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르노삼성차가 생존하는 방법은?

  • 입력 2011.11.20 15:40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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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국내의 연간 신차 판매시장은 약 150~160만대 수준으로 지난 달 현대차와 기아차가 점유율 85%를 넘는 기록을 달성하면서 나머지 3사의 판매율이 점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가 모기업이 되면서 재도약의 열의를 다지고 있으나 아직 코란도C를 중심으로 일부 SUV에 한정되어 있고 쉐보레 브랜드로 다시 시작한 한국GM의 경우 두 자리수 점유율을 표명하고 전반기부터 다양한 차종을 중심으로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으나 목표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4가지 차종에 한정된 르노삼성차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세 메이커가 모두 작지 않은 문제를 갖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점유율이 높은 것은 규모의 경제와 함께 현대기아차의 품질 및 역량이 강화된 의미가 큰 것이고 반면 나머지 3사의 역량은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3사의 문제는 특성에 따라 각각의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도 르노삼성차의 위상이 최근 크게 떨어지면서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신차 판매율이 급감하고 있다. 대표 모델인 준대형차 SM7의 신차 효과가 벌써 하락하면서 판매율에 문제가 되고 있고 허리 역할을 하던 SM5의 판매도 급감했다.

이는 최근 소비자가 제기한 리콜 관련 사항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때문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소비자와 메이커의 싸움이라기보다는 르노삼성차의 가장 큰 무기였던 소비자에 대한 품질제고와 노력의 대명사였던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계기가 됐다.

수년 동안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국내 메이커에서 르노삼성차는 품질 측면에서 소비자를 배려하고 적극적인 대처로 가장 큰 점수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늑장 리콜로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바로 판매율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한 번 잃어버린 신뢰는 구축하기 힘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를 회복하기 위한 성장 동력이 현재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차 출시로 반전을 꾀할 기회도 당분간 보이지 않는다.

현재 르노삼성차는 다양한 차종이 가장 부족한 회사이다. 승용차인 SM3, SM5, SM7 세 가지와 소형 CUV라고 강조하는 QM5가 모두다. 책상을 받치는 것이 네개의 다리라면 한 다리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치명적인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구조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의 취향이 더욱 다양해지고 까다로워지는 만큼 단순한 차종으로는 베스트셀러 모델이 등장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르노삼성차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출시되는 차종에 대한 더욱 적극적이고 소비자 측면을 배려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준비 중인 르노삼성차 구입예정자를 위한 온라인 중고차 매장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품질 최고라는 기업 이미지를 재구축해야 한다. 신차 효과도 거의 없고 앞으로도 당분간 신차 투입이 어려운 만큼 오직 배수진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만이 살아갈 길이다.

두 번째로 차종을 늘려야 한다. 르노삼성차 자체로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르노는 물론 연관 관계가 큰 닛산차와의 공조를 통해서라도 신차 투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소비자의 취향이 연비와 소형차에 집중되는 만큼 이미 개발돼 인기를 끌고 있는 르노와 닛산의 전략차종을 투입해야 한다. 한국GM이 구사하는 방식과 같이 다양한 틈새 차종이 효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물론 여기에 르노삼성차 특유의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가미돼야 특화된 모델로서 더욱 큰 의미가 부각된다.

셋째로 부산공장을 중심으로 생산성 제고나 혼류생산 등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한 시스템을 다양하게 구축해야 한다. 즉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최근 복수노조 등 현장에서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노조가 없는 사원대표위원회로 구성된 르노삼성차는 상대적으로 분명히 가장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 3년간 무분규를 이루었던 현대기아차는 아직도 항상 가장 큰 암초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노사분규다. 근본적으로 문제점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상처를 놔두고 봉합된 상태여서 더욱 문제점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측면에서 르노삼성차는 내부적인 문제점이 가장 적다고 할 수 있다.

최근 3교대 방식 등 다양한 현장에서의 문제점도 제기됐으나 증설 생산 라인을 일부 증설하고 한두 가지 신 차종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 상황으로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당장 신차 판매 부진으로 인한 수익구조의 악화로 새로운 신차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로 빠르면 내년부터 SM3 기반의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인 만큼 부산공장에서 그 역할을 할 수도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전기차는 앞으로 미래를 대표하는 친환경차로 부각될 것이 확실시 되나 당분간은 수익모델로서는 한계가 있는 모델이다.

앞으로 부각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나 경쟁력 있는 클린디젤승용차가 낫지 않을까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생산지가 어디건 소비자에게 틈새 모델을 제공한다는 취지이다.

르노삼성차는 아직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많이 있는 메이커이다. 따라서 흔들리는 고객을 잡을 수 있는 집중도와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다른 메이커도 그 만큼 열심히 일하는 만큼 더욱 시장은 치열해질 것이다. 그래서 현재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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