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태워 밝히던 자동차 헤드램프 '레이저'로 진화

  • 입력 2017.02.23 11:36
  • 수정 2017.02.23 11:45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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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등장한 초창기만하더라도 자동차 헤드램프는 석유나 아세틸렌 등 연료를 태워 불을 밝히는 가스 등불을 사용했었습니다. 1879년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개발했지만 자동차에 전기를 이용한 필라멘트 전구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08년 미국의 자동차부품업체인 피어리스(Peerless)가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전등을 개발한 것이 시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미국 자동차부품업체인 델코가 전기식 전등장치를 개발했고 1912년 처음 양산차에 적용되기 시작했지요. 그러나 이러한 벌브형 전구는 야간에 자동차를 안전하게 사용하기에 광량이 턱없이 부족했고 내구성도 떨어졌습니다. 

자동차 헤드램프가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 이후 실드빔(Sealed beam) 방식의 자동차용 전구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실드빔 전구는 렌즈와 반사경 안에 필라멘트를 넣어 밀봉한 것이 특징으로 반사경을 통해 빛을 넓고 멀리 보내줌으로써 악천후에도 안전한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1980년대까지 사용되던 실드빔 전구는 1960년대 등장한 할로겐 전구의 광량과 기능이 발전함에 따라 점차 할로겐 전구도 대체되기 시작했습니다. 할로겐 헤드램프는 전구의 수명이 다 할 경우 램프 전체가 아니라 전구만 교체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고 대중화를 이루었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며 일부 고급차를 중심으로 방전식 헤드램프인 제논 헤드램프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헤드램프의 고급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HID(High Intensity Discharge, 고휘도 방전) 헤드램프라고도 불리는 제논 헤드램프는 형광등와 비슷한 원리로 필라멘트 대신 제논 가스가 채워진 전구 안에 고전압 전류를 흘려보내 빛을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할로겐 램프보다 전력소모량이 적으면서 훨씬 밝고 수명이 긴 것이 특징이지요.

제논 램프의 전력소모량은 할로겐 램프의 4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밝기는 3배 이상 수명은 5배나 오래 갑니다. 하지만 별도의 전압유지 장치가 필요하는 등 구조가 복잡하고 가격이 비싸 아직은 주로 고급차에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적인 할로겐전구와 HID에서 LED와 레이저 헤드램프 등 새로운 광원이 등장하면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LED(Light Emitting Diode, 발광다이오드) 램프는 전력소모량이 적고 높은 시인성과 다양한 색상구현력 등으로 주로 자동차 실내등과 무드등, 스위치등 등 내장부품에 사용되었지만 점차 적용범위가 증가하면서 리어 콤비네이션램프와 주간주행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LED 헤드램프는 2006년 일본의 코이토 제작소(KOITO Manufacturing)라는 업체가 자동차용 LED 헤드램프를 개발,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LS600h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바 있습니다. LED 헤드램프는 제논 헤드램프보다 밝기는 조금 낮지만 에너지소비가 적어 0.2~0.5%의 연비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10만 시간에 달하는 반영구적인 수명 그리고 최대 150m까지 비출 수 있는 긴 조사거리를 자랑합니다. 일반적인 할로겐 램프나 제논 램프가 점등 후에 최고 휘도에 이를 때까지 시간차이가 있지만 LED 램프는 순간적으로 최고 휘도에 이르기 때문에 차가 터널에 들어가는 경우 진입 직후부터 충분한 밝기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이와 더불어 색 온도가 높고 태양광에 가까워 빛이 조사되는 부분의 주변부를 어둡게 느끼는 현상이 적기 때문에 야간주행 때 장애물을 인식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발열이 심해 별도의 냉각장치가 필요하고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입니다. 이에 따라 LED 헤드램프는 그동안 일부 고급차에만 적용되어 왔지만 최근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점차 적용 차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우디, BMW, 렉서스, 혼다 등 일부 수입차에는 이미 몇 해전부터 LED 헤드램프를 적용한 모델들을 선보여왔습니다. 국산차도 최근 LED 헤드램프가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국산 중형차로는 최초로 SM6에 LED PURE VISION 헤드램프를 적용한데 이어 QM6에도 국산 SUV로는 최초로 LED 헤드램프를 적용한 바 있습니다.

레이저 헤드램프 또한 최근 새로운 광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입니다. 지난해 BMW가 올 뉴 7시리즈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바 있는 레이저 헤드램프는 빛의 직진성이 뛰어나 최대 250미터 앞의 물체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할로겐 램프보다 70% 이상, 제논 램프보다는 50% 이상 성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고가의 레이저 헤드램프 대신 LED 헤드램프를 개량해 레이저 헤드램프 수준의 가시성을 제공하는 기술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뉴 아우디 R8에 장착된 LED 헤드라이트는 각각 37개의 LED로 이루어진 LED 헤드라이트 시스템이지만 선택 사양으로 새로운 레이저 하이빔 라이트 모듈을 장착할 수 있는 것이 특장입니다.

 

레이저 하이빔 라이트 모듈은 0.01 밀리미터의 초소형 레이저 다이오드를 이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레이저 하이빔의 조사 반경은 기존 LED 하이빔 헤드라이트의 두 배에 달하며 조사가능 길이 또한 500m에 달한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현대모비스가 고성능 LED 광원을 이용해 레이저 빔 효과를 나타내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헤드램프는 기술적인 진화와 더불어 기능 또한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코너링 때 사람의 눈처럼 스티어링 휠을 꺾는 방향에 따라 램프의 조사각이 바뀌는 풀 어댑티브(AFLS) 헤드램프나 상향등을 켜고 운전할 때 마주오는 차가 있을 경우 자동으로 상향등과 하향등으로 변환시켜 주는 하이빔어시스트(HBA)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우디가 선보인 매트릭스 LED 라이트의 경우 반대편 차량의 움직임과 선행차량의 움직임을 최대 8대까지 감지해 마주오는 차량에 대해서는 불빛을 적게 비추는 대신 그밖의 운전자 시야는 더욱 밝고 넓게 비춰줌으로써, 야간주행 때 반대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운전자의 안전한 주행을 도와줍니다. 

또한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차량 전방에 충돌위험이 있는 보행자가 있을 경우 개별 LED가 보행자에게 세 번 연속 라이트를 점멸해 보행자에게 위험신호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김아롱 기자=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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