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종(種) 코나, SUV의 상식을 깼을까

  • 입력 2017.07.12 08:1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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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에 대한 상식을 깨다. 코나’. 현대차가 코나 미디어 시승회에 제공한 작은 볼펜에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SUV에 어떤 상식이 있고 그것을 어떻게 깼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몇 번을 곱씹어 보고 뻔한 레퍼토리지만 차급을 뛰어넘는, 정형화된 것을 비튼 것 정도로 보고 코나를 살펴본다.

11일 여의도 IFC몰 코나 미디어 시승회는 최근 현대차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준 자리였다. 대형 상영관을 출발 장소를 잡은 것도 그렇고 제품 설명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티볼리, QM3, 트랙스 차주를 등장시켜 장단점을 끄집어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된다.

다행스럽게도 출발은 좋아 보인다. 사전 예약 5000대가 본계약 7000여 대로 이어졌고 현재까지의 계약 추세도 좋다는 것이 현대차 설명이다. 시장 상황이 달라졌지만, 쌍용차 티볼리가 2014년 첫 출시 때 기록한 사전 예약 대수는 3800대다. 

 
 

겉모습에서 코나가 기존 소형 SUV를 뚜렷하게 비틀어 버린 것은 주간전조등을 헤드램프 상단에 배치하고 여기에 방향 지시등을 품게 한 것, 그리고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휠하우스를 두껍게 덮은 가니쉬다. 뒷부분 쪽도 날렵한 형상의 리어 램프를 상단에 배치하고 후진등과 방향지시등을 따로 떼어내 한꺼번에 품게 했다. 여기에서 시작한 베젤도 휠 하우스 아머로 연결돼 있다.

스키드 플레이트, 투톤 루프, 그리고 제법 두툼한 18인치 휠은 코나가 SUV라는 점을 분명하게 해주는 요소다. 코나는 트림별로 16인치, 17인치 크기의 타이어도 제공된다. 시승차인 가솔린 1.6 터보 4WD 프리미엄 트림은 18인치 휠이 기본사양이다.

또 다른 특징은 엄청난 수의 컬러 패키지가 운영된다는 것이다. 보디는 초코 화이트를 비롯해 10개의 컬러를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 맞춰 루프와 인테리어 컬러를 다양한 패키지로 고를 수 있다. 실내는 컴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미러링크 기능이 포함된 8인치 내비게이션이 돋보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유용하다. 주행 및 제한 속도, 길 안내, 후측방 감지 정보, 차선 유지 정보 등이 뚜렷한 그래픽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운전 중 시선을 분산시킬 필요가 없어 집중에 도움이 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필요한 정보만 보일 수 있도록 설정이 가능하다.

KREEL 사운드 시스템, 스마트폰 무선충전시스템 등등의 편의 사양도 가득하다. 코나에 최초 적용된 미러링크 멜론 앱은 안드로이드 계열의 일부 기종만 가능하다. 나머지는 블루투스, 그리고 무료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한다. 어쩌면 현대차가 상식을 깼다고 얘기하는 것이 이런 풍부한 편의 사양을 얘기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사양을 모두 즐기려면 최고급 트림인 프리미엄을 2425만 원에 선택하고 110만 원을 주고 인포테인먼트 패키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함정이다. 현대 스마트센스까지 선택하면 110만 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그러면 코나의 가격은 2645만 원으로 치솟는다. 이것도 상식을 깬 것으로 보면 된다.

 
 

공간은 이 급의 기준으로 봤을 때 충분하다. 축간거리가 2600mm(전장 4165mm, 전폭 1800mm, 전고 1550mm)나 확보돼 있어 경쟁모델인 티볼리와 비슷한 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의 기본 적재 용량은 360ℓ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1.6 터보, 177마력(ps)의 최고 출력과 27.0kgf.m의 최대 토크를 낸다. 이 힘은 4WD, 7단 DCT로 조합된다. 움직임은 인상적이다. 1500~4500rpm의 토크 밴드가 경쾌한 발진과 중속에서 고속으로 치닫는 힘을 끈기있게 이어준다.

정지상태에서 풀 스로틀을 하면 엔진의 박동이 6000rpm까지 바로 상승한다. 고속 레인 체인지, 그리고 시속 80km의 속력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빠져나오는 코너링에서도 ESC의 적극적인 제어가 믿음직스럽게 차체의 균형을 유지해 준다. 속도를 올리고 험하게 방향을 틀어도 흔들림이 없다는 얘기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로 구분된다.

 
 

컴포트는 몰라도 에코 모드와 스포츠 모드에서의 피드백은 전혀 다르다. 가속 페달의 응답이 빨라지고 엔진도 거칠어진다. 차체 바운스도 만족스럽다. 댐퍼 세팅이 무르지 않은 편인데도 과속방지턱을 경박하지 않게 받아들인다. 정숙성은 보통의 수준이다. 

윈드 노이즈가 제법 들리고 노면의 소음도 간간이 들려온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선유지 보조, 운전자 부주의 경고, 후측방 충돌 경고, 후방 교차 충돌 경고 시스템으로 구성된 현대 스마트센스는 다른 어떤 사양보다 우선해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센스는 트림에 따라 후측방 충돌 경고와 하이빔 보조가 포함되거나 빠지는 등급으로 나눠 선택할 수 있다. 연비는 험하게 몰았을 때 9km/ℓ대, 얌전하게 몰면 15km/ℓ대를 무난하게 찍는다.

 

<총평> 현대차가 소형 SUV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것은 현대차답지 않은 판단 착오였다.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이를 간과했던 탓이다. 고성능, 친환경 차 등 더 집중해야 할 것이 있었다고는 해도 타이밍을 놓친 것만은 분명하다. 늦은 만큼, 현대차는 코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집중했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분명 높아 보인다. 그런데 최종 선택의 과정이 복잡하다. 고만고만한 패키지가 9개나 되고 컬러 패키지까지 너무 어렵고 까다롭다. 최고 가격이 2680만 원하는 튜익스 스페셜도 있다. 조금은 쉽게 정리가 됐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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