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한 경소형차 충돌안전성, 불안감 떨쳐라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4.01.26 11:07
  • 기자명 오토헤럴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경소형차 충돌 안전 테스트에 대한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생각 이상으로 대부분의 시험대상이 안전치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물론 여러 방법에 의한 충돌 테스트인 만큼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참조로 할 만한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정면 부분 충돌테스트인 스몰 오버랩 내지는 오프세트 충돌 테스트에서는 더욱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전체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에너지가 분산되어 어느 정도 견디는 형상이 가능하나 부분적으로 집중 충돌을 할 경우에는 에너지가 집중되면서 취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실제로 발생하는 충돌의 경우 충돌 직전에 대부분의 운전자가 무의식적으로 운전대를 꺾는다는 통계로 보면 상당히 의미 있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정면 충돌 테스트보다 이러한 부분 충돌에 의미를 더 부여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험결과에 대하여 일각에서 우려하는 부분도 많지만 차량의 크기나 배기량 등 여러 종합적인 부분을 판단하면 너무 불안하게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차량의 크기나 배기량 등은 여러 면에서 장단점이 서로 교차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차 안전이 제일 중요한 요소이므로 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결과에 따라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차량이 적은 만큼 배기량도 적고 속도도 적은 만큼 더욱 안전하게 운전하는 습관이 보편적이라는 것이다. 차량이 크고 배기량이 큰 스포츠카 등은 더욱 안전하게 만들 수 있으나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 등을 고려하면 그리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작은 차량으로 운전하는 운전자가 습관적으로 속도 등에 민감하다는 운전의식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큰 차는 과신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느 하나 경소형차의 운전자가 더 많이 사망하고 문제가 더욱 컷다는 통계 자료 하나 없다고 할 수 있다. 나름대로 괜찮다는 것이다. 물론 논리 상으로는 작은 차보다 큰 차가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차체가 작은 차보다 큰 차가 안전하고 승용차보다 차고가 높은 SUV가 안전하며, 이러한 차종보다 대형 트럭 등이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충돌테스트를 하여도 당연한 결과가 도출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탱크를 타고 다닐 수도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량이 크고 무거운 만큼 안전하게 만들 수 있으나 연비가 나쁘고 움직임이 둔한 만큼 단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균형을 찾아 차량을 선택하고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시대는 친환경, 고연비 시대이다. 특히 국토가 좁고 주차장이 적고 에너지 자급도가 낮은 국가의 경우 큰 차보다 작은 차가 유리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당연히 잇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 저감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전체 차량의 약 과반수가 경차이고 또 전체의 과반수가 승용디젤차이다.

심지어 이탈리아는 60% 이상이 경차이다. 당연히 에너지 절약은 물론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도 덜 배출된다. 여유 있는 에코드라이브를 활용한 생활 운전으로 교통사고도 적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웃 일본도 경차의 나라이다. 다양한 경차 종류가 수십 가지 판매가 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고 전체 차량의 약 37%가 경차이다.

북쪽 홋카이도는 눈에 많이 옴에도 대부분이 경차이다. 좁은 도로와 주차장에 대응하기 쉽고 작고 아기자기한 습관도 한 몫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두가 에너지 절약 국가의 모범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미국은 에너지가 자체적으로 많이 생산되고 있고 땅덩어리가 넓으며, 출퇴근 거리도 길고 문화적으로도 큰 차와 대배기량을 선호하는 특성으로 큰 차가 선호되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에너지 절감에 대한 집중도도 낮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국가도 최근 친환경과 고연비 특성을 고려하여 점차 차량의 크기가 작아지고 저배기량으로 바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몇 개 주에서는 에코드라이브와 같은 에너지 절약운동도 전개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는 이에 반하여 에너지 자급도가 거의 제로인 나라이면서도 경차의 비율이 10%를 넘지 못하고 있고 적은 영토와 주차장의 자급도가 낮은 상태에서 아직도 큰 차를 선호하는 잘못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큰 차가 무조건 안전하다는 잘못된 인식과 큰 차가 사회적 대접이 높다는 후진적 생각을 아직도 일부가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십 년 누적된 잘못된 문화가 한꺼번에 바뀌기는 어려워도 노력하면 그 기간을 줄일 수 있고 하루라도 빨리 선진형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걸 맞는 한국형 선진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경차의 안전도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지도록 제작사 자체의 피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차는 중대형차에 비하여 차량의 비용이 저가인 만큼 비용을 아끼기 위하여 안전도와 안전장치가 미비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하지 않은 옵션은 제외하고 기본적인 장치만 있어도 차체의 안전도는 높은 기본형 경차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안전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고급 대형차를 요구하기 보다는 최고의 안전도를 보유한 한국형 경차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단 3종만이 있는 국산 경차의 한정된 선택 구조를 고려하면 더욱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한국형 경차의 탄생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경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어 더욱 많은 비율의 경차가 탄생하고 선택되었으면 한다. 우리의 주변 환경과 여건을 고려하면 약 30% 정도의 경차 점유율은 가져야 하지 않을 까 한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