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빅의 반전, 美 언론 혹평에 카운터펀치

국내에서도 "착한가격과 연비"에 관심

  • 입력 2012.03.08 10:0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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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시빅

미국에서 '배신자'라는 혹평까지 받았던 혼다 '시빅(Civic)'이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 해 출시한 이후 미국의 주요 언론들로부터 "경제성에만 초첨을 맞춰 소비자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며 실패를 예상했지만 최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시빅에 대한 혹평은 외향적인 것에 지나치게 집착했던 미국 소비자들의 성향이 최근 들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즉, 경제성을 우선하는 트랜드로 전환되고 있는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지 못한 탓이다. 반면 기본기에 충실하고 어떤 소비자들도 부담없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빅을 만들자는 혼다의 베짱은 통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배신이 아닌 배려, 소비자가 우선

혼다는 고유가와 세계 경기의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연비를 포함한 가격 등 경제적 가치에 초첨을 맞춰 9세대 시빅을 개발했다. 성능과 디자인, 편의사양의 개선은 물론 연비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 이전보다 쉽게 대중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계산에서다.

그러나 혼다의 생각과 달리 시빅은 출시 직후부터 컨슈머리포트, 월스트리트 저널 등 유수의 기관과 언론으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당시 혼다의 경영진은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소비자의 만족도"라며 "시장 그리고 소비자들이 모든 결과를 말해 줄 것"이라며 여유있는 반응을 보였었다.

혼다의 여유는 1972년 출시돼 지난 39년 동안 2000만대 이상 판매된 시빅의 명성과 가치가 9세대 모델에도 여전하고 고유가,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시빅에 대한 시장 반응은 혼다의 의도와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혹평깨고 판매 급증, 주력 모델로 부상

일반 언론의 혹평과 달리 유수의 전문매체와 기관들이 전문가와 소비자들을 대상을 실시한 직접 평가 결과 시빅의 명성과 성능, 가치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

시빅을 포함한 8종의 소형차를 대상으로 모터트렌드가 실시한 비교 테스트에서 2위에 올랐고 소비자들이 직접 선정한 켈리블루북 '2012 베스트 패밀리 카'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전의 모델과 비교했을 때 시빅의 가치,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다.

시빅은 특히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량 가운데 실내 환경성이 가장 우수한 모델로도 평가됐다(미 에콜로지센터). 혹평을 호평으로 바꾸며 반전에 성공한 시빅의 성과는 판매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2월, 2만7087대로 작년 같은 기간 1만9121대보다 무려 36%나 증가한 시빅의 판매 대수는 올해 4만8970대의 누적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월 평균 2만4485대가 판매되고 있는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시빅의 올 한 해 판매는 지난 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29만여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저하게 부서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언론들에게 강력한 카운터펀치를 날린 격이다. 

-국내 가격도 내려, 가치로 평가 받겠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해 11월 9일 국내 시장에 9세대 시빅을 출시하면서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가격을 올리는 업계의 관행을 깨고 가격을 내리거나 동결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가솔린의 경우 기존 모델보다 약 9% 향상된 14.5km/ℓ의 뛰어난 연비와 첨단 사양이 대거 추가되고도 많게는 100만원 이상 가격을 내린 것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우리가 보여주고 있는 가격 정책은 상품성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소비자에 대한 배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도 수입차를 까다롭게 선택하기 시작했다"며 "브랜드나 덩치보다는 국산차와 비교해도 성능은 물론 경제성이 앞 선 모델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 중형세단보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과 경이적인 연비의 경제성을 갖춘 9세대 시빅이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은 반전의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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