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자신감… 하지만 갈 길은 멀다

현대車 鄭 부회장, LA오토쇼서 신형 그랜저 직접 소개

  • 입력 2011.11.18 10:42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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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앤젤레스=석동빈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6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LA오토쇼에서 신형 그랜저(미국명 아제라)를 소개하며 “현대차의 변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자신감이 생긴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훨씬 더 멀고 험하다고 생각합니다.”

16일 오전 11시(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오토쇼에서 신형 그랜저(미국명 아제라)를 직접 소개하고 휴게실로 나온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만났다.

정 부회장은 “LA오토쇼가 메이저 모터쇼는 아니지만 현대차의 핵심 차종인 신형 그랜저가 미국 시장에 처음 공개되는 자리여서 직접 소개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현대차의 기술력과 디자인 철학을 담은 최신 모델이어서 미국 시장의 판매 성적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현대차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 주위에서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고 있지만 아직은 한숨을 돌릴 겨를이 없다”며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품질과 디자인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기 위해 현대차그룹 전체가 노력을 기울인 것에 대한 결과가 제대로 나오는 것 같아 확실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우리는 젊고 역동적이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디자인 분야는 이제 우리가 다른 업체를 선도하는 측면도 많다고 생각한다”며 “처음에 논란이 있었던 쏘나타 디자인이 미국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내려짐에 따라 디자인팀에 차세대 쏘나타는 더욱 공격적으로 디자인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판매가 늘어난 만큼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계획 중”이라며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을 비롯해 국내외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 강화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 부회장은 “최근 세계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이어서 어떻게 투자를 해 나가야 할지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LA오토쇼 방문에 앞서 정 부회장은 15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을 찾아가 생산 상황을 점검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와서는 현대차 미국법인(HMA) 임원들로부터 현지 시장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현장경영’과 닮은꼴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그는 세계 5대 모터쇼에는 대부분 참석해 왔다. 지난해 제네바, 베이징, 부산, 파리모터쇼 등에 참석해 현대차의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거나 신차종을 소개했다. 올해도 1월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 4월 서울모터쇼,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이어 LA오토쇼까지 찾았다. 내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도 참관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부회장은 모터쇼를 둘러보면서 인근 현대·기아차 생산시설과 현지법인을 방문해 글로벌 현장을 챙긴다. 모터쇼 행사장에서도 가급적 많은 회사의 전시장을 찾아 꼼꼼히 자동차를 살펴본다. 이날도 도요타 혼다 폴크스바겐 BMW 등 여러 브랜드의 부스를 돌아보며 1시간 이상을 보냈다. 이런 정 회장의 스타일을 두고 일부에선 ‘모터쇼 경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이번 LA오토쇼에는… ▼

LA오토쇼가 1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LA컨벤션센터에서 언론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이번 오토쇼에는 40여 개 브랜드가 참가해 300여 대의 차량을 전시했다. 특히 쉐보레 ‘카마로 ZL1’, 링컨 ‘MKT’, 폴크스바겐 ‘CC’ 등 10여 대의 차량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최근 모터쇼의 친환경 흐름에 따라 LA오토쇼에도 하이브리드, 전기, 고효율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차 80여 대가 나왔다.

그러나 부유층도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 주의 특성을 감안해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벤틀리 등 초호화 자동차회사는 물론이고 포르셰 애스턴마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에서 새로운 고성능 신차종을 많이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 곧 판매를 시작할 ‘아제라’와 함께 연료소비효율이 40MPG(L당 17km) 이상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아반떼’(미국명 엘란트라) ‘벨로스터’ ‘엑센트’ 등 4개 차종을 적극 홍보했다. 기아차는 ‘Kia GT 콘셉트카’를 처음 선보였으며 내년 ‘K5’(미국명 옵티마)의 레이싱 출전 지원계획도 발표했다.

로스앤젤레스=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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