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카레이서 강윤수 씨, 15kg 바벨 들고 훈련

“올해 쿠페 레이스 출전 꿈'…‘판타스틱 자동차’도 출간

  • 입력 2012.02.07 09:35
  • 기자명 오토헤럴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은 여성 레이서가 낯설지 않지만 2007년까지만 해도 국내에 여성 포뮬러 레이서는 강윤수 씨(27)가 유일했다. 강 씨는 2005년 ‘BAT GT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까지 우수했다. 최초의 여성 포뮬러 챔피언의 탄생이었다. 여러 경기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던 강 씨가 2009년 이후에는 경기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3년 가까이 두문불출하던 강 씨가 최근 여성 운전자를 위한 자동차 전문서적 ‘판타스틱 자동차’를 냈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만난 강 씨는 “자동차의 구조부터 차를 구입하는 요령, 관리하고 꾸미는 법, 포뮬러원(F1)까지 여성 운전자들이라면 알아둬야 할 내용을 꼼꼼히 담았다”고 말했다. 책을 내는 데 들인 시간만도 자그마치 1년. 그래서인지 자동차 서적인데도 마치 패션 잡지를 보는 듯 쉽게 읽혔다.

155cm의 자그마한 체구에 긴 생머리, 뽀얀 피부……. 국내 최초의 여성 포뮬러 챔피원인 강 씨에 대한 첫인상은 ‘소녀’였다. 하지만 연약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어릴 때부터 강 씨는 “고무줄이나 인형놀이 대신 남자들과 축구, 농구를 즐겼다”며 “남자애들이 여자라고 잘 놀아주지 않아 ‘슈터’로 포지션을 바꿨다”고 말했다.

강 씨의 승부사 기질은 모터스포츠계에서도 유명하다. 2007년 출전한 경기에서 뒤에 따라오던 차가 강 씨의 차를 밀면서 일어난 사고로 강 씨는 이틀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정작 그는 의식을 찾자마자 사고 당시 녹화 화면을 수차례 돌려보며 ‘내가 왜 저 순간에 저렇게밖에 대응을 못해 경기를 다 뛰지 못했을까’ 하며 상대방을 원망하는 대신 자신의 실력을 탓했을 정도다.

그는 레이서 출신의 아버지 강현택 씨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차에 관심이 많았다. 운전을 배운 것도 중학교 3학년 때다. 고교 시절부터 카트 레이싱 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던 그이지만 정작 운전면허는 2번 만에 붙었다. 강 씨는 “실기시험은 한 번에 됐지만 빌빌 꼬아놓은 필기시험 때문에 한 번 떨어졌다”며 배시시 웃었다. 지난 3년간 이렇다 할 대회 출전이 없었던 강 씨는 “올해는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의 제네시스 쿠페 레이스에 꼭 나가고 싶다”며 속내를 밝혔다. 요즘도 매일 15kg짜리 바벨을 들며 근력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강 씨에게 ‘여성 운전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정규 속도를 당연히 지키기는 해야 하지만 가끔은 차가 가진 최대 성능까지 출력을 올려보는 ‘일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