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리치를 위한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500

  • 입력 2015.09.14 00:07
  • 수정 2015.09.18 08:0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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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벤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꼽히는 마이바흐는 다임러 창업자 고틀리 다임러와 함께 세계 최초의 경량 휘발유 엔진을 개발한 빌헬름 마이바흐가 1909년 아들과 함께 세웠다.

마이바흐 엠블럼을 단 최초의 모델은 1919년 BMW 차대를 기반으로 만든 W1. 이후 수작업으로 가장 극소수의 상류층을 위한 슈퍼 울트라 럭셔리 세단을 만들었다.

1945년 2차 세계 대전의 종료와 함께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던 마이바흐가 부활한 것은 경쟁사인 BMW와 폭스바겐이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로 럭셔리 시장을 잠식하자 2002년 당시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마이바흐 제플린, 렌덜렛 등이 이후 차례로 등장했지만 국제 경기 부진과 고유가로 럭셔리카 수요가 급감하자 판매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2012년 또다시 사라졌다.

마이바흐가 부활한 것은 2014년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마이바흐에 벤츠 엠블럼을 붙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로 서브 브랜드를 만들었고 마이바흐 S500과 600, 폴만 S600으로 재등장을 시켰다.

 

0.1%, 소수를 위한 슈퍼 울트라 럭셔리 세단

4년 만에 다시 등장한 마이바흐 벤츠 S는 2014년 럭셔리 세단의 최대 시장인 중국, 중국 내에서도 가장 많은 부호가 사는 광저우 모터쇼를 통해 데뷔했다.

시승 모델은 2015년 메르세데스 벤츠 기함 S클래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S500, 따라서 외관과 실내장식의 상당 부분을 공유한다.

그러나 전장이 8인치 이상 길고 최고 455마력의 출력과 최대 71kg.m의 토크 제원을 발휘하는V8 바이터보 엔진과 첨단 사양 패키지에서 분명한 차이를 갖고 있다.

가장 먼저 5455mm에 달하는 엄청난 전장이 시선을 압도한다. 전폭과 전고는 S클래스와 같지만 축간거리는 3365mm로 130mm를 더 확보했다.

전면은 라디에이터의 트림과 에어 인테이크 홀의 더블 트림, 그리고 범퍼 하단의 트림으로 S클래스보다 더 뚜렷한 사치를 부렸다.

반듯한 수평라인으로 균형미를 강조한 후면에도 두 개의 듀얼 머플러와 범퍼 하단 더블 루버를 크롬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그리고 트렁크 리드의 마이바흐 로고와 측면 엠블럼으로 S클래스와 분명한 구분이 되도록 했다.

 

최고의 사치, 완벽한 공간

S클래스 대비 증가한 축간거리는 실내에서 압도적인 공간을 제공하도록 했다. 엄청난 공간의 뒷자리는 손이며 다리가 어색할 정도 크고 넓다. 무릎 공간, 그리고 옆자리와 간격이 너무 넓어 생소한 느낌까지 든다.

여기에다 항공기 일등석을 모티브로 한 시트는 최대 43.5도까지 등받이가 눕혀진다. 종아리와 다리를 지지해 주는 받침대까지 있어 엉덩이를 쭉 빼고 앉아도 전혀 불편하지가 않다.

달리는 퍼스트 클래스 리무진답게 다양하고 효율적인 기능들이 뒷자리에 집중돼 있다. 센터 콘솔에는 격납식 테이블이 있고 오디오와 공조장치, 대형 모니터는 각각의 리모컨으로 작동할 수 있다.

시트에는 마사지, 히팅, 그리고 등받이 측면 조절 버튼이 자리를 잡았고 카프스킨 가죽이 주는 안락함은 더는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쾌적하고 부드럽다. 옵션으로 마이바흐 향수, 이온 공기 정화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상위 모델인 S600에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사양이다.

 

이런 고급스러움과 편의성이 선사하는 만족감은 운전석이 있는 1열에도 변함없이 제공된다. 대시보드에서 도어 안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다크 브라운의 고급 원목 우드, 최고급 IWC 아날로그 시계, 천장과 도어, 운전대까지 적용된 나파가죽은 모두 최고의 소재들이다.

