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테크] 자동차 속 과학① ABS의 작동원리

  • 입력 2017.01.05 13:39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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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겨울이 되면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겨울철이 되면 스노우 체인이나 스노우 타이어를 찾는 운전자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빙판길이나 눈길에서는 타이어의 접지력이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현상은 타이어 접지면과 노면의 마찰력과 연관이 깊습니다.  

사실 자동차에는 마찰력과 관련있는 부분이 꽤 많은 편입니다. 자동차 엔진과 구동계(파워트레인)는 물론 브레이크와 윤활시스템 심지어 와이퍼 역시 마찰력과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시스템으로는 브레이크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지요. 

아시다시피 브레이크 시스템은 엔진의 동력을 이용해 구동하는 자동차의 속도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으로 유압이나 공기압을 이용해 브레이크 패드나 라이닝이 회전하는 브레이크 디스크 로터(또는 브레이크 드럼)의 회전속도를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리학적으로는 주행하는 자동차의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화시켜준다고 하지요. 브레이크패드와 디스크 로터가 서로 접촉하면서 마찰력이 발생하게 되고 마찰력에 의해 회전하는 디스크 로터의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는 것입니다.

마찰력(frictional force)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물체가 다른 물체에 접촉하면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할 때, 혹은 운동하고 있을 때, 접촉면에 생기는 운동을 방해하는 힘’이라고 합니다. 

자동차가 정지하고 있을 경우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에 따라 타이어에는 자동차가 지면을 누르는 힘(차 무게)과 지면이 자동차를 떠받치는 힘(반력)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가 전진(운동에너지) 할 때 반대방향으로도 반력(마찰력)이 발생합니다. 

 

마찰력은 물체가 가만히 있을 때 작용하는 정지마찰력과 물체가 움직일 때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작용하는 운동마찰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마찰력은 정지마찰력이 운동마찰력으로 변환되는 순간 즉, 정지된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가장 큰 마찰력이 작용합니다. 이를 최대 정지마찰력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바닥에 놓인 무거운 상자를 밀어서 움직이려 할 때 큰 힘이 필요하지만 상자가 어느 순간 움직이기 시작하면 처음 상자를 움직일 때보다 적은 힘이 필요한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도로 표면의 관점에서 보면 정지된 차가 막 움직이기 시작할 때(타이어가 굴러가기 시작할 때) 마찰력이 최대인 최대 정지마찰력이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가 급제동하거나 선회 시 미끄러질 때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초당 수 십 번 반복적으로 작동시켜 제동거리를 줄여주는 ABS(Anti lock Brake System)는 이러한 최대 정지마찰력의 원리를 이용한 시스템입니다.

 

급제동 때 타이어는 순간적으로 잠김(Lock)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자동차는 조향력과 제동력을 상실한 채 지면 위에서 관성력(주행속도)에 의해 미끄러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즉 미끄러짐이 발생하는 순간 최대 정지마찰력이 발생하게 되고 미끄러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마찰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운동마찰력이 작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최대 정지마찰력이 작동하는(정지마찰력이 운동마찰력으로 바뀌는) 짧은 순간을 반복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이 ABS의 작동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최대정지마찰력이 작용하는 시점에서 초당 수 십 번씩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마찰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제동거리를 줄여주는 것입니다. 

이를 좀 더 미세하게 얘기하면 타이어가 구르기 시작할 때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멈춰주고 곧바로 브레이크를 해제해 타이어가 구르기 시작하는 즉, 초당 수 십번씩 가다 서다를 반복시키는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타이어가 1회전하기도 전에 수도 없이 브레이크가 작동된다고 할 수 있지요. 즉 자동차가 주행 또는 선회할 때 운동마찰력의 발생을 억제하고 정지마찰력을 극대화시켜 제동력과 조향력을 유지시켜 주는 것입니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할 때 타이어가 미끄러지면서 생기는 타이어 자국(스키드 마크)을 보면 ABS가 작동된 경우 일직선으로 연속된 미끄럼 자국이 아니라 미끄러진 자국이 반복적으로 끊어진 것을 볼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ABS가 작동할 때 브레이크 페달에 진동이 느껴지면서 ‘크르륵~’하는 소리가 나는 것은 브레이크가 이처럼 미세하게 반복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지요.

ABS는 초창기에는 X자 형식으로 앞바퀴와 뒷바퀴를 제어하는 방식(2채널)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네바퀴를 각각 제어하는 방식(4채널)으로 바뀌었을 뿐 아니라 ESC(차체유지제어시스템)와 연동되면서 제어로직이 복잡해지고 ABS 모듈 또한 소형화 및 경량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참고로 ESC의 경우 ABS의 작동원리인 마찰력보다는 차체가 무게중심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모멘트와 관련이 더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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