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을 때 반드시 시동을 꺼야 하는 이유...제어장치 이상으로 수리비 폭탄

  • 입력 2017.11.14 08:13
  • 수정 2021.12.14 13:25
  • 기자명 김아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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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TG)를 운전하는 김 모씨는 최근 주행중 엔진경고등이 켜지는 현상이 발생해 불안한 마음에 정비업소를 찾았습니다. 정비업소의 진단결과 '연료탱크 압력센서(FTPS) 신호 낮음'으로 인해 엔진 경고등이 켜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김 씨가 주유소에서 주유를 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엔진시동을 켠 채 주유를 해 왔기 때문입니다. 김 씨의 차는 간단하게 고장코드를 삭제한 것으로 끝났지만 자동차 증발가스 제어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수 십여 만원의 수리비를 지출해야 합니다.

자동차 증발가스 제어장치는 휘발유 차에 적용된 배출가스 제어장치의 일부로 휘발유가 증발하면서 발생되는 증발가스에 포함된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대기중으로 방출되어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도록 해 주는 장치입니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악취나 대기중의 오존층을 파괴하는 탄화수소화합물로 피부접촉이나 호흡기 흡입 등을 통해 인체에 암을 유발시키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일 뿐 아니라 대기중에서 광화학반응을 통해 2차 오염물질을 생성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지난 2007년 이후 국내에서도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시스템을 법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동차 도장시스템에서도 휘발성유기화합물 관리를 법으로 규제하고 있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연료탱크 내의 휘발유는 정차 또는 주차 중에 연료탱크 주변을 지나는 배기머플러나 노면의 온도 등으로 인해 다량의 증발가스가 발생하고 연료탱크 내부압력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증발가스 제어시스템은 이러한 연료탱크 내부의 증발가스가 대기중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캐니스터라는 포집장치를 설치해 증발가스를 모았다가 차량이 운행할 때 흡기 부압을 이용해 증발가스를 엔진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를 통해 엔진연소실에서 재연소시켜 대기오염을 줄여주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러한 증발가스 제어시스템은 증발가스를 포집해 주는 캐니스터와 연료탱크 압력센서, 연료레벨 센서, 캐니스터 벤트 솔레노이드 밸브, 캐니스터 퍼지컨트롤 솔레노이드 밸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캐니스터가 막히거나 솔레노이드 작동불량 등으로 인해 정비를 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캐니스터는 활성탄 등으로 채워진 필터로 분자량이 큰 증발가스를 포집하고 깨끗한 공기만을 대기중으로 배출하는데 벤트 솔레노이드 밸브는 이러한 증발가스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단속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퍼지컨트롤 솔레노이드 밸브는 엔진 흡기매니폴드를 통해 증발가스를 엔진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합니다. 캐니스터가 꽉 막혀있는 경우에도 엔진부조나 가속불량 등을 일으키지만 체감상으로 느끼는 경우가 거의 없고 보통은 자동차 정기검사 중 탄화수소(HC) 배출이 규정치보다 높아 검사를 불합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로 캐니스터의 교환주기는 5년 또는 10만Km마다 교환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퍼지컨트롤 솔레노이드가 고장나면 가속불량이나 엔진부조 등을 일으키며, 벤트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장이나 연료 캡이 제대로 잠겨있지 않는 경우, 증발가스 제어 라인에서 공기가 새는 경우 등에는 ECM이 증발가스가 누설되는 것으로 판단해 엔진경고등을 점등시킵니다.

김 씨처럼 시동을 켠 채 주유를 하게 되는 경우에도 증발가스 누설로 판단해 엔진경고등을 점등시키는 경우가 흔히 발생합니다. 따라서 연료주유 중에는 반드시 엔진시동을 꺼두는 것이 증발가스 제어장치의 고장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최근 출시된 차들은 초창기 차들보다 예민해 엔진시동을 끄지 않고 주유하는 경우 곧바로 엔진경고등이 켜지는 경우가 많고 자동차 사용자 매뉴얼에도 주유 중 엔진시동을 끌 것을 명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김아롱 기자=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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