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눈길 거침없이, 남자는 세단도 4륜이다

  • 입력 2015.01.27 00:46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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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위)은 기계식 4륜구동으로 돌발 상황에서 즉시 반응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현대차가 2세대 제네시스에 적용한 H-트랙은 전자제어식 4륜 방식으로 연료 소모와 소음 진동이 상대적으로 적다.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현대차

인기 폭발! 4륜구동의 모든 것=스포츠동아는 자동차 전문매체인 오토헤럴드, 지피코리아와 함께 자동차 업계의 핫이슈, 첨단기술 트렌드, 주목받는 신차에 대한 리뷰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두 번째 순서로 최근 SUV는 물론 고급 세단에까지 적용돼 인기를 끌고 있는 4륜구동 시스템의 특징을 심층 분석했다. 오프로드용 SUV의 전유물이라 인식되던 4륜구동은 최근 보다 안정적인 주행 환경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따라 SUV는 물론 세단에까지 영역을 넓혔다. 크게는 4륜구동이라 칭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특성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4륜구동이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 각 시스템의 차이와 장단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봄 여름 가을 겨울…전천후 주행능력 요구
국내 4륜구동 인기 상승·기술 경쟁 본격화

아우디 콰트로, 기계식·전자식 장점만 담아
반응 지연 없이 즉각 제어…돌발상황 강점

현대 H-트랙, 도로 상태 감지 구동력 배분
동력전달 효율성 강점…소음·진동도 적어

▲ 접지력과 주행 안정성이 높은 4륜구동의 강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아우디 콰트로의 스키 점프대 주행 장면.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 4륜구동의 최대 강점은? = 수 십 억 원짜리 슈퍼 카? 구글이 만든 자율 주행차? 그 어떤 차도 이것이 없으면 꼼짝도 못한다. 돌리거나 굴리려고 테 모양으로 둥글게 만든 물건, 바로 바퀴다. 가장 낮은 곳에서 자동차가 제 구실을 하도록 만든다. 이 바퀴를 구르게 하는 방법, 즉 구동 방식은 크게 2륜구동(전륜 또는 후륜)과 4륜구동으로 나뉜다. 2륜구동은 앞바퀴만 구르는 전륜, 뒷바퀴로 구르는 후륜으로 나뉜다. 4륜구동은 항상 4개의 바퀴가 구르는 상시4륜과 필요할 때만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파트타임 4륜으로 다시 구분된다. 이처럼 구동방식이 여러 가지인 이유는 각각의 시스템이 갖고 있는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전륜과 후륜의 장단점=국산자동차는 대부분 앞쪽에 엔진을 올리고 앞바퀴를 구르게 하는 전륜구동 방식이다. 바퀴와 엔진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구동력을 전달하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 없고, 가장 넓은 실내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반면 무게 중심이 앞쪽에 쏠려있고 구동력도 여기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굽은 길에서 바깥쪽으로 차체가 쏠리는 언더스티어 성향이 강하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구동방식이 뒷바퀴 굴림방식인 후륜구동이다. 차체의 무게 비율이 균형을 잡아 고속으로 달릴 때의 안정감과 승차감이 상대적으로 좋다.

일반적으로 앞바퀴 굴림방식의 차체 무게 비율이 7대3 정도라면 최근 나오는 뒷바퀴 굴림방식 차량들은 거의 5:5의 균형을 맞출 정도로 발전했다. 자동차의 앞, 뒤 무게 배분이 균형을 이룰수록 드라이빙과 핸들링, 코너링과 승차감은 안정적이다. 때문에 제조사들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뒷바퀴 굴림방식은 대부분 출력이 높은 대형 세단이나 스포츠카 등에 많이 탑재된다. 반면 앞에 올려진 엔진에서 뒷바퀴까지 동력을 전달하는 별도의 장치(드라이브 샤프트) 때문에 공간과 연비 효율성 측면에서 불리하다. 차체가 움직이는 순간 에너지가 뒤쪽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눈길 또는 험로에 약한 특성도 갖고 있다.

▲ 현대차 전자식 H-트랙 해부도

4륜구동의 존재 이유? 전천후 주행 능력=이런 단점들을 보완한 것이 사륜구동이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어디에서나 최상의 주행 능력을 발휘한다. 전자식으로 제어하거나 기계식으로 구동되기도 하고 각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게 분류한다. 현대차 H-트랙(TRACK), 아우디 콰트로(Quattro), 메르세데스 벤츠 4-매틱(MATIC), BMW X-드라이브(drive) 등 제조사마다 부르는 이름도 다르다. 그리고 각각의 제조사들이 갖고 있는 4륜구동의 전개 방식들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4륜구동 방식은 또 차가 움직이는 모든 순간에 4개의 바퀴가 모두 구르는 상시4륜(AWD), 또 평소에는 2륜으로 달리지만 눈길이나 험로에서는 4개의 바퀴가 모두 구르는 일시4륜으로 구분이 된다. 도로 표면과의 접지력이 높아지면서 노면을 장악하는 능력이 높다. 눈길에서 깨금발보다는 두발, 이보다 손까지 사용해 기어가면 더 안전한 것과 같은 원리다.

