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테크] 자동차에도 두꺼비집이 있다

  • 입력 2018.01.03 09:06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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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경남 창원시 창원터널 인근에서 10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며 사회적 이슈가 된 화물차 화재 및 폭발사고의 원인이 브레이크 결함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화물차 아래쪽에 위치한 정션블럭과 배터리를 연결하는 배선 피복이 벗겨져 여기에서 발생한 스파크로 후륜 브레이크 오일파이프에 구멍이 생겨 브레이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자동차는 전자제어 시스템이 일반화되면서 엔진은 물론 각종 시스템에 많게는 수 km에 이르는 전기배선이 사용됩니다. 이러한 배선은 알터네이터를 통해 생성된 전기나 배터리 전원을 각종 시스템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각종 시스템별로 여러 가닥의 배선을 모아 블록화(세트화)한 것을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라고 합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모든 전장품에 전원 및 신호를 전달할 뿐 아니라 과전류로부터 각종 부품을 보호하는 기능도 수행합니다.

자동차에는 메인 와이어링 하니스를 비롯해 10여 개 내외의 와이어링 하니스가 커넥터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전기 및 전장시스템은 각종 부품의 내부결함이나 전기적 과열이 발생할 경우 전원을 차단시켜 와이어링 하니스를 보호하는 전원(회로)차단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일정 용량 이상의 과전류가 흐르거나 단선(배선이 끊어지는 것) 혹은 단락(배선이 서로 접촉해 합선되는 현상)될 경우 전원을 차단하는 장치를 퓨즈(Fuse)라고 부르며, 회로 또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전원을 차단하거나 공급하는 부품을 릴레이(Relay)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퓨즈와 릴레이를 한 곳에 모아 놓은 것을 퓨즈블록(또는 퓨즈박스)라고 하는데 통상적으로 엔진룸과 실내 운전석 하단 또는 좌, 우측 대시보드와 도어 사이 등 2~3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퓨즈블록 대신 정션블록(Junction Block, 혹은 정션박스)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화됐습니다. 

정션이란 ‘연결 또는 접합’이라는 뜻으로 퓨즈나 릴레이 등을 한 곳에 모아놓아 점검이나 정비를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자동차의 각종 전기 및 전장시스템에 전원을 분배(배전)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좀 더 쉽게 얘기하면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집이나 건물, 공장 등에는 외부로부터 건물내부로 전기가 들어오는데 이 전원을 내부시설에 마련된 콘센트나 전등 등으로 분배하고 전원차단기(누전차단기)를 설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배전반(과거 두꺼비집이라고 부르기도 했었지요)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스마트정션박스(SJB)

정션블록은 통상적으로 퓨즈블럭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차종의 고급화와 경량화로 인해 그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각종 퓨즈나 릴레이를 회로기판과 연결해 전원분배는 물론 각종 램프류 등 시스템을 제어하고 고장진단 기능까지 탑재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 차종의 경우 각종 시스템 릴레이(IPS, 인텔리전트 파워스위치)와 통신네트워크까지 연결해 신호처리 및 시스템 모니터링, 회로보호 역할을 하는 스마트정션블록(SJB)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정션블록에 보디컨트롤모듈(BCM)을 결합한 지능형 통합플랫폼 모듈 정션블록과 스마트 정션블록과 무선통신시스템을 결합한 게이트웨이 통합 플랫폼 모듈(IGPM) 정션블록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등에는 별도의 고전압 정션블록이 적용되고 있기도 합니다.<김아롱 기자=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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