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테크] 수백 개, 재미있는 자동차 공구 이야기

  • 입력 2017.09.28 09:05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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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흔히 2~3만여가지 부품으로 이뤄져 있다고 얘기합니다. 최근에는 생산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대형부품회사들이 비슷한 여러 가지 부품을 하나의 어셈블리로 묶어 모듈화하고 있지만 이러한 모듈부품만 해도 2~3천여가지나 됩니다.

그러다보니 자동차정비업소에서는 이러한 부품을 분해 또는 조립하기 위해 수많은 공구들을 사용하게 됩니다. 손으로 직접 볼트나 너트 등을 조이고 푸는 수공구부터 공기압을 이용하는 에어공구, 유압을 이용한 유압공구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지요.

정비업소에서 사용하는 공구는 업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볼트나 너트의 치수(크기)별로 수 십 개의 스패너나 소켓 등을 갖춰야 하므로 공구의 개수로 따지면 대략 300~50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공구를 사용하다보면 작업 후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조그만 소켓이나 드라이버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없어진 공구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거나 새로 구비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찮다는 것이 정비사들의 설명입니다. 때문에 대형 서비스센터나 일부 정비공장의 경우 각각의 공구함에 관리책임자를 선임하고 공구마다 라벨을 붙이거나 공구함 안에 각각의 공구가 들어갈 수 있는 홈을 파 없어진 공구가 무엇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해 공구를 잊어버리거나 재구매를 위한 시간 및 비용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정비사 개개인이 별도의 개인공구를 사용하거나 회사에서 개인맞춤형 공구를 지급하고 개개인이 직접 공구를 관리하도록 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공구관리는 원래 항공업계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른바 ‘이물질로 인한 손상’ 즉 FOD(Foreign Object Damge) 또는 FME(Foreign Material Exclusion)을 줄이기 위함인데요. FOD나 FME은 항공기의 가스터빈 엔진 내부에 이물질이 흡입되어 엔진을을 파손시키는 등 고장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하는데 엔진 정비과정에서 볼트를 규정 토크대로 조이지 않아 볼트가 풀리거나 작업공구 등을 엔진 내부에 흘린 경우 등이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정비업계에서도 이러한 FOD와 관련된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작업현장에서는 여러가지 기계부품을 분해했다 조립하다보면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라는 단순한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꼭 볼트가 한 두 개씩 남는 경우를 겪습니다. 

 

또한 엔진오일 교환 작업 후 드레인 코크를 제대로 안 잠근다든지, 타이어를 교환한 후 휠 볼트를 제대로 조이지 않아 이차적 사고가 발생함은 물론 작업한 공구를 엔진룸 내부에 놓고 보닛을 닫아버리는 일도 종종 생깁니다. 따라서 이러한 공구관리가 잠재적인 위험(FOD)을 줄이기 위한 가장 기본이라는 것이 공구업계의 설명입니다. 

일부 공구업체들은 기존 공구함 관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구에 RFID나 바코드를 붙여 기존 공구자리에 크기나 모양이 비슷한 공구를 넣는 등의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거나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공구사용자나 사용공구를 체크하고 제 자리에 놓지 않는 경우 공구함 서랍이 닫히지 않거나 경고램프를 작동시키는 최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수공구업체 중 하나인 스냅언툴즈(Snap-on Tools)가 선보인 레벨5 ATC 툴 컨트롤시스템(Level 5 ATC Tool Control system)의 경우 아예 공구함 서랍 안 내용물을 통째로 스캐닝해 꺼내간 공구가 무엇인지 제 자리에 다시 갖다놓았는지는 물론 어떤 작업자가 어떤 공구를 가져다 썼는지까지 실시간으로 공구책임자에게 정보를 전달해 주기도 합니다. [김아롱 기자=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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