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서운 기세, 신흥국·전기차 장악… 글로벌 시장 점유율 22% 돌파

신흥국·전기차 중심으로 중국차 영향력 확대 유럽·중남미·ASEAN서 중국 브랜드 판매 급증

2025-11-26     김훈기 기자
중국 완성차 업계가 신흥국과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BYD)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중국 완성차 업계가 신흥국과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이슈 리포트 '중국 자동차 글로벌 진출 동향'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신흥국과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24년 기준 중국 완성차 업계의 글로벌 점유율이 약 22%에 이르렀으며, 내수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계 브랜드들이 내수 경쟁 심화와 과잉 생산능력 해소를 위해 해외 진출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브랜드의 확장은 지역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CIS 지역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철수하면서 생긴 시장 공백을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채우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중국 브랜드 확장은 지역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오토헤럴드 DB)

다만 러시아 정부가 폐차 수수료 및 수입 관세 인상, 현지 부품 사용 비율 규제 등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성장 폭은 다소 제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중남미와 ASEAN,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 전략에 현지 조립·생산 투자를 결합해 가격과 공급 측면 모두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럽과 대양주에서도 관세 인상, 보조금 축소 등 정책적 제약이 존재하지만 전기차 수요 확대로 중국 브랜드의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계 브랜드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2025년 3분기 기준 중남미 전기동력차 판매의 88.2%가 중국 브랜드였으며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중국계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다. 

2025년 상반기 유럽 28개국에서 중국계 전기동력차 판매는 전년 대비 91% 증가했으며 제투어(Jetour), 니오(NIO) 등의 신규 진입과 샤오펑(Xpeng), BYD 등 주요 업체의 현지 생산 확대가 이어지면서 추가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중국 자동차의 글로벌 확장세는 국내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들이 신흥국에서의 입지 약화를 막기 위해 정부 간 통상 대화 활성화와 함께 현지 대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중국 자동차의 글로벌 확장세는 국내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출처: BYD)

신흥국의 구매력 증가가 글로벌 신차 수요 확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FTA 확대를 포함한 통상·산업 협력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25년 3분기 대미 수출은 6.6% 감소했으나 유럽, 남미, 아프리카 지역의 증가세가 전체 감소폭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고, 해당 지역에서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기술 경쟁력 고도화도 국내 기업이 직면한 주요 과제로 꼽혔다. 샤오미, 화웨이 등 ICT 대기업까지 완성차 분야에 뛰어들며 중국 내수 경쟁은 기술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해외 시장으로 확산될 경우 국내 기업의 기술 우위 확보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R&D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차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가적 지원 체계를 더욱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는 데 보고서는 무게를 두고 있다.