기술적으로 더 복잡한 설명들이 필요하지만 4륜구동이 접목된 자동차는 한 마디로 전천후 주행능력을 갖게 된다고 보면 된다. 설원과 빙판을 질주하는 아우디, 폭설에 갇힌 다른 자동차 사이를 여유 있게 지나가는 볼보 등의 믿기 힘든 장면은 모두 4륜구동의 힘에서 나온 것이다.

최근의 4륜구동 방식은 풀타임과 파트타임의 장점이 융합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4바퀴를 굴려야 하는 비효율성을 없애기 위해 평소에는 2개의 바퀴만 구르다가 차체가 미끄러지는 슬립을 자동으로 감지해 필요한 때만 작동을 하는 최신 기술도 이제는 일반화된 방식이 됐다.

하지만 구동방식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경계해야 한다. 자동차의 상품성이 어떤 굴림방식이냐로 결정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가령 눈길에서는 뒷바퀴 굴림 방식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거나 앞바퀴 굴림 방식은 저가의 모델이 선호한다는 식으로 볼 필요는 없다. 사용자가 처한 주변 자연 환경, 운전 성향을 고려하고, 각각의 굴림 방식이 갖고 있는 특징을 충분히 이해하고 감안해 자동차를 선택하면 된다.

● ‘4륜 전쟁’, 현대 H-트랙 VS 아우디 콰트로

4계절이 뚜렷한 국내 기후 특성상 소비자들은 차별화된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 바로 4륜구동이다. 현재 국내 시판중인 고급 세단 가운데 4륜구동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모델들의 판매량을 살펴보자. 전체 60% 이상의 소비자들이 4륜구동 방식을 선택한다. 아우디 콰트로는 전체 모델의 67%가, 현대 제네시스는 63%가 4륜구동으로 팔리고 있다. 독일 카메이커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해왔다. 그 중 아우디는 콰트로라는 기계식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도 4륜구동 고급 세단 시장에 가세했다. 2세대 제네시스를 통해 자사의 첫 승용 4륜구동 시스템을 선보였다. 전자제어방식을 채택해 뛰어난 효율성과 대응력을 지녔다. 4륜구동 승용차를 대표하는 브랜드 아우디 콰트로와 그 뒤를 맹렬히 쫓는 현대의 H-트랙 기술의 특징은 무엇일까? 양사의 4륜구동 시스템을 분석해봤다.

▲ 아우디의 기계식 콰트로 시스템

아우디 콰트로, 기계식 4륜구동 시스템=아우디 콰트로의 4륜구동 시스템은 항상 4개의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평상시에는 전후 40:60의 구동력으로 안정적인 주행을 실현한다. 주행 중 노면상황에 따라 한쪽 차축이 미끄러질 경우 반대편으로 구동력을 실어주게 된다. 상황에 따라 전·후륜의 토크 분배가 달라진다. 전륜에는 최대 70%의 동력을, 후륜에는 최대 85%의 동력을 분배할 수 있다. 아울러 토크 벡터링이 장착되어 보다 정교한 컨트롤을 가능케 한다. 도로 상황에 따른 반응 시간의 지연 없이 70:30에서 최대 15:85까지 힘의 배분이 이뤄진다. 기계식과 전자식의 장점을 모두 담아낸 가장 진보적인 승용 4륜구동 시스템이다.

전자식 4륜구동의 전자 트랙션 보조장치가 브레이크를 통해 바퀴의 스핀(헛바퀴)을 줄이거나 엔진 조정 제어장치를 사용해 속도를 늦추는 반면, 콰트로는 앞과 뒤의 구동축에 토크(동력)를 기계적으로 재분배함으로써 바퀴의 스핀이나 속도를 줄인다.

전·후륜에 대한 토크 분배를 기계식으로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앞바퀴 또는 뒷바퀴에 힘을 몰아주는 형태의 타사 4륜구동 시스템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주행안정성을 자랑한다.

현대 H-트랙, 효율성 강조한 전자제어식 상시 4륜=현대차는 장마철과 겨울이 길어지는 국내 기후 변화와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승용 4륜구동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물론 후륜 구동 방식의 고급 수입차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동절기 주행 안정성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자식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인 H-트랙을 2세대 제네시스에 탑재했다. 휠과 서스펜션 등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도로의 상태를 감지, 앞뒤 구동력을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평지에서 노멀 모드로 주행할 경우 최대 0:100 비율로 뒷바퀴에 구동력을 집중한다. 연료 소모와 소음 진동이 적다는 것이 H-트랙의 강점이다.

코너를 만나면 가변식 토크 스플릿 클러치가 작동해 앞바퀴로 구동력을 전달하기 시작한다. 30:70에서 40:60의 비율로 안정적인 회전과 가속을 유도해 최상의 코너링을 선사한다.

험로에서는 50:50 비율로 주행할 수도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접지력에 따라 10:90에서 20:80 비율로 구동력을 배분, 뛰어난 가속력과 더욱 날카로운 핸들링을 구현해낸다.

H-트랙은 기계식 4륜구동 방식과 달리 도로 상태를 휠과 서스펜션 등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감지한 후 ECU제어를 통해 전자식으로 4개 바퀴의 구동력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한다. 또 변속모드와 주행모드에 따라서도 능동적으로 구동력을 제어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4륜구동 시스템이다.

공동취재 : 스포츠동아 원성열 기자,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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