파노라마 선루프, 독일 명품 은세공 브랜드 로베엔베르킹이 수작업으로 완성한 온 보드 라인은 바라보는 사람의 눈까지 사치스럽게 만든다.

C필러의 삼각 글라스는 후 석 탑승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작은 블라인드가 설치됐다. 전면에는 와이드 타입의 대형 모니터가 클러스터와 같은 크기로 자리를 잡았다.

 

대형 모니터는 내비게이션과 각종 차량 정보들을 제공하고 풍부한 시각과 시인성을 갖고 있지만, 조작은 쉽지가 않다. 한글 초성 입력으로 목적지를 찾는데 오류가 많고 김기사에서 검색되는 곳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운전대는 원형에 가깝지만, 하단부의 안쪽을 수평으로 만들어 D 컷 느낌이 나도록 했다. 묵직한 잡는 느낌, 나파가죽으로 마감된 주요 부위는 손을 떼기 싫을 정도로 감각적이다.

퀼트 무늬가 새겨진 시트의 고급스러움, 그리고 무엇보다 손길이 닿는 실내의 모든 부분들의 감촉이 더없이 부드럽다는 점에도 놀라게 된다. 마이바흐는 외관뿐만 아니라 실내의 모든 도장에 특수한 공법을 사용해 깊은 감촉과 내구성을 갖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가능한 한 멀게, 시간이 갈수록 편안해지는 승차감

마이바흐를 시승할 수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가능한 많은 거리를 달렸다. 뒷좌석을 주로 이용하는 쇼파 드리븐카지만 소유주가 이런 종류의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는 일은 이제 어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S500에 탑재된 엔진은 앞서 언급한 출력과 토크로 정지상태에서 100km/h의 속도를 내는데 단 5.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최고속도는 9단(9G-TRONIC) 자동변속기와 조합해 250km/h를 낸다. 연비는 복합기준 7.9km/l다.

묵직한 차체가 어린아이 다루듯 쉬운 것이 감탄스럽다. 엄청난 두께의 운전대는 정지해 있을 때나 고속으로 달릴 때 적절한 조향력을 보여주며 아주 쉽게 방향성을 유지해 준다.

길고 무거운 차체가 부담스러웠지만, 꽤 높은 속도에서 코너를 빠져나가고 다시 자세를 잡는 능력이 완벽하다. 코너에서는 시트 좌우 체임버가 차체의 쏠림 쪽으로 적당하게 부풀려지면서 몸을 지지해 준다.

 

가속의 일관성과 파워는 매끄럽고 박력이 있다. 일정하게 상승하는 가속감, 엔진의 사운드 모두 S500이 왜 가장 다이내믹한 럭셔리 세단인지, 자신의 존재감을 운전자에게 주입해 준다.

차체 전면의 레이저 센서로 노면의 요철을 감지해 댐핑과 차고를 제어하는 매직 컨트롤 역시 환상적이다. 웬만한 높이의 과속방지턱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나가도 차체에 별 요동을 전달하지 않고 흡수한다.

정숙성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엔진 소음의 실내 유입이 효과적으로 차단됐고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풍절음이 창문을 포함한 도어로 새어 들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고의 항공 음향학 엔지니어들이 노력한 성과다.

시간이 갈수록, 오래 달려도 편안한 운전, 승차감이 계속 유지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앞쪽보다 뒤 열의 정숙성이 더 뚜렷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차가 쇼파 드리뷴카의 역할에 더 충실하게 만들어졌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총평]

마이바흐 S500에는 최상의 럭셔리 세단에 걸맞은 첨단 장치들이 가득하다. 나이트 뷰 어시스턴스 플러스, 열선 윈드쉴드, LED 지능형 조명 시스템, 이그제큐티브 뒷좌석 패키지,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및 에어 밸런스 패키지 등이 이 차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V12 엔진을 품고 있는 윗급 모델인 S600이 있지만, S500도 호화롭기는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2억 3300만 원이라는 가격도 벤틀리나 롤스로이스보다 경쟁력을 갖게 하는 요소다.

무엇보다 직접 운전을 하는 재미가 경쟁모델들보다 더 삼삼한 점이 매력적이다. 독일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부르메스터(Burmester) 3D 사운드 시스템이 더욱 럭셔리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마이바흐 S500을 뒷자리에서만 즐기기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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