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최종병기 'B-클래스', BMW 겨냥

  • 입력 2012.04.12 17:1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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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BMW의 물량 공세에 밀려 체면을 구겨왔던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볼륨 확대를 위해 고민해왔다.

그리고 판매의 양적 성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한 모델은 배기량 1796cc, 우리식으로 하면 아반떼 혹은 i30와 동급으로 볼 수 있는 준중형 B클래스다.

2007년 국내 시장에 처음 선을 보였던 B-클래스의 2세대 모델로 벤츠 고유의 드라이빙 성능과 첨단장치를 고루 갖춘 디젤 버전이다.

벤츠는 B-클래스를 '프리미엄 컴팩트 세그먼트'로 분류하고 있다. 차체의 사이즈나 배기량을 기준으로 보면 소형차에 불과하지만 브랜드의 가치, 그리고 적용된 모든 사양에서 차별화된 상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낮아진 전고, 날렵해진 차체

B-클래스의 전체 디자인은 전면에서 보면 세단의 기본 실루엣과 다르지 않지만 후면부는 해치백, 측면에서는 SUV의 맛을 모두 맛 볼 수 있다.

정체성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쉽지 않지만 각 차종의 장점을 살린 외관은 25mm나 낮아진 전고 덕분에 벤츠 특유의 역동적인 스타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특히 간결한 라디에이터 그릴, 바 타입의 안개등과 범퍼를 양쪽으로 조금씩 추켜세워 도도한 이미지로 연출한 전면부가 압권이다.

 

밖에서 보이는 차체와 달리 실내는 대개의 준중형급 공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레그룸과 헤드룸, 그리고 후석의 여유와 달리 숄더룸은 넉넉한 편이 아니다.

벤츠의 앰블럼을 닮은 듯한 큼직한 3개의 에어벤트와 크래시패드의 디테일한 구성, 변속기 패널없이 암레스트에서 센터페시아까지 깔끔하게 연결된 것도 실내 전체의 공간을 고급스럽게 꾸미는데 도움이 됐다.

생뚱맞은 것도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모니터는 오디오와 휴대전화 기능 말고는 내비게이션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어색한 자리에 궁색한 기능을 하는 이 모니터는 실내 인테리어 전체의 정갈함과 고급스러운 구성에 적지 않은 손해를 끼치고 있다.

 

-놀라운 핸들링, 역시 벤츠

경기도 청평에서 호명산(632m)을 넘어 서울 방면으로 이어지는 코스에서 B-클래스는 벤츠가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짜릿한 주행능력을 보여줬다.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급격한 코너를 받아들이는 핸들링, 차체의 쏠림을 잡아주는 듬직한 서스펜션, 그리고 빠르게 복원되는 차체의 안정성까지 환상적인 드라이빙 성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1.8리터 4기통 디젤 엔진이지만 136마력의 여유있는 출력과 실용영역대인 1600rpm부터 발휘되는 최대토크(30.6kg.m)로 동급 디젤모델보다 우세한 성능을 느끼게 했다.

 

분명하고 빠르게 반응하는 브레이크의 성능도 믿음직스럽다. 벤츠의 작은 차가 조금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의 성능이라면 B-클래스가 벤츠의 볼륨카로 제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토마스 우르바흐 벤츠코리아 사장은 B-클래스 시승에 앞서 "프리미엄의 가치는 판매대수의 많고 적고가 아니라 제품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에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B-클래스는 제품의 성능 뿐만아니라 벤츠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까지 완벽하게 갖춘 프리미엄 컴팩트 세그먼트로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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