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車 재제조 그리고 재활용 산업을 선진형으로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2.02.20 07:42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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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영역을 크게 나눈다면 출고 전의 비포 마켓을 총괄하는 일반적인 자동차 산업분야와 소비자에게 차량이 전달되어 만들어지는 애프터마켓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가 관심을 많이 가지는 영역은 소비자와 연계되어 나타나는 유통 구조인 애프터마켓이다.

국내 시장은 대략 약 70조원 정도로 매머드급 시장인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부품, 용품, 중고차, 이륜차, 정비, 튜닝 및 모터스포츠, 보험, 리스, 렌트가 재제조·재활용 분야다. 모두가 소비자와 직결된 중요한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우리의 자동차 품질의 상승과 더불어 이에 걸맞는 자동차 문화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고 있다. 산업과 문화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음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와 직결된 애프터마켓 중 중고차, 이륜차, 튜닝 및 모터스포츠, 그리고 재제조·재활용 분야가 후진적인 개념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가 폐차 되는 순간 각종 자동차 부품 등의 재활용과 재제조측면을 강조하는 분야의 중요성은 친환경적 특성을 고려하면 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으나 우리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극히 후진적이고 영세적인 부분이 많아 개선을 극히 필요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전체적인 재제조·재활용 분야를 세분화하면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재사용(Reuse)’이다. 재사용은 세척 등을 거쳐 중고품을 다시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주로 많이 사용하는 유리병이나 중고 가전품을 생각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재활용(Recycling)’을 생각할 수 있다.재활용은 분해, 파쇄, 용해 후 원재료로 생산에 다시 투입해 새로운 부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로 ‘재제조(Remanufacturing)’을 생각할 수 있다. 재제조는 폐차 등에서 뽑아낸 부품을 분해, 세척, 검사, 보수, 조정, 재조립 등을 거쳐 원래 성능으로 복원한 부품을 말한다. 앞서 언급한 재사용은 극히 일부분이고 주로 재재조나 재활용으로 활용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재제조는 재활용에 비하여 25% 정도 자원회수율이 높고 20%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고 산업적으로나 친환경적으로도 가장 규모도 크고 산업적 의미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전체적으로 재제조 영역을 얼마나 키우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재제조 분야는 아직 초기적 형성단계로 미국이나 일본 등과 같이 성숙단계나 발전단계와는 큰 차이가 있을 정도로 낙후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제도나 규정, 시스템, 시장은 물론이고 국민적 인식도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재제조 시장 규모는 적게는 약 1,600억원에서 많게는 7천500억원 정도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아직 불모지여서, 정확한 규모를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세하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가장 시스템적으로 발전한 미국은 약 63조원, 그리고 유럽은 약 21조원, 일본은 약 1조 4천억원 정도의 규모이다. 재제조 산업이 중요한 이유는 최근 강화되는 친환경적인 특성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에서 강조한 ‘저탄소 녹색성장’ 측면에서 가장 대표적인 녹색 산업이라는 것이다.

자원 소비 절감은 기본이고 신제품 대비 70~80% 이상 에너지 및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분해, 세척, 검사 등 자동화가 불가능하여 고용창출 효과가 극히 크며, 퇴직자 재취업과 유휴 인력 활용이 매우 높다는 특징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제품과 성능이 유사하면서도 가격은 신제품의 약 30~60%에 불과하여 물가 안정 등 다양성 측면에서 경제발전에 도움을 직접 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다른 분야와 비교가 안될 만큼 높은 수준을 가진 산업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는 정부나 관련 단체 및 업계에서 노력 중이나 여러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은 실정이다. 우선 몇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우선 경제성, 친환경성 등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관심 부족으로 재제조품의 활용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정책적 지원이나 시스템 부재로 인하여 설사 재제조품이 출시되어도 보험 등으로 인한 자동차 수리 시에도 순정품이라는 신품으로만 수리할 정도로 활용측면에서 편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낭비는 수조원이 낭비되어 보험료를 올리는 악영향을 주게 된다. 부품의 재순환 측면에서 전혀 품질에 문제가 없음에도 필요없이 자원이 낭비되는 것이고, 다양한 양질의 제품을 시장에서 활용할 수 기회를 없애는 이중 부담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주관부서인 지식경제부에서 인증된 재제조품이 현행 4가지에 불과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인증된 품목은 교류발전기, 기동전동기, 등속조인트, 에어 컴프레셔에 불과하고 10여 가지가 추가적으로 인증 절차를 밟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성이 아직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당연히 하루 속히 부품별 체계적인 인증절차를 마련하여 대상품목을 전체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다. 동시에 신품에 비하여 유통체계가 복잡한 재제조품에 대한 절차를 투명하게 개선하여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로 홍보와 캠페인 활동에 정부와 관련 단체의 노력이 가일층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식이나 이용도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한 재제조품인 만큼 품질보증과 가격, 품질 등 다양한 장점을 부각시켜 선진형 구조로 탈바꿈하는데 매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로 재제조품은 전체적인 산업 체계가 중소기업에 맞는 영역인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측면에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주로 신품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부품 정보를 공유하면서 재제조업체에 주어진다면 훌륭한 상생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로 앞으로를 위하여 산학연관이 함께 노력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재제조 및 재활용 관련 단체가 지식경제부나 환경부 신하에 별도로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는 만큼 국토해양부와 함께 노력을 함께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신품 및 재제조품의 수요처인 정비업체와의 상생 협력은 중요한 기준을 만드는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재제조품이나 재활용품의 활용도는 선진국에 비하여 많이 뒤떨어져 있다. 산학연관과 함께 국민의 홍보를 수반한다면 향후 재제조 산업 3조원 시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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