 좌우 흔들림을 약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섀시 서브 시스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스펜션 구성품 가운데 하나인 쇼크 업소버가 제 기능, 즉 감쇠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자동차는 노면의 상태에 따라 아래위로 심하게 출렁거리게 되고 코너링에서는 좌우로 흔들리며 차체 안정감을 잃게 된다. 

쇼크 업소버가 감쇠력을 잃어도 그 차의 차체 반응 특성에 익숙해진 운전자가 이를 바로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운전자와 다르게 동승자나 후석 탑승자가 어지럼증 또는 멀미를 호소하는 이유도 상당 부분 여기에 있다.

쇼크 업소버가 제 기능을 하는지는 자동차의 모서리 부분을 반복해서 눌러보면 쉽게 진단해 볼 수 있다. 차체가 부드럽고 쉽게 아래와 위로 반동을 하면 쇼크 업소버의 감쇠력이 떨어진 것이다. 신차는 반대로 반동이 다소 딱딱하고 무겁게 반응한다. 

갓 출고한 신차와 10만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가진 중고차를 이런 방식으로 비교하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10년 이상 된 구형 차는 쇼크 업소버에서 오일이 새 나온 것으로 이상 유무를 진단했지만 요즘의 차는 가스 절충식이어서 육안 확인이 어렵다는 것도 참고해야 한다. 

쇼크 업소버는 소모품이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는 "운전 습관, 도로의 상태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10만에서 15만km면 쇼크 업소버의 수명이 다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쇼크 업소버의 수명이 다하면 코일 스프링만으로 노면 충격이나 차량의 움직임을 받아들여야 하므로 파도가 치는 바다 위에서 배를 타는 것과 비슷해진다"며 "스프링이 과도한 힘을 받으면 부러져서 타이어가 파손돼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5년 또는 10만km 이상 주행한 차의 쇼크 업소버는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움직임이 과도해지면서 차체의 결합부 또는 조임부에도 영향을 줘 자동차의 수명과 내구성을 단축하기도 한다.

쇼크 업소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급제동, 급출발, 급가속 등 과격한 운전을 삼가고 과속방지턱을 만나면 적절한 감속으로 최대한 반동을 줄여 대응하는 것이 좋다. 한편 쇼크 업소버를 교환할 때 무조건 고가를 찾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라는 지적이다.

임 대표는 "자동차의 쇼크 업소버는 새 차 출고 시 그 차의 무게와 섀시 서브 시스템의 다른 구성품과 맞도록 적절한 제품이 탑재된다"며 "따라서 원래의 것으로 교환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쇼크 업소버의 교환만으로 새 차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